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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해가 저물면…

아침해 떠오를 무렵 식전에 하루 일을 시작한다. 어제 저녁에 비가 와자자 소낙비처럼 퍼부어서 땅 좀 마르거든 나가려고 오늘은 좀 늦장을 부리긴 했다. 안그래도 나물밭이 좀 가물어서 진딧물이 끼던데 이번 비는 나물비가 되겠네… 금화규랑 옥수수랑 심은 밭에 헛고랑 풀들이 장난 아니더라… 일삼아 호미질하기는 이제 무리고 제초매트 한 마끼를 가지고 가서 좌라락 깔아버렸다. 진작에 하려고 했는데 차일피일 미뤄뒀던 일이었다. 오늘 잘했네. 그동안 집 공사며 그 뒷정리때문에 밭일을 잘 못했다. 어제 아침밥상이다. 고라니가 근대 새순을 열심히 뜯어먹더니 좀 자란 뒤로는 안 오더라~ 이야! 고라니도 나물 새순 맛있는거 아는가벼!!! 근대 좀 뜯어다가 청국장 끓이고 큰아이가 가끔 사다나르는 해산물로 오랜만에 골고루 차려먹..

산골통신 2024.06.03

작은 세상 큰 세상~

이 작은 항아리뚜껑 수반이 이 아이들에겐 큰 세상이다.바람에 꽃들과 잎들이 떨어져 줒어다가 띄워놓았다. 올챙이들에겐 은신처가 되어주기도 하지만 놀이감이 되기도 하더라. 몰려와서 쪼아댄다.이 참개구리가 올챙이들 엄마인갑다~ 꼭 저 자리에 있더만!참으로 오랫만에 마당 풀을 깎았다. 나무꾼 보기가 드문드문한지라 봤을때 붙잡고 이번에 저 마당 풀 좀 어찌 해주쇼!!! 부탁부탁~ 이러다 호랭이 새끼치겄으!!!말끔히 쳐낸 마당 한 가운데 봉덕이 척 늘어져 있네~ 그랴 니 팔자가 상팔자다!이제 좀 봐줄만 하다. 그동안엔 귀신 나올듯했거든… 마당에 쳐들어온 꽃밭 경계 외의 수레국화와 샤스타데이지꽃을 다 쳐내라고 했건만 그냥 냅뒀네… 왜 꽃을 쳐내느냐고 이쁜데 냅두란다~ 어제오늘 아랫채 도배를 하는 중이다. 벽체는 다 ..

산골통신 2024.05.27

언넘이여?!

제비집이 망가졌다! 아침에 가보니 어? 어?! 이게 뭐야? 밤사이 뭔 일이 있었던거냐?! 누구 짓이여?! 고양이들이야? 아니면 집 보수를 안 한 탓에 절로 낡아 무너진거냐?! 둥지가 바닥에 떨어져있고 집 부스러기가 여기저기 흩어져있네… 언넘이여?! 확 그냥~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니 제비 한 쌍이 날아와 막 뭐라뭐라 떠들고 간다. 몇번을 와서 이리 보고 저리 보고 산녀가 있으면 전깃줄에 앉아 산녀한테 뭐라 말하듯 지저귀고 간다… 니들도 속상하겠다! 어쩔겨? 집수리 안 하고 들어가 산 니들이 잘못이다!!! 그 집 수년 동안 빈집이었는데… 땜빵이라도 하고 살지 참… 어떻게 할겨? 다시 수리할겨? 새끼는 어찌된겨? 냥이들이 잡아잡순겨? 냥이들이 점프해서 제비집을 망가뜨렸다기엔 너무 높다. 방충문에 의지해..

