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야~!"
하이고 놀래라~
그니께 어제 집 뒤안 청소를 하고 있었는데
뭐 이것저것 집뒤라 안보인다고 마구 처무져놓은지라 아주 엉망이라...
그래 어제는 마당 헛간도 정리하고 뒤안도 정리하고 한바탕 대청소를 하던 중!
옛날 고추건조기 안 쓰고 창고로 쓰던 곳을 열어 이것저것 못 쓰는 것들 꺼내 버리고 있었는데
빈 박스가 보여 그걸 냅다 꺼내 던지려고!!!!!
이게 뭐야?! 엄마야~
소리를 냅다 지르고는 그만 붕어가 된듯 입만 벙긋벙긋~
마당 헛간에서 일하고 있던 나무꾼이 뭐냐고 놀래서 막 뛰어올 정도...
소리는 났는데 그뒤 암 소리가 없으니 놀랬나벼!
저 박스 안 아기고양이 네마리... 엄마는 어디가고 없고...
어찌 저 안엘 들어갔을꼬!!!
아무리 둘러봐도 건조기문은 잠겨있었는데...
아하! 저기저기 환풍구!
전에도 언젠가 새가 저리 들어가서 알까고 새끼치고 나간 적이 있었어!
하이고 저길 아찌 알고 겨들어갔을꺼나~
뭐 하여튼 이따 언놈이 엄마라고 찾아오는지 봅세! 하고 도로 문닫고 냅뒀다.
나중에보니 똘망이랑 똑같이 생긴 작은애가 오더라구... 산녀를 보고 하악질을 하대?!
그래 그 앞에 먹을밥을 한그릇 턱하니 놓아주고 옛다 먹어라! 했지 뭐~
몇달 전부터 가끔 눈에 띄던 아이였는데 그놈이구만!
그럼 아빠는 똘망이?!
이놈들이 산녀를 호구로 아는지 새끼들을 옮기지도 않고 그냥 반히 쳐다보고 왔다갔다하는구만~
산녀에 대해 아무 경계심도 없는듯... 밥준뒤로는 아예 산녀가 바로 앞에 있는데도 새끼들을 그냥 두고 지볼일 보러가는구만~
허참내~
아침저녁으로 물주는 일 하느라 다른 아무 일도 못한다.
물 주고 안 주고 차이가 확연히 나므로 안 줄 수가 없네!
먼데밭은 포기하고 집근처만 주고 있다.
노각오이밭은 초토화~ 다시 모종판에 씨를 부어 오늘보니 싹이 돋더라...
언제까지 가물지 그건 모르겠지만 하여튼 비 구경한지 오래다...
마당 잔디가 누렇게 말라간다.
밭고랑에 물을 주면 먼지가 풀풀 날린다.
날이 가무니 논에 잡풀이 올라오는지 벌써 풀메기를 하는 논도 있더라.
수레국화와 꽃양귀비가 하나둘 피기 시작했다.
수레국화는 온통 파란색이다.
상당에 분홍색이 한무더기 피어있는걸 오늘 발견했다. 나무꾼이 풀치다가 발견하고 아슬아슬하게 안 치고 살려둔 모양.
어제에 이어 오늘도 집뒤안 청소하다가 해묵은 들깨 한자루 발견...
이놈이 어디 갔나 일년을 두고 찾았는데 세상에...
박스 무더기 맨 밑에 깔려있었으니 이걸 찾을 수가 있었나그래...
기름은 못 짜겠고 가루나 내서 먹어야지!
머구 한바구니 베어오고 고추순 한 바구니 쳐내고 아욱 좀 잘라오고 풋고추랑 오이 좀 따고
도시 아이들 먹을 국이랑 찌개 반찬을 좀 만들어야한다.
미역국이랑 아욱된장찌개 김치찌개 소분냉동시키고
멸치볶음이랑 오징어채볶음이랑 정구지무침 머구해물볶음 고추순무침 마늘쫑볶음 아스파라거스볶음 풋고추 상추 오이...
김치는 아직 있을거고 이정도면 한 며칠 견디겠지?!
닭집엔 아주아주 얌전하고 조신한 장닭 한마리와 기쎈 암탉 세마리
그리고 지난주 1호엄마닭이 깐 병아리 7마리와
2호 엄마닭이 알을 품고 있다. 오늘낼 하는데 몇마리나 까려나...
이른봄 까나온 병아리 4마리는 아주 잘 살고 있다. 이제 중닭꼴 난다.그중 장닭이 몇 나오려는지... 암탉이 더 많았으면 좋은데...
닭키우는 집에 달걀이 딸린다는 건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암탉들이 있다는 거다!
청란을 낳는 암탉 한 마리만 하루 걸러 알을 낳는데 나머지 두 마리는 아예 안 낳는 노계고!!!
남은 두 마리는 병아리 까느라고 알을 안 낳고...
이래저래 알이 귀하다구!
어여 병아리들이 커서 알을 낳아야 좀 알을 넉넉히 얻어묵어보겠구만...
대처사는 아이들에게 달걀 한판도 못 보낸다는게 말이 되냐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