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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손이 크다...

한로 무렵 고춧대를 뽑는다고 한다. 해서 진작 뽑았지. 그리고 지고추용 고추랑 김장때 쓸 양념용 고추랑 또 찜고추 부각고추용으로 고추를 따나르기 시작~ 넉넉히 담고 어쩌고 다 했는데 부각고추를 더 하고 싶은기라... 고추가 안 맵더라구~ 그래 어차피 버리는 고추들 아깝기도 해서리... 산밭 비닐하우스 고추밭골에 바구니 대여섯 개 들고가서 약오른 놈 말고 살짝 순하고 자잘한 놈들로 골라 땄지. 따다보니 자꾸 딴거야!!! 6고랑 다 땄으... 흐미~ 이거 다 우짤라고?! 일단 저거 씻어건져놓고 가마솥에 불지펴 쪄내려고 보니 채반이 어데 가고 없어... 왼종일 집 안팍 뒤져봐도 없어.... 우찌된겨?! 고물상이 집어간 건 아닐테고... 채반이 있어야 찌던가 말던가~ 엥... 해서 할 수 없이 포기하고 또 비가..

산골통신 2021.10.08

오늘 한 일...

적어보자... 삭전에 6시인가 일어나 아침 안개를 뚫고 아쉬람터 들깨밭에 가다. 어제에 이은 들깨 베어 눞히기... 어쨌든 다했다. 한 며칠 이슬 맞히고 마르도록 냅뒀다가 밭에 천막 깔고 타작하면 된다. 풀밭에서 들깨일병 구하기 ㅎㅎㅎ 완전 게글뱅이 농사법이라 산골사람들 지탄을 한몸에 받고 산다 ㅎㅎㅎ 뭐 그래도 울 농작물 온동네 사람들이 다 탐을 내더만 뭘~ 들깨는 식전에 밤이슬 마르기 전에 베어야 한다. 절대 낮에는 일 못한다... 거두는 것도 식전에... 필히! 안그러면 온 밭에 길에 들깨알 후두두~ 깨 쏟아지는 재미?! 를 오부지게 맛볼겨!!! 집에 돌아와 닭집엘 가보니 봄에 까나온 병아리들 중 장닭 한 마리가 비실비실 꽁지 깃털 죄 빠진채 구석에 처박혀 있네... 붙잡으니 쉽게 잡히고... 이놈..

산골통신 2021.10.06

장수말벌하고 숨바꼭질 중...

아마 9월부터였을겨... 아니 그전부터였나?! 우리가 몰랐었겠지?! 집안에서 주로 거실 주방에서 장수말벌이 날라댕기더라구.. 하루에 많게는 서너마리씩... 꼭 한 마리 이상은 잡았더랬지. 희한혀... 어데 구멍이 있어서 들어오는겨... 해서 그리 더워도 문을 열어놓질 못했으요... 그러다 우연히 뒷마당에서 주방 벽에 붙어있는 환풍기를 보다가 장수말벌이 그 속으로 쏙 들어가는 걸 본거여... 히익!!! 놀래서 그 즉시 주방으로 뛰어들어와 안쪽 환풍기를 막아버렸네!!! 이중 삼중 사중으로... 근데 희한하게도 그 뒤로도 안으로 들어와... 어데서 들어오는지 당췌 몰라... 나무꾼이 에프킬라를 매일 저녁 쳐대도 들어와... 식탁 의자에 앉아있는데 다리밑에서 말벌 한 마리 빙~ 날아오르네!!! 허걱!!! 식탁 ..

산골통신 2021.10.04

뭘 하다 이리 됐지?!

