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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비 비

비가 온다! 어제 아침부터 투둑투둑투두둑~ 소리가 나길래 이야~ 오긴 오는구나!!! 그러다가 살금살금 오는지 마는지 이게 비인지 뭔지... 우산을 안 써도 될... 그런 비가 하루종일 내렸다. 밭고랑을 다니면 신발에 젖은 흙이 쩍쩍 묻어 딸려나오면서 마른 땅이 드러나는... 신발자국이 그대로 찍혀나는 그런 기맥힌 체험을 했다. 빗물이 땅에 스며들 정도로 오지 않고 그냥 흙먼지만 가실 정도였던 거지. 그래도 이게 어디냐 싶어 다행이다 했네! 어제오늘은 비닐하우스 안 고추들하고 모종판에만 물을 주고 있다. 이게 정상이지!!! 도시장정들이 왔길래 노란 마트 바구니 하나씩 들려주고 텃밭에 가서 원하는대로 따오슈! 했지. 나중에 바구니가 없길래 어디갔나 물으니 밭고랑에 두고 왔다고... 보니 둘다 빈 바구니여!!..

산골통신 2022.06.06

헤쳐모여 한 판!

마당 연장 놓아두고 헛간처럼 쓰는 공간이 하나 있다. 한참 농사철에 일하다보면 뭐든 던져놓고 박아놓고 처넣어두고 하느라 이 곳은 늘 너저분... 일주일에 한번 정리하고 어쩌고 한다지만 늘 이 곳은 그러했다... 어느날 문득 시선을 줬다가 일발동이 걸려서 버릴건 버리고 정리할 건 정리정돈하고 한바탕 난리북새통을 해가며 치웠다. 운반차로 두번 내다버렸네... 뭐가 그리 못쓰는 게 많은고 그래... 왜 그리 쌓아두고 못 버리고 살았나 그래... 다 필요가 없는 거야! 자잘한 공사 한번 할 때마다 남는 자재들을 아깝다고 두고 두고 한 것들이 아주 애물단지를 넘어서서 쓰레기가 되어있었구만... 죄다 내다 버렸다. 고물상 줄 것들과 폐기물업체로 보낼 것들과 일반 쓰레기로 분류해서 내놨다. 요즘은 그렇게 버려야 한다..

산골통신 2022.06.03

엄마야~!!!

"엄마야~!" 하이고 놀래라~ 그니께 어제 집 뒤안 청소를 하고 있었는데 뭐 이것저것 집뒤라 안보인다고 마구 처무져놓은지라 아주 엉망이라... 그래 어제는 마당 헛간도 정리하고 뒤안도 정리하고 한바탕 대청소를 하던 중! 옛날 고추건조기 안 쓰고 창고로 쓰던 곳을 열어 이것저것 못 쓰는 것들 꺼내 버리고 있었는데 빈 박스가 보여 그걸 냅다 꺼내 던지려고!!!!! 이게 뭐야?! 엄마야~ 소리를 냅다 지르고는 그만 붕어가 된듯 입만 벙긋벙긋~ 마당 헛간에서 일하고 있던 나무꾼이 뭐냐고 놀래서 막 뛰어올 정도... 소리는 났는데 그뒤 암 소리가 없으니 놀랬나벼! 저 박스 안 아기고양이 네마리... 엄마는 어디가고 없고... 어찌 저 안엘 들어갔을꼬!!! 아무리 둘러봐도 건조기문은 잠겨있었는데... 아하! 저기저..

산골통신 2022.06.02

꽃 띄우는...

미국의 타샤 튜더 할매가 꽃을 따서 수반에 띄우는 걸 즐기셨나보더라. 책으로 볼때는 저거 뭔 의미가 있나 싶었는데~ 어느해 마당 한켠에 뭐 이런저런 꽃들이 피길래 무심히 한번 해봤더랬다. 그걸 본 나무꾼이 해달라고 해서 저리 접시에 띄워줘봤지~ 그게 언제적이냐... 올해는 아직 꽃을 안 띄운다. 작년에 띄우던 옹기수반이 깨져버려서리 ㅎㅎㅎ 마땅한 것이 없더라고~ 장독대 덮여있는 항아리 뚜껑을 갖다 할 순 없자나... 꽂꽂이나 화병에 꽂은 것보다 더 오래가진 않는데 가끔은 해볼만 하고 그리 해두면 희한하게 마당냥이들하고 봉덕이가 그 물만 마시려고 덤비더라구... 쟈들한텐 나름 꽃차인가? ㅎㅎ 마당 방티연못엔 수련 두송이가 숨어서 피어있고 상당 연못가엔 아이리스들이 한창이다. 그 주변으로 샤스타데이지가 번져..

산골통신 2022.06.01

한지붕 몇가족?!

화분 하나에... 오일장에서 로벨리아를 보고 홀딱 반해서 두어 포기 사다 심었었다. 한2년 잘 자라다가 사라졌지. 혹시나 씨가 떨어져 자라지 않을까 하고 그냥 냅두고 물만 간간이 줬었는데... 올봄 채송화씨앗들이 어데서 이사와서 싹이 터서 자라고 있더라구... 그래 이 화분은 이제 채송화가 차지하겠네~ 뭐 그러고 말았지. 로벨리아는 새로 몇포기 사서 다른 화분에 심고 헌데 풍접초가 씨가 날라왔나... 하필이면 거기서 자라냐 그래... 그래 냅뒀지 뭐~ 비좁지도 않고 채송화는 나즈막하고 풍접초는 키가 크니까~ 그러면서... 오늘 물 주다가 발견했다! 로벨리아가 다문다문 채송화 사이에서 싹이 터서 몇 포기 살고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이쁜 보랏빛 꽃까지 피웠다는 걸... 쪼글치고 앉아 이 희한한 대가족을 한..

