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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솥뚜껑 삼겹살~

드뎌 구워봤다. 손님들은 그야말로 불때서 굽느라 먹느라 환장하게 바빴더라... 아무래도 또 올듯... 마지막에 김가루 뿌려서 묵은지에 치즈에 밥볶음으로 마무리... 숯불구이와는 다르게 타지 않더라~ 그게 참 좋았으!!! 취나물무침 고춧잎무침 부지깽이나물무침 깻잎 곰취 곤달비 상추 치커리 등등 쌈채소 풋고추 마늘 양파에 기름장에 된장에~ 묵은지에 열무김치 얼가리겉절이에 여름날 밥상이 글치 뭐~ 숯불구이를 하게되면 숯을 장만해야하고 아니면 사와야 하는데 이거는 장작만 있으면 되잖여~ 작년인가 옆집 구옥 한옥 뜯어낸 소나무 고재들이 다섯트럭이나 있으~ 그거 옮기느라 죽을뻔했는디... 왜 괜히 달라고 했느냐고 야단 잔소리까지 들어가며... 그것만 때도 몇년 수십년 궈먹겠넹~ ㅎㅎㅎ 그거 아니라도 나무야 뭐 몇 ..

산골통신 2021.06.18

배가 고프면~

배가 고프면 기분이 나쁘다. 우울하다... 기운이 없다. 짜증이 난다. 불안하다. 스멀스멀 미운 년놈들이 떠오른다... 안 좋은 옛 기억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와 욕 한바가지 처나온다... 그래서 아침 일 마치고 텃밭 한바퀴 돌아 한 양푼 풀떼기 담아들어와서 이리저리 뒤적여 보리귀리쌀 섞은 밥 한 주걱 퍼담아 꾸역꾸역 비벼묵었다. 자아... 이제 배고픔이 가시고 배가 부르니... 기분이 좋아졌느냐?! 오우 노! 차라락~ 까라졌다. 이노무 날씨 때문인가? 도시냥이 지지와 봉이는 여전히 우리와 살고 있다. 털땜시 아랫채 방으로 쫒겨나 살고 있는데 개구멍? 을 하나 만들어... 그게 아니고 지들이 방충문을 쥐어뜯어놔서 저절로 개구멍이 되어버린... 들락거리며 살고 있다. 새벽에 추워 나간놈 냅두고 문을 닫았던 모..

산골통신 2021.06.17

사고 하나 치다...

도시장정 하나가 염장을 질렀다. 어느 집에 가니 우리집보다 훨 시설이 좋은 가마솥뚜껑 아궁이가 있더라나... 거기다가 삼겹살도 궈먹고 어쩌고 저쩌고... 흠... 우린 뭐 없어서 못하나?! 구찮아서 못하지~ 오늘 아침 일 마치고 더 일이 없었다. 날은 일하기 좋은데 딱히 할 일이 없네... 그래서 문득 생각난게 저 가마솥뚜껑 삼겹살 구이용 아궁이였다!!! 만들어보지 뭐~ 까이꺼! 마당 한구석탱이에 있는 시레기 삶는 용도의 벽돌 아궁이를 전격적으로 해체해서 구루마로 두 구루마 실어 날랐다. 호두나무 아래 자리를 잡아서 벽돌을 차곡차곡 삼시세끼에서 본대로 다시 쌓았다. 무쇠 가마솥 뚜껑 굴러댕기는거 하나 줒어다 놓고~ 크기를 재가며 올려봐가며~ 착착! 자아 됐다! 시험 가동~ 불을 지피니 뭐 그럴싸하네! 하..

산골통신 2021.06.16

한여름이다!