오늘 토란대나 좀 벨까 하고 나섰는데 하늘이 잔뜩 흐리고 안개도 끼고 해서 오늘 말리긴 글렀군~ 싶어 이리저리 돌아댕기다가 닭집 앞 텃밭 풀이 장난 아니라 그곳 좀 퍼질러앉아 급한 곳만 뽑고 긁어제껴놓고... 나머진 흙이 더 말라야 일하기 수월하겠어서 중도에 냅두고... 소마구 헛간 청소를 시작하다... 머리속에는 청소 계획이 들앉아있지만 몸이 말을 안 들어 차일피일 시일만 지나갔지비... 겨울에나 할까~ 미루고 미루다가 아녀! 이제 곧 햇나락 푸대 들어오면 놓을 자리도 말끔해야하고 지게차 들락거릴 길도 틔워놔야혀!!! 그 생각이 문득 나니 일 발동이 제대로 걸려버렸네~ 슬금슬금 손가는대로 치우고 치우고... 푸대니 뭐니 망가진 수레며 깨진 호스며 잡동사니는 묶어담고 닭집에 갈 검부지기는 쓸어담아 닭집에..

산골통신 2021.10.01

비가 그치고...

하루죙일 오락가락 퍼붓다 그치다 하던 비가 밤새 그쳤다. 파란 하늘이 낯설어 한참 치다보다가 마당을 나섰다. 빗물에 아침이슬에 밭이며 작물들이 온통 젖어있어 밭일은 못 하고 흙 마르길 기다린다. 고구마줄기 두 판 말리는 거 햇살 좋은 곳으로 내다 놓고 그동안 청각이 하도 안 말라 그만 고추 말리는 건조기 안 한켠에 꾸겨 처넣었더니 하룻밤새 다 말랐더라~ 산밭 고추비닐하우스 고추들에게 마지막 물을 흠뻑 주고 내려왔다. 가는 길에 봉덕이를 데리고 갔는데 이놈이 안하던 짓을 자꾸 하는 바람에... 자꾸 마을로 내려가서 돌아댕기고 싶어하더라구.... 그래서 일하는 간간이 봉덕이를 불러들여야 했다나... 어제는 하도 봉덕이가 추적거리는 비때문에 시무룩해 있길래... 산녀도 하루죙일 심심해서리 비가 잠깐 우선한 틈..

산골통신 2021.09.30

가을비 추적추적~

이 가을에 이런 비는 반갑잖은데... 딱 일 못하기 좋을만치 뿌린다. 고추는 이제 끝물 다 따서 건조기에 넣었고 다음주 쯤 고춧대 뽑을 일만 남겨두었다. 그러다 햇살 좋은 겨울 어느날 바짝 마른 고추들 거두면 되겠지. 재작년엔 그런 고추들로만 20근을 땄었다. 찜고추 지고추 튀김고추용으로는 텃밭하우스 안에 있는 고추로 충당하면 되니까 거기 고추는 뽑지 말고 늦게까지 놔둬봐야겠다. 날씨가 이래서 뭐든 말리기가 여엉 난감하다. 하루 햇살 좋으면 바짝 말릴 것들이 며칠이 지나도 그저그렇다... 어쩌다 파란 하늘 보이면 신기한듯 처다보게 된다구... 늦게나마 무순을 솎아내서 데쳐놨다. 십여 년 전인가 외지에서 이사온 이웃 아지매가 지나가다 보고서 한아름 얻어갔다. 너무너무 연하고 맛있다고 재료가 좋으니 맛도 좋..

산골통신 2021.09.29

고구마 줄기랴...

웃녘에선 고구마 줄기 아랫녘에선 감잣대 아랫녘에선 고구마도 감자 감자도 감자라 해서 억수로 헷갈려 죽을 뻔... 산녀가 하도 헷갈려하니 감자는 하지감자라고 정정하더만... 올해 고구마 농사 잘 한건지 못 한건지 내도 모리겠다. 덤불이 엄청 나가서 걷어 나물해먹기를 수차례... 저 흙 속에 고구마 들었으려나 싶지마는 캐보기전엔 모를 일... 추석 즈음 맛이나 보자고 캐봤지! 아니나달러... 저리 덤불이 성하면 알이 안 들기 십상! 어쩐지 고구마순 반찬이 역대급으로 아삭아삭 맛나더라구... 영양분이 모두 줄기로 간 모냥이여~ 이 동네는 고구마 잘 안 된다. 맛없다! 이 밭 저 밭 고구마를 심어봤지만 해마다 맛이 없다. 결론은 고구마순 용으로만 심기로!!! 먹을 고구마는 저짝 아랫녘 해남 황토 고구마 사먹기로..