산골통신 2024.05.25

오늘도 뭘 하긴 했다~

뭘 했는지 그게 뭔 소용이 되고 필요한 일이었는지는 모르겠고 하여간 식전과 오전 그리고 해거름에 사방 쏘댕기며 일을 했다. 낮시간에는 뭔일이 있어도 놀자~ 쉬자 하고 맘 먹었고 또 대낮의 뜨거운 햇살에 나가 일한다는건 주금이므로 안 나가는 것이 심신에 두루 이로운 일이다. 그늘에서 또 실내에서 할 일거리도 넘쳐나므로 할 일 없어서 불평할 일은 없네라~ 한겨울이면 모를까… 식전에 꽃모종 세 판 내다 심었다. 딸아이가 자꾸만 꽃씨를 가져다가 뿌리는 바람에 뭔 꽃인지도 모르고 키우고 있다. 이름표를 붙여놨는데 물에 씻겨나가버렸다. 스티커를 믿은 게 불찰~ 유성펜이나 네임펜으로 썼어야 혀… 아직도 이름모를 꽃모종판이 세 판 남았고 채송화모종도 어마무시하게 돋아나있다. 비오는 어느날 해치우기로 했다. 도라지씨앗을..

산골통신 2024.05.24

올챙이~

저 항아리 뚜껑 수반에 지난 겨울 온실에서 월동한 부레옥잠을 띄워놓았더랬다. 마당꽃들 따서 띄워놓기도 하고 마당냥이들이 오가며 즐겨 마시는 물이기도 하고~ 다용도로 냅둔 것인데…개구리가 알을 낳아 올챙이들이 까나와 살거라고는 생각 안 했거등?! 참개구리 한 마리 알짱거리더니 어느날 올챙이들이 바글바글~ 이 뭔일?! 마당 방티연못이 포화상태냐? 왜 이 좁은 수반에… 언제 알을 낳았지? 왜 못 봤지? 부레옥잠에 가려졌었나?! 세상에나…꼬물거리는 애들이 귀엽긴 하구만~ 쪼글치고 앉아 구경하는 재미도 좋다.어제 토종국화를 한판 삽목해놨다. 하는김에 개나리도~또 하는김에 삼색버드나무도 좀 하고 전에 명자나무 삽목한 애들 옆에 나란히 두었다. 명자나무는 한참 몸살을 하더니 적응한듯… 반타작은 될듯하다. 삼색버드나무..

산골통신 2024.05.22

꽃길 봉덕이~

어디가니? 옆길로 새는 봉덕이~모델 봉덕이! 찍사 작은아이어딜 보는겨? 여기 여기 봐야지!옳지~ 나 봐봐!이젠 사진 찍는게 자연스러워졌다. 뭘하는 건지 이해는 못했을지라도 잘 따라준다. 샤스타데이지꽃길이 너무 이뻐서 일삼아 자주 보러간다. 내년엔 더 갖다 심겠다고 나무꾼 각오가 대단하다.맞은편엔 아이리스꽃길이다. 아직 어려서 꽃들이 다 안 피었다. 뭐가됐든 자꾸자꾸 생기는대로 갖다 심으니 봐줄만 하다. 어제 해거름에 옥수수모종 네 고랑 심고 오늘 식전에 북을 주었다. 시차를 두고 심으면 늦여름에 따 먹을 수 있거든. 낮에 해가 뜨거우니 이른 아침에 일을 다 하고 들어가려고 쪽파를 다 캤다. 일곱바구니 나왔다. 흙 마르는대로 다듬어서 망에 담아놔야지. 늦여름이나 가을에 심으면 좋다. 올해는 씨알이 굵고 좋..

산골통신 2024.05.19

머선일이고?! 제비야~

제비 한 쌍이 비어있는 엄니집 처마에 깃들었다. 빈집엔 집 안 짓는다는데… 정작 사람 사는 울집엔 오지않고… 어쨌거나 반갑더라~ 수십 년째 비어있던 제비집을 개보수도 안 하고 그냥 살더라. 워낙 튼튼했던가벼~ 아침저녁으로 오가며 문안인사 여쭙는다. 닭집 가려면 이 집을 지나가야하거든… 얘들은 참 재미있는 한쌍의 바퀴벌레는 아니고~ 개목걸이를 한 아이는 복실이네가 두번째 입양한 순돌이고 진드기때문에 털을 박박 깎아서 작아보인다. 저 목걸이에 주소전번 이름 다 적혀있다. 노상 풀어놔서 온동네 이웃 동네까지 돌아댕기다가 자기랑 똑같이 생긴 여친 하나 만들어서 같이 댕긴다.봉덕이하고도 친하게 지내고 싶어 알짱거리다가 피봤다~ 아예 상대도 안 해주더만~ 주인이 누군지도 모르겠고 어느날 순돌이 따라 이 마을로 떠들..

