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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공사~

초겨울이나 이른봄에는 꼭 파뒤집어 엎는 공사가 있게 마련이다. 상당 산밭 농막 뒷편 돌축대가 작년 여름 징한 폭우에 무너졌다. 그해 11월에 포크레인 예약을 했는데 비가 오는 바람에 연기 또 바쁘다고 연기~ 이차저차 바쁘다고 못해준다고 올해 3월말에는 꼭 해준다고 약속했는데 돌도 한차 실어다 놓고 포크레인 기사가 그만 연락두절이 되어버렸다. 뭔 일인지 모른다. 전화도 안 받고 문자도 안 받고… 이 냥반이 그럴 사람이 아닌데 혹시 사고나 질병으로 병원에 가셨나… 그래도 그렇지… 5개월동안 연락두절은 아니지 않아?! 돌값도 안 받을 생각인가? 공사는 시급히 해야하고 수소문해서 다른 포크레인 기사를 불러 이틀에 걸쳐 공사는 마무리했다. 소개해준 이의 말에 의하면 전 포크레인기사가 연락을 씹은 것은 이제 배가 ..

산골통신 2024.04.02

봄봄나물~

삼잎국화순쑥머위섬초롱순눈개승마미나리부지깽이명이나물월동시금치정구지달래와 머위쪽파봄바람 살살 맞으며 나가 뜯어온 나물들이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올라온다. 작은아이는 부지깽이나물과 눈개승마나물 맛에 홀랑 빠져 한끼에 한 접시씩 뚝딱이다. 미나리를 본 큰아이는 일 집어치고 당장 뛰어올 기색이고~ 막둥이는 회사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으려나… 나무꾼은 오늘 저녁 밥상을 기대하며 봄이 밥상 위에 내려앉았다 하더라~ 모두 간은 약하게 해서 조물조물 무쳐놓았다. 한동안 뭐 먹지?! 라는 고민을 안 해도 되겠다. 곧이어 참나물 곰취 곤달비 곤드레 방풍나물이 뒤이어서 나올거고 엄나무순 가시오가피순 나무두릅이랑 땅두릅이 대기하고 있다. 봄나물을 먹다 먹다 물리면 밭에서 봄배추 열무 각종 쌈채소들을 뜯어먹으면 된다. 겨..

산골통신 2024.03.29

봄 밥상은 풀떼기~

풀떼기 뜯어 밥상 차리는 요즈음~ 늘 손에는 칼이나 가위가 들려져 있다.이른봄 첫 부추는 참 달달하다. 장모가 사위도 안 주고 먹는다는 그 맛이라네~ 눈개승마도 부지런히 올라오고~머구가 지천으로 깔리고~ 새순으로 무쳐먹으면 입맛 돌아오지.달래 조금 뽑아서 달래장 만들자~잠시잠깐 한바퀴 휘휘 돌아서 먹을만치만 뜯고 뽑아 다듬어 반찬 만든다.달래장에 참깨가 너무 많이 들어갔네 ㅎ 금방 한 밥에 달래장 얹어 김에 싸먹으면 밥도둑이지!!! 작은아이가 밥 안 먹겠다고 했다가 기어이 주저앉아 밥 한공기 뚝딱 해치우게 만든 봄나물밥상이다. 온갖 새순이 돋아나는 요즘은 눈에 띄는대로 뜯어와야 한다. 금새 봄날이 가버리고 억세어지고 쇠어버린다! 참나물하고 삼잎국화랑 곰취는 아직 어리고 참취나물은 이제사 올라올라하고 부지..

산골통신 2024.03.27

봄은 참 쌀쌀맞게 온다.