덥다... 하루종일 달궈진 집은 들어가기도 무섭고 봉당에 신발들은 달달달 볶여져 있어 맨발로 디뎠다가는 아뜨뜨~ 펄쩍 뛰기 좋다! 창밖 햇살 봐서는 일나가기 무서운데 그래도 그늘 생각해가며 나간다. 가끔 비가 오고 날이 흐려서 그 틈바구니에서 일을 해치운다. 어제오늘은 그럭저럭 꾸무럭 비도 좀 뿌리고 먹구름이 끼어서 일할 만 했다. 그러다 잠깐 구름이 걷혀 햇살이 나오는 순간~ 뭐라도 뒤집어쓰고 그늘로 탈출... 산골마을 사람들 마늘 양파 캔다. 산녀네는 일찌감치 캐버려서 일이 없다! 이거 참 이런 날도 오네... 마을 사람들 하는거 컨닝해서 부랴부랴 따라가기 바빴는데 말이지~ 언덕밭 산나물밭 헛고랑 풀을 그간엔 외면만 하고 댕기다가 어제는 날도 션하고 해서 맘 잡고 나섰다. 풀밀어도 갖고 가서 밀어보다..

산골통신 2021.06.16

벌레들은 산녀만 이뻐해...

엄청 물리고 산다. 어제는 마늘 캐는데 아이구야~ 막 덤벼드네!!! 귀랑 뺨이랑 눈두덩이랑 온통 쏘이고 물리고~ 이게 아마 먹파리라는 거래... 흡혈파리인데 희한하게 산녀만 물어... 같이 일한 다른 이들은 전혀 암시랑토않고... 뭐 하여간 이틀간 눈탱이 밤탱이로 눈도 제대로 못 뜨고 살았다. 오늘 지금에서야 조금 붓기가 가라앉아 사람같아졌다. 나뭇단 치우다가 쌍살벌 집을 건드렸는지 그놈한테도 종아리를 쏘이고~ 엄청 아파! 쏘일때 으악!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아파! 그러고는 한참 후부터는 통증은 가라앉고 붓기 시작하지~ 프로폴리스를 바르니 붓기도 가라앉았고... 꿀벌은 쏘일땐 잘 모르겠고 붓기와 가려움이 한 사나흘 가고 지네도 좀 가렵다가 마는데 뭐 여튼 무는 것들 땀시 못살것다요!!! 뒷골밭 나뭇단..

산골통신 2021.06.13

풀은 참 잘 자란다...

저들에게 본받아야 하지... 무얼 위해 저리 열심히 자라는지 좀 묻고 싶다. 뒷골밭하고 상당 두 군데 매실밭 풀들이 어마무시하다. 상당은 어찌어찌 해결봤는데 뒷골밭은 작년 겨울 올 봄 전지해놓은 나뭇가지들을 안 치워서 제초기가 못 들어간다. 도시장정들이 치워준다고 해놓고 흉내만 내고 다들 도망갔다. 그리곤 매실 따러 온다고... 천상 나무꾼과 산녀의 일거리인데 며칠째 치우고 있다. 풀에 엉키고 덮여서 일일이 걷어내고 찾아 끄집어 내어야 했다. 나무꾼은 전지를 무지막지하게 한 산녀에게 마구 짜증을 내고 산녀는 왜 일 잘 한 사람에게 짜증이냐고 뒷설거지를 제때 못한 남정네들이 잘못했다며 맞대거리를 하고... 온 겨우내 온 봄내 뭐하고 있다가 지금와서 이 난리냐고... 며칠째 실갱이를 하며 나무를 치우고 있다..

산골통신 2021.06.11

누가 그랬다...

봄에는 싹이 트고 여름에는 꽃이 피고 가을에는 열매 맺고 겨울에는 눈이 온다... 봄에는 진달래 피고 가을에는 단풍진다... 봄에는 매화 피고 가을에는 낙엽진다... 그저 그렇게 물 흐르듯 구름 흘러가듯 그리 살아야 하는데.. 하긴 물도 바람도 구름도 이리 쿵 저리 쿵~ 인과 연 따라 흐르고 흐르겠지... 그렇구나... 고통이 있되 그 고통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뉘 그랬나... 고통이되 고통이 아니고 고통이 아닌데 고통이라 하고 그냥 니나 내나 산 목숨 억지로 할 수 없으니 들숨 날숨 멈출 때 까지는 앞에 닥친 일들을 해가며 살아가는 수밖에는... 오늘도 식전에 긴호미 중호미랑 바퀴의자 달랑 들고 아랫밭에 갔다. 어제 하다만 헛고랑 풀 긁기... 여섯 고랑 남았더라~ 까짓 일도 아니지~ 쓱..

