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비 그친 아침...

산골통신 2021. 6. 4. 12:30






햇볕에 나가면 따갑고 그늘에 앉으면 춥다.
이게 유월 날씨 맞는지 그건 잘 모르겠다...

두꺼운 셔츠 하나를 놔두고 걸쳤다 벗었다를 반복해야한다...

식전에 조선낫 하나 들고 이 밭 저 밭 여기저기 퍼져 자라는 삼동추들을 베어 날랐다.
마당하고 소마구에 천막을 넓게 깔아두고 윗밭들에서 베어낸 삼동추들은 소마구에 텃밭이랑 마당가에 자라는 애들은 마당 천막으로 실어날라 널어놨다.
오늘 햇살에 잘 마르겠네...
씨앗을 좀 넉넉히 받아서 상당이고 아쉬람터고 간에 여기저기 귀퉁이마다 뿌려두면 이른 봄에는 귀한 나물 대접을 받고 그 뒤엔 제주 유채꽃밭이 부럽지않더라~
일부러 밭에 심을 아이들은 아니고 밭둑이나 귀퉁이 풀만 자라는 곳이 적당하다.

이것도 일이네... 쉽게 봤다가 한참 일했다.
마르거든 작대기로 탁탁 쳐서 씨앗을 갈무리하면 된다.
올 늦여름께 여기저기 뿌려둘 예정이다.

일 마치고 오는 길에 상추 몇줌 뜯고 풋고추 한줌~
아침거리로 갖고 들어와서 김 부숴넣고 상추 쥐어뜯어 멸치액젖에 매실액에 들기름에 달걀후라이에 양념장 끼얹어 즉석 상추비빔밥~
밥상 따로 차리기 구찮을 때 자주 해먹는다.

아니면 간단히 국수 삶아 김치국물에 말아먹거나...

아이들이 엄마 먹으라고 보내온 빵 생지를 오븐에 궈먹거나...
그럴땐 루꼴라 상추 모듬채소 양파 마늘 고추 등등 죄다 섞어서
올리브 멸치액젖에 겉절이식으로 샐러드?! 에 곁들여 먹는다.
루꼴라가 있으니 루꼴라 페스토를 만들면 빵에 발라먹으면 좋다는데
아니면 알리올리오 파스타 소스라던가...
그거 만들 여유가 안 나네... 이거저거 섞어서 팍 갈면 된다는디...
뭐 언제고 하것지 뭐~

요즘 참 세상 좋아~
빵 반죽을 파는게 아니고 다 만들어서 오븐에 굽기만 하면 되게끔 생지라나 그런 걸 파니께...
스콘을 좋아한다고 스콘 생지를 잔뜩 보내와서 한동안 엄청 잘 먹었네!
지금도 냉동실에 이것저것 빵이며 크로와상하고 베이글 에그타르트 파이 등등 생지가 많다.
이 나이에 갑자기 입호강 중이다!

그리고 건너 건너 알고 지내는 아이 하나가 금손인지 제과제빵 가게 여는게 꿈이라며 가끔 맛 평가해달라고 이것저것 만들어서 보내오는데 그거 줏어묵다가 데굴데굴 굴러댕기게 생겼으~
산녀 살 빼야하는디... 우짜꼬!!!

텃밭에 갖은 채소가 있으니 조금만 뭘 곁들이면 맛난 요리가 된다.
잦은 비 덕에 쑥쑥 자라서 좋긴 한데 먹어낼 입이 없다.
그래서 소량 다품종으로 별거 별거 일단 다 심어놓고 본다.
그 덕에 시장 갈 일 없어 좋구마는... 늘 먹는게 그게 그거라 가끔 입이 항의를 하기도 한다.
그럴때는 도시에서 온 것들이 땜방을 해줘서 넘어가고...

그나저나 드뎌 마당에 예초기가 들어가서 좀 말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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