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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이라네~

아침일찍 전화~초복이니 마을사람들 다 모여 닭백숙 먹어야 한대여~산골마을에서 끝에서 두번째 서열인 산녀는 오라 하면 후딱 가야한다!마을 총무가 전체 일을 관장하고 해마다 유사를 두집씩 뽑아 한해 살림을 맡아보게 한다.아마 올해 산녀도 그 유사 중의 한 집인 모냥인데 기동력없는 산녀와 기동력 억수로 좋은 집 하나를 연결시켜준지라 산녀는 올해 유사인지도 모르고 지나가고 있다.해서 산녀는 오라하면 후딱 가고 오란 말 없으면 죽은듯 조용하게 지낸다.닭 여섯마리 장에서 사갖고 와서 큰 가마솥 두 군데에 넣고 그 위에 갖은 약재들 다 때려박아 넣었다.반찬으로는 양파장아찌 김치 가지꽈리고추찜 쑥인절미랑 꿀떡 수박이렇게 장만해놨다.사실 닭백숙 먹으면 따로 찬이 필요없긴 하걸랑~근데 김치가 너무 푹 익고 양이 모자라 유..

산골통신 2025.07.20

비와 비 사이에

어제 새벽 비가 그치고 아침부터는 이슬비 수준…그러다 살짝 해가 비치네?! 응?! 이제 비 끝난겨?!서둘러 가까운 밭 먼데 밭 한바퀴 돌아보니 큰 피해는 없더라…저 아래 냇가 물 내려가는 소리 요란타마는 보뚝을 살짝 넘긴 수준이고 그정도는 비 온 것도 아이다!!!비 많이 오면 보뚝이고 뭐고 안 보이고 무시무시한 급류에 바윗덩이 굴러내려가는 소리가 천둥소리처럼 들리거든…오전내내 서너 시간 고추밭 쓰러진 애들 일으켜 세워 묶어주고 말목 때려박고 한참 했다. 땅이 물러서 잘 일으켜진다마는 뿌리 안 상하게 꾹꾹 눌러줬다.손이 매끈매끈해지더니 나중엔 퉁퉁 불었다.그래도 장갑끼고는 일 못한다. 어둔해서 줄 묶기도 갈구치고~ 빗물에 젖어 장갑역할도 못하고~장화에 구멍이 났나 물이 질척~ 산지 얼마 안되었는데 불량이..

산골통신 2025.07.18

죄다 쓰러지다.

고추밭 세번째 줄을 띄워 매줘야했는데 차일피일 키가 애매해서 더 두고보자 했는데…이번 비에 단 며칠만에 웃자라서 척척 쓰러져…말목들도 휘청휘청 드러누워버리고~이 비 그치고 수습해야하나 아니면 지금이라도 가서 붙들어매줘야하나 고민하다가에라이…아까 비가 살짝 덜 올때 뛰쳐나가서 줄을 척척 매주고 들어왔다.홀딱 젖은 새앙쥐꼴이 되었지마는 어쩔겨!!!밭 두 군데중 한 군데만 심하게 쓰러져서 그나마 다행…비에 땅이 물러서 말목들이 못 버티고 드러누웠다. 내일 날 밝으면 망치 가지고 가서 때려박아야지. 손힘으로만 하자니 들어가는건 들어가는데 안 들어가는건 죽어라고 안 들어가더라구~비에 가지가 쳐져서 막 늘어지고 꺾어지고 난리난리~꼭 장마철이면 이 난리버거지를 겪어야 한다.미리 세번째 줄을 매줬으면 좀 덜했을텐데 비..