산골통신 2021.06.09

비 그친 아침...

햇볕에 나가면 따갑고 그늘에 앉으면 춥다. 이게 유월 날씨 맞는지 그건 잘 모르겠다... 두꺼운 셔츠 하나를 놔두고 걸쳤다 벗었다를 반복해야한다... 식전에 조선낫 하나 들고 이 밭 저 밭 여기저기 퍼져 자라는 삼동추들을 베어 날랐다. 마당하고 소마구에 천막을 넓게 깔아두고 윗밭들에서 베어낸 삼동추들은 소마구에 텃밭이랑 마당가에 자라는 애들은 마당 천막으로 실어날라 널어놨다. 오늘 햇살에 잘 마르겠네... 씨앗을 좀 넉넉히 받아서 상당이고 아쉬람터고 간에 여기저기 귀퉁이마다 뿌려두면 이른 봄에는 귀한 나물 대접을 받고 그 뒤엔 제주 유채꽃밭이 부럽지않더라~ 일부러 밭에 심을 아이들은 아니고 밭둑이나 귀퉁이 풀만 자라는 곳이 적당하다. 이것도 일이네... 쉽게 봤다가 한참 일했다. 마르거든 작대기로 탁탁 ..

산골통신 2021.06.04

더위먹다...

아마도 서서히 삶겨졌나보다. 푹푹~ 상당 비닐하우스 고추밭에서 고추순을 따다가 더위먹다. 날이 흐려서 일하기 좋은 날씨라고 작정하고 올라갔지. 바퀴의자 타고 고랑고랑 댕기면서 첫번 방아다리 밑 고추순을 일일이 따내었다. 제법 되네... 이즈음 이 때만 먹을 수 있는 고추순이다. 450포기 고추순을 다 따고 그 날은 별다른 일은 안 했는데... 그날 저녁도 잘 먹고 푹 쉬고 일어났는데... 그니까 오늘 뭐처럼 축 늘어져 하루종일 기운없이 헬렐레... 맥아리없이 보냈다. 왜그런지도 모른채 왜 이런다냐... 하면서~ 입맛도 없어서 밥도 먹는둥 마는둥~ 뒹굴뒹굴 누워서 하루를 보냈네~ 까짓 하루 좀 쉬면 어땨~ 이럼서... 다늦은 저녁때 되어서야 닭집 문 닫고 서늘한 저녁날씨에 겨우 기운을 차렸다. 이런저런 자..

산골통신 2021.06.01

맑다가 비오다가 흐린 날...

아침 식전... 하늘이 파랗다!!! 오늘 아침부터 비온다더니 이래갖고 비가 오려나? 말짱한 하늘을 보면서 이리 날이 좋은데?! 날이 너무 아까워서 비 올때 오더라도 밀린 밭일을 하자 싶어 긴 호미 중간 호미 들고 나갔다. 밭 고랑이 스무개인데 그중 반을 했고 반이 남았다. 하도 비가 질금질금거리니 하다 말다 돌아서면 첫머리엔 풀이 다시 살아나것어... 그래도 우짜냐 하긴 해야지~ 어제 하다만 고랑부터 시작했다. 첨엔 긴 호미로 서서 하다가 다리가 좀 아파서 갖고간 작업의자를 타고앉아 중간호미를 갖고 풀을 맸다. 기존 한국호미는 쇠로 되어있지만 이 호미는 스탠이라 더 날카롭고 자루가 길어서 허리를 구부리지 않아도 풀이 잘 긁힌다. 흙을 파지 않고 그대로 잘라버리니 한결 수월하고... 한고랑 한고랑 해나가면..

산골통신 2021.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