봄은 참 사람을 나른하게 만들고 밀당도 은근히 잘하며 후딱 오기도 후딱 가기도 잘 한다. 왔는가 하고 반기면 냅다 매서운 꽃샘추위로 싸대기 후려치기도 하고 갔나 하고 돌아보면 아직은 봄이유~ 하고 늦장을 피우기도 한다. 도데체 종잡을 수가 없는 통제가 안되는 갓 걸음마하는 아기같다. 어제 봄비다운 비가 밤새 내렸다. 밭에는 질퍽여서 못 들어가니 텃밭 비닐하우스 안 청소나 해볼까 하고 들어섰다. 날씨가 은근 또 추워서 나설땐 겨울옷이요~일할땐 여름옷이요~ 일하다 말고 다시 으슬거리며 벗어놓은 옷을 주섬주섬 하나하나 껴입어가며 그러니까 아주 홀로패션쇼를 하며 일을 한다. 텃밭 비닐하우스 안에는 치즈노랑이 고양이 일곱마리가 산다. 겨울을 여기서 났는가보더라. 비닐하우스 안에는 보온덮개도 있고 카시미론솜뭉치도 ..

산골통신 2024.03.26

농사는 타이밍~

하늘보고 농사짓는지라 하늘의 처분을 늘 바라며 일한다. 어제그제 감자밭 만들어 감자 심었다. 온 겨우내 놀다가 각중에 농사일을 하니 몸이 힘들었던가보다. 두 내외가 그만 드러눕자마자 잠들었다나… 그래서 봄은 늘 고단하다고 그랬나보다. 씨감자 한박스를 둘로 쪼개어 아궁이 재 한 바가지 긁어내어 버무려 묻혀두었다. 감자 그리 많이 먹지는 않지만 가을에 김장무배추를 갈려면 이모작이 되는 봄작물이 감자밖엔 없어서리… 산골 마을 전부 감자 다 심었더라. 3주 전부터 심기 시작해서 지난주까지 다 심었던데 우리는 나무꾼이 바빠 어제서야 다 심었네. 이웃 아지매가 늦게 심으면 늦게 캐면 되지~ 그러시더라. 그제 하루 감자밭 로타리쳐서 고랑 만들어 비닐 씌우고 덮고 일하고 어제 감자를 묻었다. 하루에 한 가지 일만 하자..

산골통신 2024.03.25

야~ 이놈아!

여그서 잘 살아라~ 물건너 산너머 깊은 계곡에 풀어주었다.몇년전 풀어준 그놈은 문을 연 즉시 뒤도 안 돌아보고 쏜살같이 달아나버렸는데 이놈은 냅다 물가로 뛰어가 물을 허겁지겁 들이마시더라~ 그것도 한참을…실컷 마셨는지 또 달아나지도 않고 그 옆에 풀석 엎어져 좀 있더니 비척비척 걸어가 나무둥치 밑에 쓰러져 있더라… 그것까지만 보고 내려왔다. 그래 이놈아… 니 명줄이 긴거야. 수탉 두 마리 목숨보다 니 목숨이 더 중해서 살려준 건 아냐! 차마 널 죽이질 못해서 그런겨. 딱 하루 덫에 갇혀 굶었는데 눈빛이 흐려지고 기운없이 널브러져 있는 꼴을 보니 참 맘이 그렇더라… 먼젓번 놈은 사흘 굶었어도 쌩쌩하던데 니는 어려 그런가 하룻만에 기진맥진 탈진이냐 그래. 그 동네 꽤 좋을겨~ 민가로 내려오지 말고 정착해서 ..

산골통신 2024.03.23

드뎌 족제비 이놈!!!

어제 초저녁 7시 넘어서 덫을 놓았다. 삼겹살 세 조각을 철사에 꿰어 매달고 문이 잘 닫히는지 점검하고~ 몇년 전에도 그리 잡았으니 이번에도 잡힐겨~ 그때는 사흘만에 잡혔는데 이번엔?! 오늘 아침 닭집에 올라가면서 닭 한 마리가 희생이 되었거나 아니면 족제비가 잡혔거나 둘 중 하나겠다 그리 생각하며 닭집 문을 열었다… 아이쿠!!! 잡혔구나!!!미끼로 걸어둔 삼겹살 조각은 남김없이 다 먹어치운 요넘!!! 새끼네~ 자그마하다… 지놈이 두 마리나 잡아묵은 바로 그 자리에서 잡힌 신세가 되었네… 지놈도 먹고살려고 한 노릇인데… 그래도 남의것을 훔쳤으니 당근 댓가는 치러야겠지?!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하니 다들 먼저번처럼 살려주란다… 나무꾼도 자기가 데려다 먼데 방생하겠노라고… 하이고 이살람들아~ 그러면 그 동네는..