산골통신 2024.05.17

계속되는 공사 2

끝날 기미가 안 보인다. 공사맡으신 분이 워낙 꼼꼼하고 철두철미하신 분이라 단 1미리의 오차도 못 봐넘긴다!!! 그러니 공사 진척이 조금씩 느려지고 천천히 간다. 그래도 다 해놓은 곳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마치 조각가가 작품을 만들듯이 공을 들이신다. 이 산골짜기 촌집에 어울리지 않는 그런 고급스러움과 깔끔함이다. 그래 한소리 했다! ”대충 해도 되는데요~ 너무 고급스러워요!!!“ 그랬더니 공사 사장님 왈~ ”이번에 하면 두 번 할 거 아니잖아요. 하자 있어서 다시 할 공사 아니게 해야죠! 한 번 할 때 깔끔하게 말끔하게 잘했다 좋다 소리가 나와야죠!!! 전 그래야 합니다!!!“ 할 소리 다 하고 할 일 다 하시니 산녀야 뭐 묵묵부답… 이대로 계속 신뢰만 안 깨지면 나중에 이 집이랑 울 엄니집 리..

산골통신 2024.05.13

계속되는 공사~

공사맡은 사장님이 척 보시고는 그러셨다! ”한 사흘하면 되겠네요~“ 지난주 금토 연속 일하고 일월화 사흘 비와서 못하고 이번주 수목금 일하고 있다. 우째된겨?! ㅎㅎ 거기다 공사 두어 개가 추가되어서 언제 끝날지 모린다!!! 이번 공사는 그간 수십여 년 살면서 숙원사업으로 꼽히던 거였다. 1. 아랫채 방구들 내려앉고 습기차서 벽체 무너질 지경인거 구들 없애고 보일러방으로 개조~ 2. 아랫채 화장실과 바깥 화장실 설치 3. 마당 수도전 동파된거 꾸역꾸역 그냥 쓰다가 이번 하는 김에 스텐수도전으로 갈아끼우기~ 4. 정짓간에서 찬바람 들어오던 곳 칸막이치기~ 5. 구 보일러실 지붕 갈아치우기~ 갈라지고 깨져서 비가 새고 급기야 뱀까지 들어와서 허물을 벗어놨더라구… 내가 말이지~ 지네랑 쥐까지는 봐준다!!! 뱀..

산골통신 2024.05.10

공사를 시작하다.

일단 봉덕이부터 격리시키고~ 찬찬히 설명을 한 다음 마당 저짝 나무에 묶어놨다. 한 며칠만 견뎌라! 잔뜩 불만스러운 표정이긴 하지만 제딴엔 이해를 했는지 가만 있더라. 우짤겨!!! 굴뚝 쪽 모퉁이 벽이 저모냥이 됐다. 저러니 지네가 들끓지… 바깥 벽만 그런 줄 알고 안쪽은 살펴보지 않았는데 안일했다. 집 앞 길에 옛 도랑이 있었는데 그걸 마을 전체 도로 포장을 할 때 하수 파이프를 묻어 물길을 뺐다고 알고 있다. 아마도 내 짐작에 그 도랑의 물길이 새어나와 집 벽을 침범한 듯 싶다. 일단 오늘 아침 7시부터 일꾼들이 와서 방바닥을 다 깨고 있다. 바닥 걷어내고 구들장 걷어내고 등등 일이 많다. 파보니 저 부분만 그렇다고… 한시름 놓겠네. 공사하는 김에 창고로 쓰고 있던 곳에 바깥 화장실 하나 실내 화장실..

산골통신 2024.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