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뭘 하다 이리 됐지?!

산골통신 2021. 10. 1. 18:36










오늘 토란대나 좀 벨까 하고 나섰는데
하늘이 잔뜩 흐리고 안개도 끼고 해서 오늘 말리긴 글렀군~ 싶어
이리저리 돌아댕기다가

닭집 앞 텃밭 풀이 장난 아니라 그곳 좀 퍼질러앉아 급한 곳만 뽑고 긁어제껴놓고... 나머진 흙이 더 말라야 일하기 수월하겠어서 중도에 냅두고...

소마구 헛간 청소를 시작하다...
머리속에는 청소 계획이 들앉아있지만 몸이 말을 안 들어 차일피일 시일만 지나갔지비...

겨울에나 할까~ 미루고 미루다가 아녀!
이제 곧 햇나락 푸대 들어오면 놓을 자리도 말끔해야하고 지게차 들락거릴 길도 틔워놔야혀!!!
그 생각이 문득 나니 일 발동이 제대로 걸려버렸네~

슬금슬금 손가는대로 치우고 치우고...
푸대니 뭐니 망가진 수레며 깨진 호스며 잡동사니는 묶어담고 닭집에 갈 검부지기는 쓸어담아 닭집에 갖다 부어주고
뭔넘의 잡동사니가 이리도 많더냐!!!
쓸만한 건 하나도 없네!!!

죄다 묶고 처담고해서 한짝에 치워놨다. 나무꾼 오면 운반차에 실어서 쓰레기 버리는 공터에 갖다 놓으라 해야지!
그러노라고 한나절 시간 후딱...

오늘 밥값 제대로 했네~
바닥을 쓸어야 하는데 빗자루가 죄다 몽당이가 되어버려...
싸리 빗자루도 좋은 놈으로 하나 갖다놔야겠네~

한바탕 청소하고 정리정돈하고나니 점심때가 훌쩍~ 지나갔네!
아침에 시작한 일이 에혀~ 이렇다니께!!!

우거지국 끓여 옥수수밥 후딱 차려묵고 좀 쉬려니 배는 부르고 몸은 노곤하고... 이러다 자겠구만~ 싶어
다시 겨나왔다.
날씨가 아침과 다르게 너무 좋아서리...

봉덕이가 자꾸 산책가자고 산녀 발에 채여가며 감겨들어 그놈데리고 산으로 들로 내로 한바퀴 돌았네그랴...
가려고 간 건 아닌데 가다보니 그리됐으...
그냥 무심히 발길닿는대로 걍 갔거든...
아마도 봉덕이가 멍한 산녀를 데리고 한바퀴 돈 느낌이여!!!

내일은 오늘 하려다 못한 토란대 좀 베고
고구마줄기 더 걷어오고 해야겠다.
아마도 내일은 그 일만 해도 하루 해가 다 갈겨~

멧돼지란 놈이 닭집앞까지 와서 다 파제끼고 놀다 갔다.
어제 왔다간 모냥인데...

고라니도 닭집 앞 텃밭에 와서 공심채 죄 뜯어묵고 알타리무도 야곰야곰 뽑아묵고...
이거야 원~

이웃 산아래 사과밭에도 다녀간 흔적이... 거긴 울타리를 쳤는데도 들어온 모냥...

오늘 길다가 논길에서 독사 새끼 한 마리...
봉덕이는 못 봤는지 지나가고 문득 보니 새끼여... 도망도 안 가고 길 한짝에 좌악 늘어져 있네...
저놈을 잡아 말아?! 그러다 에혀 내 길 막은 것도 아니고 여긴 내 영역도 아니고...
괭이를 들었다놨다 하다가 냅뒀다.
나름 산녀도 원칙이 있지비... 내 영역 안에서만 살생유택인겨!

집엘 오니 해는 지고 금새 땅거미가 내려앉는다...
해가 있고없고 차이가 참 크다!

다들 하나둘 수확하느라 분주하다.
늙은 호박 따 모으고 고춧대 뽑고 들깨는 언제 꺽으려나...
고구마도 캐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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