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누가 그랬다...

산골통신 2021. 6. 9. 11:00




봄에는 싹이 트고
여름에는 꽃이 피고
가을에는 열매 맺고
겨울에는 눈이 온다...

봄에는 진달래 피고
가을에는 단풍진다...

봄에는 매화 피고
가을에는 낙엽진다...

그저 그렇게 물 흐르듯 구름 흘러가듯
그리 살아야 하는데..
하긴 물도 바람도 구름도 이리 쿵 저리 쿵~
인과 연 따라 흐르고 흐르겠지...
그렇구나...

고통이 있되 그 고통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뉘 그랬나...
고통이되 고통이 아니고
고통이 아닌데 고통이라 하고

그냥 니나 내나 산 목숨 억지로 할 수 없으니
들숨 날숨 멈출 때 까지는
앞에 닥친 일들을 해가며 살아가는 수밖에는...

오늘도 식전에 긴호미 중호미랑 바퀴의자 달랑 들고
아랫밭에 갔다.
어제 하다만 헛고랑 풀 긁기...
여섯 고랑 남았더라~
까짓 일도 아니지~
쓱싹 이리 긁고 저리 긁고
마음에 끼인 잡념들도 같이 긁고...
이또한 지나가리라... 생채기는 남겠지만...

도와주는 이 보다 외면하는 이들이 더 많은 세상인지라
뭘 기대하나...
그냥 닥치는대로 힘 닿는대로 하는 거지...

여섯 고랑 후딱 해치우고 들어와 닭집 문 열고 모이 주고
아버지장닭이 몇날며칠 다른 장닭들에게 쪼이고 밟히고 댕기길래 다른 장닭들 발로 걷어차주고 구출해내어
작은 마구로 옮겨줬다.

모이통이랑 물통이랑 들여놔주고 얼가리배추 한움큼 솎아다가 던져주고
좀 잔소리를 했다. 야 이놈아~
니는 이제 여그 살아!
좀 있다가 폐계 닭 팔러 오는 트럭 들어오면 서너마리 사다가 넣어줄게!
그때까진 외롭더라도 견뎌봐!
니놈 나이가 만만찮다마는... 너 잡아묵진 않을테니께...
달랑 들어서 옮기는데도 아무런 움직임 없이 가만 안겨서 나왔다.
이놈은 아는거다. 산녀가 자기한테 위험하지 않다는 걸...

텃밭 비닐하우스 식구들 물 주고 풀 뽑아주고나니 오전 시간 후딱 지나가네...

이제부터 해거름까지 방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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