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을 했느냐고 물으면 고개를 갸웃~
몰러... 라고 할 그런 날...
하지만 쉬는 시간은 밥묵고 잠깐 눈 붙인 것 밖엔 없는디...
한 일을 찾자니 없으요...
식전에 닭집 문 열고 모이 주고 비닐하우스 안 물 주는 일이야 늘 정해진 일이고...
배추에 벌레 있나 없나 보고 잡는 것도 늘 하는 일이고
얼만치 자랐나 보고 뽑아먹거나 뜯어먹어도 되나 싶은 것들 거둬오는 것도 끼니 챙기느라 하는 일이고...
음...
머릿속을 헤집어 헤쳐 모여 줄 세워서 정리를 해보자!
부추낫을 들고 꽃이 지고 씨를 맺기 시작한 부추고랑을 싹 베어넘겼다.
좀 먹을만한 연한 애들은 한 양푼 베어와서 다듬어 겉절이 해놓고
얼가리 배추랑 무잎 솎아서 얘도 겉절이 해놓고
또 뭐시기냐...
벌초하러 온 도시장정 가는 차에 얼가리배추 한봉다리 담아주고 대파 좀 뽑아 다듬어 주고 등등등
또 뭐가 있나...
해는 아직 넘어가려면 더 있어야 하는데 앉아 쉬긴 그렇고 해서
마당 잡초가 좀 눈에 거슬려 칼호미 들고 바퀴의자 타고 앉아 풀을 뽑았다.
무심한 새 토끼풀이 쳐들어와서 군데군데 섬을 만들어놨다. 쟈들은 없앨 수가 없으 ㅠㅠㅠ
그래도 사람 다니는 곳이라도 좀 말끔히 풀메기를 해놓으니 낫네!
그러고 저녁밥 하러 가는데...
기운이 죽 빠지네... 피곤이 몰려와...
뭔 일을 했다고 이런다냐...
뉘 보면 큰 일 한 줄 알겠네!
밥묵고 좀 쉬고나니 괜찮아졌다.
텃밭에 두더지굴을 발견한 들냥이들이 온통 땅을 파제껴서 난리가 났더라.
두더지를 잡았는지 그건 모르겠고 저 흙들이며 작물이며 어쩔겨!!!
밥상이 풀떼기 천지다.
고구마순이랑 고구마줄기로 반찬 하고
얼가리배추랑 무잎사귀 솎아낸 거 겉절이 한 게 다다!
이웃이 사과과수원을 하는데 흠집난 사과 한 상자를 줘서 요즘 잘 먹고 있다.
우리네 먹는거 흠집난 거면 어뗘!!! 맛만 좋구만~
닭집 달구시키들이 알을 잘 안 낳는다.
싹 잡아묵고 새로 병아리를 들였으면 싶은데 차일피일 못하고 있다.
올 추석에도 알 한 판 사야겠구마~
요즘 하는 일들은 무 배추 등등 작물들 잘 자라나 순시 순찰하는 일이 대부분이다.
내일은 비가 온다니 할 일이 더 없겠군...
두고봅세!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구마 줄기랴... (0) | 2021.09.24 |
---|---|
흔한 산골 아침 안개... (0) | 2021.09.18 |
금~화규 꽃.차 (0) | 2021.09.15 |
바쁘기도 하고 안 바쁘기도 하고... (0) | 2021.09.13 |
이게 뭘까?! (0) | 2021.09.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