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콩알 딸기~

산골통신 2022. 5. 22. 20:25

생전 엄니께서 하신 말씀~
"내 다른 장사는 다 해도 딸기 장사는 못하겠다!"
따기 무섭게 물러지는지라 만지기도 힘든... 한번 만질 때마다 상품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그런 노지 딸기...

아이들 주려고 텃밭 가장자리에 딸기를 심어놓고 따주시면서 하신 말씀이시다.
요즘 사람들은 겨울에 딸기가 나오니까 딸기의 제철이 언제인지
잘 모를거다.
왜 딸기를 겨울에 비닐온상에서 재배해야하는지 그 이유를 알려나...

노지 딸기는 꼭 모내기철에 익는다!!!
그래서 모내기 하느라 논에서 사느라 딸기 익어가는 걸 모른다...
해서 얻어먹질 못한다구!
그래서 니들이 좀 따온나~ 라고 손주들보고 할머니 말씀하시곤 했더랬다.

그 노지 딸기 한 바구니 따갖고 오면 득득 갈아서 할머니표 특제 미숫가루에 꿀에 재어서 얼음 과자 만들어주셨더랬지.
딸아이는 아직도 그 맛을 못 잊는다나...

요새 딸기가 익어간다.
아이들 올때 맞춰 따려고 냅뒀더니 저래 한 양푼 그득이 되어버렸다.
다 먹어내지도 못하고 해서 다듬어씻어 냉동에 얼려놨다.
그 옛날 할머니표 얼음과자 재현해보려고 ㅎㅎㅎ

딸기는 올해 달린 그 포기에서 내년에 안 달린다. 새끼 쳐서 나온 순에서 달리는데 자꾸 엄한데로 번져나가니까 따로 캐서 모아 다시 심어놓으면 내년에 거기서 달린다.

하루 일과가 물주기로 시작해서 물주기로 끝난다.
조금 신경써서 준 보람이 있는지 아이들이 좀 기운을 차리는듯...

씨앗 파종한 고랑 세군데는 부직포를 씌워놨다.
햇살 가리기도 되고 습도도 유지가 되니까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너무 건조하다!!!
디디는 발길마다 풀석 풀석 흙먼지가 일어난다...

들녘엔 모내기가 한창이다.
오늘 우리 논 모내기 다 했다.
승용 이앙기가 모판을 싣고 들어가고 논둑에 서서 모판을 보충시켜 주고~
물장화 신고 들어가서 군데군데 이앙기가 빠트리거나 사각지대의 뜬모 빈모 잡고 등등...
딱 두 사람이 그 너른 논 대여섯 개 다 해치운다!
아침부터 시작해서 한나절만에 논 열한마지기 다섯배미 끝냈다!

일은 끝도 없이 이어진다.
그래도 대낮에는 일 못할 정도로 뜨거우니 좀 쉴 수 있고
해지면 일 못하니 그건 참 좋다.
죽으란 벱은 없는겨!!!

내일은 이런저런 모종들 내다 심어야겠다.
고추 첫번째 줄도 매줘야하고~
비오기 기다리다가 저 모종들 다 늙어죽것어~
심어놓고 물을 아침저녁으로 들이부으면 살아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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