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봄 밥상은 풀떼기~

산골통신 2024. 3. 27. 15:43

풀떼기 뜯어 밥상 차리는 요즈음~
늘 손에는 칼이나 가위가 들려져 있다.

이른봄 첫 부추는 참 달달하다.
장모가 사위도 안 주고 먹는다는 그 맛이라네~
눈개승마도 부지런히 올라오고~

머구가 지천으로 깔리고~
새순으로 무쳐먹으면 입맛 돌아오지.

달래 조금 뽑아서 달래장 만들자~

잠시잠깐 한바퀴 휘휘 돌아서 먹을만치만 뜯고 뽑아 다듬어 반찬 만든다.

달래장에 참깨가 너무 많이 들어갔네 ㅎ
금방 한 밥에 달래장 얹어 김에 싸먹으면 밥도둑이지!!!
작은아이가 밥 안 먹겠다고 했다가 기어이 주저앉아 밥 한공기 뚝딱 해치우게 만든 봄나물밥상이다.

온갖 새순이 돋아나는 요즘은 눈에 띄는대로 뜯어와야 한다.
금새 봄날이 가버리고 억세어지고 쇠어버린다!

참나물하고 삼잎국화랑 곰취는 아직 어리고
참취나물은 이제사 올라올라하고
부지깽이나물이 그나마 뜯어먹을 수 있겠다.
냉이는 꽃이 피어 이제 못 먹고
쑥이 쑥쑥 자라올라온다.
어디 쑥이 통통한지 다 봐놨다!

된장 풀고 멸치육수 내어 쑥 조금 넣고 훌훌 끓이면 속이 다 풀리지~

이따가 아이랑 같이 부지깽이나물 뜯으러 갈거다.
자기랑 같이 가야한다고 신신당부했다.
아침에 나물 한 접시 다 먹어치우더라!

어릴적엔 나물만 준다고 고기타령을 하던 아이들이 이젠 나물이 없어 못 먹는다고 찾아먹는다.
이 맛을 모르는 도시아이들이 안됐단다…

초딩시절 두릅하고 취나물로 김밥을 싸주면 반 아이들에게 다 뺏기고 지들은 그애들이 갖고온 통닭이랑 피자랑 먹고 왔던 적이 있었는데…
이젠 나물맛을 알아버려서 고기는 쳐다도 안 본다.

하루 날씨가 수시로 바뀌니 옷을 어찌 입어야 할지 모르겠다.
아침엔 털모자를 쓰고 나갔다가 낮에는 밀짚모자로 바꿔썼다가 다시금 털모자 찾아 써야한다.

뭐 먹을까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요즈음이다…
봄나물로만 10첩반상을 차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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