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했는지 그게 뭔 소용이 되고 필요한 일이었는지는 모르겠고 하여간 식전과 오전 그리고 해거름에 사방 쏘댕기며 일을 했다.
낮시간에는 뭔일이 있어도 놀자~ 쉬자 하고 맘 먹었고 또 대낮의 뜨거운 햇살에 나가 일한다는건 주금이므로 안 나가는 것이 심신에 두루 이로운 일이다.
그늘에서 또 실내에서 할 일거리도 넘쳐나므로 할 일 없어서 불평할 일은 없네라~ 한겨울이면 모를까…
식전에 꽃모종 세 판 내다 심었다. 딸아이가 자꾸만 꽃씨를 가져다가 뿌리는 바람에 뭔 꽃인지도 모르고 키우고 있다. 이름표를 붙여놨는데 물에 씻겨나가버렸다. 스티커를 믿은 게 불찰~ 유성펜이나 네임펜으로 썼어야 혀…
아직도 이름모를 꽃모종판이 세 판 남았고 채송화모종도 어마무시하게 돋아나있다. 비오는 어느날 해치우기로 했다.
도라지씨앗을 실험삼아 모종판에 부어놨더니 잘났네~
본밭에 씨를 뿌리면 잘 안 나기도 하지만 풀 등쌀에 살아남지를 못하더라구~ 그래서 한번 해봤는데 반타작이지만 괜찮다.
얘도 비오는 어느날 내다 심어야지.
고사리 종근도 밭하나 만들어 심었고 도라지도 심으면 제삿날이나 명절때마다 비싼 돈 주고 살 필요가 없다. 밭 한귀퉁이에다 잘 가꿔놔야지.
일오재 꽃밭이 풀이 엉망이라 한바퀴 돌면서 낫질도 하고 손으로 쥐어뜯기도 하고 등등…
하여간 뭐든 갖다 심어야만 풀 관리도 쉽다.
일오재 이웃에 사는 순돌이네 아저씨가 매일아침마다 물을 주신단다.
그 바람에 풀들이 더 잘 자라는 듯 ㅠㅠㅠ
주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그게 낙인 분이시라…
산녀가 꽃을 자꾸 갖다 심으니 자기네는 덩달아 꽃호강을 한다고 그래서 물이라도 줘야한다고 그러시넹…
안 묶어놓고 키워서 수시로 가출하는 숫컷 개 순돌이가 어느날 데리고 온 유기견?! 암컷 개가 아예 그 집에 눌러산다.
그 바람에 묶여사는 아랫집 개가 자꾸만 짖는 바람에 오만 욕을 다 얻어먹고 산다.
제발 개 좀 묶어놓으라고 성화를 대지만 순돌이네 아저씨는 예전 복실이 때부터 개는
안 묶어놓기로 유명하다!!! 이건 두 집이 웬수지간이라 더 하다.
엿먹어라 뭐 이런 심사?! 둘이 막상막하다!!!
아래윗집에 사는 두 사람이 사이가 안 좋은건 오래됐다. 그 진상이웃은 뭐 나하고도 견원지간이라 할 말은 없는데…
그 진상이웃 왈~
윗집 복실이가 싼 똥오줌 때문에 자기네 집 지하수 수질이 안 좋다고!!!
이거 뭔 궤변이여?!!!
오늘 저 말을 듣고 허허 웃어버렸다네…
뭐 어쨌든~
심고 풀 뽑고나니 오전 시간 후딱 지나가고 낮에는 맛난거 해먹어가며 쉬고~
해거름에 나와서 봉덕이랑 산책도 하고 삽목가지 몇개 꺾어와서 꽂아놓고 등등
닭집 둘러보고 나물밭에 가서 찬거리 뜯어오고~
망할노무 고라니 시키~ 노루망을 쳐놨는데도 들어와서 또 근대만 싹뚝!!!
나도 좀 뜯어묵자고오!!!
아무래도 이웃밭을 돌아 우회해서 들어오는 듯…
얘 이름은 모른다. 대충 아이리스라는 것만 안다. 덩치가 엄청 커졌다!!!
양쪽에 노랑 꽃창포들이 아주 무더기로 번성했다. 낫들고 가서 주변 정리 좀 해줘야겠네~
마을 뒷산 솔숲너머 산밭 상당에는 해마다 식구들이 불어난다.
다만 저 연못에 사는 물고기들이 왜가리를 만나 싹 사라진 게 거시기 하구만…
고구마밭 헛고랑에 제초매트를 싹 깔아버렸다. 작년에 쓰고 걷어놓은 것을 깔았다. 한 몇년은 재활용할 수 있어 좋다.
시커매서 보기싫거나 말거나 내가 편해야 니들도 산다 이거야!!!
집 옆 밭들에는 제초매트를 다 깔았는데 먼데 밭 한 군데는 외면했다.
금화규와 옥수수밭인데 그건 나무꾼이 알아서 할기야!!!
슬슬 매실 딸 때가 다가온다.
도시장정들하고 도시 지인들이 지들 맘대로 날짜 정해서 막 통보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오던가 말던가~
바쁘면 바쁜대로 한가하면 한가한대로…
그래도 하루하루 조금씩 일거리가 줄어든다.
줄어드는게 보인다.
올해는 호미질을 덜 해보려고 나름 꾀를 쓰니까 효과는 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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