산골통신 2024.03.22

또다시 족제비 사냥~

족제비인듯하다. 어제 아침 닭 사체 발견~ 병아리육아실 문틈에 끼어 죽어있더라. 반쯤 뜯어먹힌채 반은 안에 있는 상태… 이게 쥐 소행일까? 갸웃… 작년에 태어난 다섯마리 병아리 중 세마리가 수탉이고 두 마리가 암탉~ 수탉들이 암탉 두 마리를 놓고 쌈이 붙어 암탉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더라. 그래 암탉들을 큰닭집으로 내보내고 수탉 세마리를 놔뒀는데 그중 서열쌈에서 밀린 놈 하나 구석에 쭈구리되어 살더라구… 서열이 확실히 정해진 모양인데… 그런갑다 하면서 언제 잡아묵나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쭈구리 그놈이 당했어… 그래 두 마리 남은 것끼리 싸우지 말라고 1서열놈을 내보내고 한 마리만 남겨놨었지.. 오늘 아침에 그 한 마리가 같은 모습으로 죽어있더라… 근데 이해할 수 없는게 족제비는 잡아가던가 아니면 다 뜯어..

산골통신 2024.03.21

날씨가 우중충~

한며칠 날이 봄날같다가 하루아침에 기온이 뚝! 우중충한 하늘이 되어버렸다. 어젯밤 하늘에 달무리가 지었던데 오늘 비가 오려나 그리 싶었지만 비는 아닐 것 같고… 저 안쪽 골짝엔 또 모르겠다. 봉덕이는 이런 날씨엔 지 방에 들앉아 꼼짝도 않는다. 들냥이들과 마당냥이들이 물 찾아 먹이 찾아 오간다. 닭집의 닭들은 이제나 저제나 쥔장 모이통 들고 오기만 목빼고 기다리고~ 한바퀴 돌아보고 살펴주고 들어와 아궁이 앞에 앉아 군불 지핀다.아직까지는 장작 댓개씩은 때줘야한다. 따끈한 아랫목이 요긴한 철이다.슬슬 봄나물이 나오기 시작한다. 쪽파가 실하게 올라오고 매주 한 바구니씩 다듬어 반찬을 만든다. 이럴때 쪽파전 구워 막걸리 한잔 걸치면 좋으련만 다들 바쁘다네…부지깽이나물도 도려먹어도 좋겠고 냉이는 이미 쇠어버렸고..

산골통신 2024.03.19

농사일의 댓가 또는~

요즘 연일 날씨가 좋아서 하루 해 뜨면 나가고 해지면 들어오는 일과 반복이다. 농사일이 시작되었다. 진작에~ 밭에 작년 농사일의 잔재 흔적들인 검부지기들을 갈퀴로 긁어 치우고 거름를 고루 뿌려놨다. 올해는 큰 밭들을 모조리 묵히고 자잘한 밭 딱 3군데만 남겨놨다. 사람이 말이야 다 살자고 하는거 아녀?! 저거 큰 밭들 다 농사짓자 덤비다가 내 먼저 죽겠네~ 몇년 전부터 하나씩 둘씩 묵히다가 올봄엔 눈 딱 감았다! 어느날 정형외과엘 찾아갔다. 손가락 발가락 모양이 울퉁불퉁해졌어요! 왼쪽 어깨가 요상하게 아파요! 손발이 저리고 시려요~ 무릎이 가끔가다 시큰거려요… 일 많이 한 날은 허리하고 등도 아프고요. 의사샘이 한숨을 푹푹 쉬시더니만~ 엑스레이 잔뜩 찍어보고는 하시는 말씀! ”농사일 하지 마세요!!!“ ..

산골통신 2024.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