산골통신 2022.05.28

하루 일과가...

물주기로 시작해서 물주기로 끝난다. 지금 식전 물주기가 끝났다. 밭 하나는 포기했다. 니들 알아서 살아남아라~ 내는 더는 못한다! 나머지 밭도 이번주까지만 주고 내빌라둘란다~ 우리는 그나마 집근처 텃밭들이고 좀 멀어도 지하수 호스가 자래가고 또 연못이 근처에 있어 양수펌프로 퍼올리니까 가능한겨... 이웃들은 트럭이나 경운기에 물통을 싣고 댕기면서 주던걸... 어제는 고추밭 순따고 포기포기마다 난 풀들 뽑아주고 물주고 했다. 하루 한나절 일거리인데 손님들이 오셔서 그거 신경쓰느라 이틀 걸렸다. 산녀손님들은 산녀일을 못 도와줘서 안달들인 손님들이고 나무꾼손님들은 그냥 구경오고 쉬러오고 놀러오고 뭐 그런 손님들이다... 이번 유월 매실 딸 철에 아마도 대대적으로 올 모양... 미리 찬거리며 이런저런 것들을 준..

산골통신 2022.05.27

참말로 가물다...

사흘 간격으로 상당 비닐하우스 고추밭에 물주러 간다. 고로 사흘마다 작은 등산을 하는 셈이다. 괭이를 지팡이 삼아 헥헥거리고 올라간다. 봉덕이를 데리고 갔으면 좋겠지만 금방 끝내고 올 일이라... 요즘 비닐하우스 일은 아침저녁으로만 해야한다. 6시경 올라갔어야 했는데 아니 그전에라도... 이불 속에서 꼬무락거리다가 7시가 된 걸 보고 화들짝 놀라 튀어나갔네 ㅎㅎㅎ 산녀는 저녁형 인간인지라 아침에 일어나는게 참말로 고역이다. 생전 엄니가 산녀 농사훈련시킬때... "아침 식전 새벽에 하는 일이 하루 일의 3분의2를 차지한다!!! 니 그래갖고 농사짓겠나?!" "그래 할거면 얼렁 꺼더가라~" 그래도 산녀는 식전 새벽일은 못해요... 눈이 안 떠지는걸~ 눈이 떠져도 몸이 안 일어나지는걸... 그래도 6시 7시엔 ..

산골통신 2022.05.24

콩알 딸기~

생전 엄니께서 하신 말씀~ "내 다른 장사는 다 해도 딸기 장사는 못하겠다!" 따기 무섭게 물러지는지라 만지기도 힘든... 한번 만질 때마다 상품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그런 노지 딸기... 아이들 주려고 텃밭 가장자리에 딸기를 심어놓고 따주시면서 하신 말씀이시다. 요즘 사람들은 겨울에 딸기가 나오니까 딸기의 제철이 언제인지 잘 모를거다. 왜 딸기를 겨울에 비닐온상에서 재배해야하는지 그 이유를 알려나... 노지 딸기는 꼭 모내기철에 익는다!!! 그래서 모내기 하느라 논에서 사느라 딸기 익어가는 걸 모른다... 해서 얻어먹질 못한다구! 그래서 니들이 좀 따온나~ 라고 손주들보고 할머니 말씀하시곤 했더랬다. 그 노지 딸기 한 바구니 따갖고 오면 득득 갈아서 할머니표 특제 미숫가루에 꿀에 재어서 얼음 과자 만들어..

산골통신 2022.05.22

얘가 누구더라~

요즘 주로 하는 일은 물주기다. 가뭄 탓인지 아니면 덕분인지 풀들이 그리 기승을 안 부려서 밭매기는 좀 수월하다. 안 좋은게 있으면 좋은게 한가지는 있는 건가? 아침저녁으로 세 군데 텃밭마다 돌아가며 물을 주고 화단에도 물을 준다. 큰밭들에는 아예 물을 줄 엄두도 못 내고 그냥 하늘에 맡기고 있다. 나물 씨를 뿌린 고랑에 특히 물을 더 자주 많이 뿌려주고 있는데 효과가 좀 있으면 좋겠다. 최근 모종으로 심은 아이들이 고난을 겪고 있다. 물을 주면 잠깐 반짝 살아나고 다음날이면 다시 비실비실... 그래서 아침저녁으로 계속 물을 줘야 한다. 비닐하우스 안 고추들은 패트병 관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위에서 그냥 뿌려주고 헛고랑에 물을 흘려보내는 식의 기존 방식에서 더하여 두 포기 간격으로 패트병을 거꾸로..

산골통신 2022.05.21

뜨뜨미지근 맥주라도...

아침 밭작물마다 꽃들마다 물을 흠뻑 뿌려주고... 이건 마치 안 하면 안되는... 밥 먹는 것보다 더 중요시되는 일이다... 다 타들어가는 모종들을 보면서... 그리고 뽑거나 긁거나 베거나 해서 밭헛고랑의 말라죽는 풀들을 보면서... 그네들의 선택과 집중된 삶과 죽음을 본다... 늘 그러하다... 뉘 목숨은 중하고 뉘 목숨은 하찮냐... 오로지 인간들에게 선택되어졌느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지는 그네들의 운명이지! 어제는 도라지골 더덕골 풀들을 작살냈다! 호미도 던져버리고 열손구락으로 막 휘저었네! 땅이 말라 먼지가 풀풀이므로 가능한 일... 도라지와 더덕 씨 파종한 뒤끝은... 음... 가뭄에 콩난다는 말이 딱 맞는 그런 상황... 다시 씨를 뿌려야 하나... 기왕 난 아이들만이라도 도닥거려서 얘들이라도 ..

산골통신 2022.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