산골통신 2021.09.24

흔한 산골 아침 안개...

이맘때 즈음이면 꼭 안개가 낀다. 저어 아래 냇가를 따라 상류로 주욱 띠를 이뤄 안개가 줄 서 있다가 산으로 산으로 올라간다. 그러면 금새 우리 마을은 안개에 휩싸인 구름 속 선계?! 가 되지. 아랫녘에선 냇가 맞은편 우리 마을이 안 보이고 웃녁인 우리 마을에선 바깥 세상이 안 뵌다. 그러면 산녀는 뭐가 좋은진 몰라도 신나서 여기저기 쏘댕긴다. 그래봤자 동산에 해 올라오면 거짓말처럼 싹 사라지는 그 안갯속을... 마당 한켠 모과나무에서 모과 하나가 뚝 떨어져 산녀를 깜짝 놀래켰다. 모과나무는 집 가까이 심으면 안 된다. 모과가 떨어지면서 처마고 기와고 간에 다 깻박을 내거든!!! 할매집 뒤안 처마는 뒷집 모과나무가 다 깨버려 보기가 참 거시기하다... 뒷집에서도 미안했던지 모과나무를 베어버렸다나 어쨌다나..

산골통신 2021.09.18

뭐든 하긴 한 날~

무슨 일을 했느냐고 물으면 고개를 갸웃~ 몰러... 라고 할 그런 날... 하지만 쉬는 시간은 밥묵고 잠깐 눈 붙인 것 밖엔 없는디... 한 일을 찾자니 없으요... 식전에 닭집 문 열고 모이 주고 비닐하우스 안 물 주는 일이야 늘 정해진 일이고... 배추에 벌레 있나 없나 보고 잡는 것도 늘 하는 일이고 얼만치 자랐나 보고 뽑아먹거나 뜯어먹어도 되나 싶은 것들 거둬오는 것도 끼니 챙기느라 하는 일이고... 음... 머릿속을 헤집어 헤쳐 모여 줄 세워서 정리를 해보자! 부추낫을 들고 꽃이 지고 씨를 맺기 시작한 부추고랑을 싹 베어넘겼다. 좀 먹을만한 연한 애들은 한 양푼 베어와서 다듬어 겉절이 해놓고 얼가리 배추랑 무잎 솎아서 얘도 겉절이 해놓고 또 뭐시기냐... 벌초하러 온 도시장정 가는 차에 얼가리배..

산골통신 2021.09.16

금~화규 꽃.차

1차 꽃차 말리기 시도 실패~ 우거지꽃이 되어버렸다. 다시금 샅샅이 검색해 알아본 결과 건조 온도가 문제였다. 고온 건조가 아니라 저온 건조...40도에서 50도 사이! 그걸 모르고 보통 메리골드나 맨드라미 등등 꽃차 말리는 온도인 60도로 했으니 꽃이 우거지상이 되지... 쯔쯔... 금화규 꽃은 실온에 두면 무궁화처럼 또르르 말리면서 갈변하는 특성이 있는지라 꽃잎을 뒤로 착착 접어 넘겨서 꽃술을 드러내어 말리는 게 좋단다. 사실 꽃받침 있는 곳이 가장 더디 말려지니까 펼쳐 말리는 것이 좋긴 하다. 그리고 꽃술 하나 있는거 잘라낸다는데 그 이유가 독성이 있어서가 아니고 꽃알러지를 일으킬 수도 있단다. 없애고 안 없애고는 뭐 취향으로... 꽃받침도 떼어낸다는데 아이구 그거 일일이 못햐!!! 걍 둘래... ..

산골통신 2021.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