산골통신 2025.07.17

밤새 비 하루종일 비

유월 장마는 꿔다가도 한다.라고 생전 엄니 이맘때면 말씀하셨더랬다.그래서 지난번 그 짧은 장마가 끝이라고 할 때 고개를 갸우뚱~ 했었지…창 앞에 앉아 하염없이 비 내리는 광경을 바라본다. 일명 비멍이다. 바람도 제법 분다.키다리삼잎국화가 참나리꽃 위로 쓰러져서 둘이 뒤엉켜 피고지고 한다.미숙냥이가 요즘 마루 문 앞 봉당에서 산다. 처마밑이고 보온재를 깔아놔서 뽀송뽀송하고 따시거든…냥이들은 용케 그런 자리를 잘 찾아내고 알아본다.치즈냥이 세 마리가 마당 붙박이로 사는데 이젠 산녀를 경계도 안 하고 피하지도 않고 사정거리 안에서 그저 멀뚱멀뚱 쳐다만 본다.비어있는 개집 세 군데는 들어가지 않는다. 아무래도 습한 모양이지?!대파밭 고추밭 열무밭에서 뽑아낸 잡풀 한 바구니를 닭집에 던져줬다.잘 갖고논다.이따 가..

산골통신 2025.07.17

게글뱅이 낮잠자기 딱 좋은 날~

생전 엄니 이런날 하시던 말씀…”게글뱅이 낮잠자기 좋고부지런한 사람 일 쳐내기 좋은 날이다!“날이 잔뜩 흐리고 선선해서 아무리 일을 해도 땀이 안 날듯한 그런 날씨…오늘은 일오재 앞 풀을 뽑아냈고 공조팝나무 두 그루 풀 속에서 겨우 살아붙은걸 풀 쳐내주고 말목 박아 묶어주고 나무꾼 예초기에 날라갈까봐서리…다른 꽃나무들도 풀 속에서 구출해냈다. 산녀도 참… 하여간 뭐든 생기는대로 갖다 심어놨으니 식구가 나날이 불어났다. 앞쪽하고 옆에는 이젠 꽉 차서 더는 심을 데가 없더라…해서 연화분을 저짝 한갓진 데로 옮기기로~비가 몇번 온 뒤로 흙이 물러져서 쑥쑥 잘 뽑히더라. 해서 가지고 간 낫은 치우고 그냥 양손으로 쥐어뽑았다.수레국화 시든 대궁들을 죄 걷어다가 돌축대 밑에 주욱 던져놨다. 씨알이 떨어져 자연발아되..

산골통신 2025.07.15

호랭이 새끼치것으~

울집 마당 꼬라지를 보신 엄니의 잔소리…“호랭이 새끼 치것다!!! 당장 시멘트 공구리 안 혀?“도무지 공구리는 할 생각이 없는 이 산녀의 고집불통으로 여지껏 마당은 저 꼬라지다.나무꾼은 이번주도 올 수 없는 모냥이라 더는 보기 힘들어서 할 수 있는 만치라도 마당 풀을 깎기로 했다.힘이 들어 글치 못 하는 건 아녀라~이 잔디깍기 기계가 수동이라 쪼까 힘이 든다.남정네 힘이라면 별 문제 없겠으나 이 연약한 산녀의 힘으로는 거시기가 거시기하다…그래도 잘 깎인다구~ 한번에 쓰윽 깎이진 않지만 몇번 왔다갔다하면 말끔해지던걸~키가 큰 잔디나 큰 풀들은 미끄러운지 잘 안 되고 자잘한 잡풀들은 잘 깎이더라.요 조막만한 마당 풀도 어쩌지 못해서 이 난리냐 그래…확씨 시멘트 발라버려?!그럭저럭 대충대강 깎고나니 봉덕이가 ..

산골통신 2025.07.14

비 설겆이~

오늘 저녁부터 비가 온단다.아침나절 하늘을 보면 저 하늘에 비?! 얼토당토않다 생각들지만 하늘 하는 일을 어찌 알랴…오후 두시 무렵부터 날이 흐리기 시작하더니 네시 무렵에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하더니여섯시 무렵 후두두… 그러다 말다 오다 말다…참 오기 싫은갑다! 얼마나 오려고 이리 재냐~토마토는 비를 맞으면 맛이 없다.해가 쨍쨍해야 맛나다.서둘러 바구니 들고가서 익은놈들을 죄다 따담았다. 큰 토마토랑 방울토마토~멀찍히 삼색이가 쳐다본다.배는 고픈데 오늘 사냥은 안 되었고… 저 털없는 큰 고양이는 밥 줄 생각은 없는듯하고… 그저 하냥 쳐다보는구나…방울토마토 두 봉지~ 담아서 냉장고에큰 토마토 세 봉지 담아서 냉동고에 넣었다.다 먹어내질 못하니 내년엔 반으로 줄일까 싶다. 큰 토마토는 냉동해두면 ..

