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바쁘기도 하고 안 바쁘기도 하고...

산골통신 2021. 9. 13. 19:01


























매일 하루가 다르다.
바쁠땐 정신 가출할 정도로 바쁘고
안 바쁠땐 이래도 되나 할 정도로 한가하고...

어제그제는 손님이 있어서 하루종일 쉴 새 없이 분주했다.

금화규 씨앗을 한줌 주고 간 어느 도시장정이 수확하러 온겨...
씨앗만 덜렁 주고 간 것을 산녀가 포트에 일일이 씨앗 넣어 물 주고 모종 키워서 본밭에 내다 심고 풀메주고 그랬지비...
완전 호구여 호구 ㅎㅎㅎ

지난번 1차 말린 것을 방앗간에 가서 빻아왔다. 고운 분말로 된 것을 환으로 만들어주는 곳에 가져다 주면 된다는데 환으로 만들어주는 곳이 이 근처는 없나벼...
해서 더 알아보기로 하고!

한번 물에 타서 먹으니 아무 맛도 없는 것이 왜그리 미끌거리고 끈적거리고 마치 물이끼같은 것이... 못 먹겠더만...
뭐 하여튼 좋다하니 더 말려보기로 했다.

그리고 꽃을 말리면 꽃차로도 좋다하는데 저리 말려서 될까 싶을까마는... 어쨌든 시도!

검색을 해보니 하나하나 손질해서 꽃모양새를 이쁘게 다듬어 해야하는 모양인데 산녀 성격상 대충 했다!

아이들이 봉덕이와 산책을 나가는데 꼭!!! 마당냥이 한놈씩 따라온다더라~
한번은 흰코냥이가 오다가
어제그제는 땜빵이가 따라왔대!
참 재미난 아그들이여!!!

마당에 닭집 둘러치는 철망 울타리를 쓰고는 잠깐 치우는 걸 이자묵었었는데
마당냥이들이 그새 거기 기어들어가서 놀더라~
울집은 울도 담도 없이 휑하니 뚫려있는 집인데 봉덕이 목줄을 안 매고 마당에 풀어 키우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일을 벌렸다.
철망을 폭 1.8미터 짜리를 사서 집 둘레를 빙빙 둘러쳐버린 거여...
사고 치는 건 산녀 전문인줄 알았는데 이젠 아이들이 치고 있네!
출입구 두 군데는 작은 나무 문을 달기로 했단다.
못 말리는 아그들이여...

요즘 텃밭에서는 얼가리배추랑 애호박이랑 토마토 조금...오이는 드문드문 달리고 가지도 막바지...
그리고 풋고추 홍고추 왕창~
상추는 아직 어리고 어려 좀더 키워 먹어야...
정구지 꽃이 다 져서 낫으로 싹 잘라냈다. 꽃 다 봤으니 마지막 올라오는 나물이나 베어먹어야지.

고구마 순이 요즘 맛나더라. 그 껍질 벗기는 게 일거리라 잘 안 해먹었었는데 나무꾼이 그 일을 해주니 잘 해묵는다.
나무꾼의 최애 반찬인지라... 껍질 벗겨주면 반찬 해주겠노라 했더니 ㅎㅎㅎ
산녀는 앉아서 뭐 다듬는 일은 오래 못한다. 막 서서 돌아댕기며 하는 일은 잘 한다!

참취꽃이 그야말로 흐드러지게 피었다. 부지깽이나물꽃도 못지않게 피어나고...
그 사이사이에 꽃분홍 풍접초가 하늘하늘 곁들여서 참 이쁘더라!
내년엔 풍접초로 온통 뒤덮을겨!!!
국화가 슬슬 시작한다. 화분을 여기저기 보기좋은 곳에 늘어놨다.
산국이랑 감국이 필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는 차거리를 넉넉히 만들어놔야지!

이제는 시원한 물 한 잔 보다는 따뜻한 차 한 잔이 더 땡기는 철이 왔다.
온겨우내 종류별로 마시려면 좀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오늘 옥수수수염 말려놓은 걸 꺼내와서 차를 끓였다.
쑥도 꺼내놓고... 이런저런 섞어 달일 것들도...
대추하고 감초를 넉넉히 구해놔야겠구나!
생강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생강 농사 망했다. 아마 밭흙이 생강한테 안 맞았나벼... 마을 아지매들에게 좀 물어봐서 어떤 땅에 심어야 할지 확실히 배워야겠다.
모과가 많이 달렸으니 쟈들도 잘 갈무리해놔야하겠고...
약을 안 쳤으니 아마도 성한 게 없겠지마는...

꽃무릇 석산 상사화가 올라온다.
내년엔 그 알뿌리들을 캐다가 풀관리 되는 곳에 대거 심어놔야겠다.
야들은 아무리 풀더미에 묻혀 있어도 꿋꿋이 꽃대를 올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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