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봄공사~

산골통신 2024. 4. 2. 18:04

초겨울이나 이른봄에는 꼭 파뒤집어 엎는 공사가 있게 마련이다.
상당 산밭 농막 뒷편 돌축대가 작년 여름 징한 폭우에 무너졌다.
그해 11월에 포크레인 예약을 했는데 비가 오는 바람에 연기 또 바쁘다고 연기~ 이차저차 바쁘다고 못해준다고 올해 3월말에는 꼭 해준다고 약속했는데 돌도 한차 실어다 놓고 포크레인 기사가 그만 연락두절이 되어버렸다.
뭔 일인지 모른다.
전화도 안 받고 문자도 안 받고…
이 냥반이 그럴 사람이 아닌데 혹시 사고나 질병으로 병원에 가셨나… 그래도 그렇지… 5개월동안 연락두절은 아니지 않아?!
돌값도 안 받을 생각인가?

공사는 시급히 해야하고 수소문해서 다른 포크레인 기사를 불러 이틀에 걸쳐 공사는 마무리했다.
소개해준 이의 말에 의하면 전 포크레인기사가 연락을 씹은 것은 이제 배가 불러서 편한 공사거리만 하려고 하는 것일게라 한다.
뭐 어쨌든 신뢰에 금이 가니 참 안타까운일이다.

산 중턱에 있는 우리 산밭에는 여기저기 물이 난다.
이 작은 산골마을 상수원지이기도 했었고 지금 그 물은 우리가 쓰고 있다.
농막 뒷편에도 물이 나서 유공관을 파묻긴 했는데 소용이 없어 이번에 축대 보수 하는 김에  도랑을 깊이 해자처럼 파서 물길을 잡기로 했다.
포크레인 기사 말에 의하면 물양이 얼마 안될거라 생각했단다.
근데 정작 파보니 대단하더란다.
생땅이 나올때까지 파내려갔단다.

물이 끊임없이 흘러내려온다.
저 물이 갈데없이 그대로 돌축대와 농막쪽으로 흘러내렸으니 축대가 그대로 주저앉을밖에…

이 산에 계곡이 없는 것이 좀 그랬는데 이젠 계곡은 아니더라도 물 흐르는 작은 도랑이 하나 생겼으니 좋다!
사실 큰 도랑들이 양쪽에 있어도 장마철 아니면 물이 안 내려가는 마른 도랑이거든…

잘 다듬어서 꼬마 계곡 하나 만들어봅세~
나무꾼 로망이라네…

땅 파는 김에 바윗덩이도 하나 파냈다.
하여간에 팠다하면 물이 나고 팠다하면 돌이 나오는 동네다.

오늘 식전엔 비닐하우스 안 청소를 했다.
나무꾼이 큰 화분들을 다 옮겨줬다.
그 뒷일은 산녀가 다 알아서 해야징…

여기를 평탄화 작업을 한 뒤에 제초매트를 좌악 깔아 풀이 안 나게 한 다음
한철동안 창고겸 모종키우는 장소로 쓸 예정이다.
그러다 8월 중순에 김장배추를 심어야지.
그러면 겨우내 나물 먹을 수 있다.

겨우내 여기서 살던 들냥이 7마리는 그만 방을 빼줘야만 했는데 어쩔 수 없다.
이젠 날씨 안 추우니 나가 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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