산골통신 2025.07.13

팔자좋은 아이들~

매일매일 땡볕이라도 그늘은 시원하니까 다들 그늘에 숨어 논다.요놈~무작정 마당에 쳐들어와서 안 나가는 똘망이 손주 세 마리 중 한 마리인데저기는 또 왜 들어가있는겨?!요놈도 아예 마당에 눌러산다.미숙냥이는 점점 몸이 통통해져가는데의심과 근심이 늘어간다.저게 임신을 한 건지… 당췌 붙잡히지가 않아서 살펴볼 수가 없다.순하고 얌전해서 사람손에서 안 떠나던 아이가 이젠 사정거리 안에 절대 안들어온다.지난 5월부터 암내를 풍기며 발정난 숫컷들과 노는 걸 봤기에 저몸에 임신을 하면 어쩌나 싶어 잡아갖고 중성화를 시키고 싶지만 설마 설마 저 작은 몸에… 싶고 또 몸무게 3키로가 넘어야 수술해준다는 바람에…저놈 몸무게가 2.3키로밖에 안 된다.그리고 임신하고 두달만에 새끼낳는 고양이들인데 저놈은 두달 지나도 멀쩡해서..

산골통신 2025.07.11

더위에 익숙해지다.

마을 어르신들이 이 더위에도 밭에 나가 일을 하시는 걸 보면 대단하다 그리 생각되었었다.어르신 중 한 분은 여든 넷인가 그런데 참 날씨를 가리지 않고 들에 나가 일을 하신다.늘 보면 성치 않은 다리로 절뚝거리며 이 밭 저 밭 이 논 저 논을 다니시며 일을 찾아하신다.아내되시는 분은 건강이 안 좋아서 집에 간병인하고 같이 계시고 이 어르신만 농사일을 하신다.이 어르신 논이고 밭은 빈 자리가 없다. 논둑엔 콩이 자라고 밭둑엔 들깨가 자란다.이 분 땅엔 풀이 자랄 틈새가 없다.예전에 이 어르신 아들 하나가 귀농하겠다고 내려와 소를 키운 적이 있었는데 기존 축사를 크게 보강하고 소를 들여놓더니 사료값 아낀다고 매일매일 저 아래 냇가 둑 풀들을 낫으로 베어다 경운기로 그득그득 실어날라 먹이셨더랬다.그때도 다들 혀..

산골통신 2025.07.10

바깥은 위험해!!!

문을 열었다 닫았다 나갈 타이밍을 잡으려해보지만 매번 도리도리 문을 닫고 숨어버린다.바깥은 위험해!!!마당에 있는 봉덕이가 걱정이 되어 가끔 문을 열어 살펴보는데 아침해가 올라와 뜨거워지기 전까지는 풀밭에 드러누워 차가운 땅기운을 즐기는가 보더라.그뒤 햇살이 뜨거워지면 그늘로 그늘로 슬금슬금 물러서서 숨어버린다.그랴 니도 나도 이 여름 어쩌든지 잘 견뎌보자!작은아이가 털갈이하느라 볼품없어진 봉덕이를 매일같이 빗질을 해줘서 조금 깔끔해졌더라.저 털복숭이를 보자면 나까지 더워져서 낮에는 엥간하면 안 쳐다보려한다. ㅎ마당 자귀나무 아래 씨앗이 떨어져 자연발아한 아기 자귀나무다. 나무꾼 예초기 칼날에 날라가면 안되니 가끔 마당을 한바퀴 둘러보면 가끔 저리 싹이 터서 자라는 아이들이 있더라.하나하나 캐모아서 지금..

산골통신 2025.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