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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맞이 마을 대청소하는 날~

며칠전부터 이장방송 스피커가 막막 시끄럽다. 우리 리가 골짝마다 하나씩 들앉은 마을이 네개인데 어느 마을은 언제 했고 어느 마을은 언제 할거다 어쩌고 저쩌고 단체 사진을 찍어서 면에 제출해야하니 많이들 나와서 동참해라 뭐 그런... 새마을운동도 아니고 참내... 오늘 어김없이 아침 6시반에 이장방송~ 우리 마을 차례란다... 산녀가 몇년전 뭔 일이 있어 삐딱선을 탄 뒤로 산골 마을회관에 잘 안 나가는데 공과 사는 구분하는지라 공적인 일에는 나간다. 주로 일해야 하는 건 잘 나가고~ 그냥 모여 먹고노는 일에는 안 나가는~ ㅎㅎㅎ 청소라 하니~ 지난달인가 마을 길 청소 하지 않았나?! 뭔 청소를 또 해~ 낫을 들고가야하나 빗자루를 들고가야하나... 고민을 하다가 어차피 울집 축대 길가 풀도 좀 쳐야하니 낫을..

산골통신 2022.09.08

태풍이 지나간 자리~

밤새 안녕하셨습니까! 라는 인삿말... 오늘 아침에 가장 많이 한 말이었네~ 밤새 비바람치는 소리에 잠못들기 싫어서 낮에 일을 좀 많이 했다. 그 덕분에 푹 자긴 했는데 새벽에 창을 열어보니 창문이 뻑뻑~ 장미덩굴이 창으로 쓰러져 덮고 있더라... 비는 그럭저럭 많이 오진 않고 대신 바람이 거세어 나뭇가지들 휘청휘청~ 그래도 예전 태풍만은 못하던걸~ 워낙 함한 세상을 겪어봐서 이정도는 태풍도 아니고 그냥 바람만 부는 정도네... 잠들었던 지난밤은 어떠했는지는 모르나 하여간... 새벽 득달같이 이장님 방송~ 태풍이 지나갔으니 안심하고 아직 밖으로 나오지 말고 이따 피해상황 둘러보고 신고하라고... 느지막히 나가서 살펴보니 뭐 태풍설거지를 미리 해둔터라 크게 청소할 건 없고 박스 나부랑이들 줏어치우고 호두나..

산골통신 2022.09.06

오늘도 비요일~

태풍이 온다하여 조심 대비하라고 면에서도 문자~ 이장님도 방송~ 비는 아주 얌전히 차분차분 내리고 있다. 딱 일 못할 정도로만... 마당냥이들은 다 어데론지 겨들어가서 안 보이고 봉덕이는 흔들그네 위에 늘어지게 누워 자고 있다. 오늘도 비요일이다... 꽃무릇 상사화가 일찍 피었다. 예년엔 중순경에 핀걸로 기억하는데... 요염하고 위험하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저승화라 그랬나... 금화규 한 포기를 꽃 보려고 텃밭에 심었더니 저리 매일 아침 피어난다. 가을걷이 할 무렵에 여기저기 심어둔 것들 모조리 베어다가 말려놔야지~ 그담은 나무꾼이 알아서 해줄거고... 국화가 자꾸 자빠지길래 묶어주려고 끈을 찾다가 못 찾아서 저리 빨간 노끈으로 ㅎㅎㅎ 녹색 끈을 주문해놨으니 앞으론 눈에 잘 안 띄게 ㅎㅎ 황매화가 철을 ..

산골통신 2022.09.05

아기솔~

산골마을 뒷산에 온통 소나무다. 참나무도 제법 되지만 벌목을 많이 한지라 소나무는 보호종이고~ 그래 그런가 밭으로 솔씨들이 우수수... 날라와 싹이 터서 자라더라구~ 단풍씨앗도 날라와 자라고... 도토리도 싹이 터 자라고 있는걸 뽑아 던졌지. 뽕나무 싹은 민폐고... 언제 한번은 단풍씨 70여 그루 싹이 터 자라길래 캐다 키워서 밭둑에 심은 적도 있었지! 그걸 오며가며 눈에 띄면 캐다가 키워보기도 하는데 소나무는 캐옮기기가 참 어려워~ 또 자기 살던 흙이 아니면 못 살더라구... 올봄에 나무꾼이 밭을 갈다가 솔씨들이 일제히 싹이 튼 걸 발견하고 저걸 어쩌냐고... 관리기로 확~ 갈아버릴 수도 없고... 그걸 밭 갈다가 주저앉아 하나하나 포트에 옮겨심어갖고 왔어라... 일하다말고 갑자기 포트를 달라고 하더..

산골통신 2022.09.04

하루종일 일한 날~

뭐 그렇게 됐다. 꽃무릇이 피려고 막막 준비를... 올해는 빠르다. 보통 9월 더 들어서야 피는데... 몇년전에 꽃무릇을 상당으로 대거 캐옮겼는데 우찌하다 한 포기가 남아있었던지~ 저기서 식구를 불리며 살고 있다. 상당에도 무리지어 피기 시작했을겨~ 내일 한번 가봐야지! 얘들은 풀속에서도 꿋꿋이 잘 살아남더라! 국화 꺽꽂이 하라고 가지 몇개 가져다 준게 잘 살아붙어서 저리 키가 커졌다. 문제는 히딱게딱 자빠져서리~ 진작 어릴때 붙들어매줬어야했는데 늘 늦어그래... 그래도 안 해주면 땅을 기댕기며 필 상황이라 ㅎㅎㅎ 오늘 맘잡고 붙들어매줬다. 얘들은 아주아주 큰 국화라네~ 애기 얼굴만하다고! 글라디올라스는 가지가 시든애들은 정리해주고 괜찮은 애들은 냅두고... 바닥에 붙어 자라는 섬초롱도 그냥 냅두고~ 그..

산골통신 2022.09.03

하루해가 짧아졌다.

어느새?! 아직 여름 아니었어?! 8시 가까이 그럭저럭 밝아 일을 할 수 있었는데 언제부터인지 자꾸만 짧아져... 이젠 7시만 되어도 침침해서 밭작물들이 세밀하게 안 보인다. 배추 벌레 잡다가 이거 내 눈이 왜이리 침침한가~ 하고 고개들어 사방 둘러봤더니 해는 벌써 지고 없고... 에라 세상에~ 상당 비닐하우스 고추밭은 이제 끝장이다. 올해 고추 두번 따고 땡이다. 키는 다락같이 커서 천정까지 닿겠어~ 저리 키만 크면 꽃이 덜 오고 고추가 덜 달린다. 올해 작황은 그러하다. 노지에서 키우는 이웃들 고추는 탄저병이 와서 딸 것이 없다한다. 엄마 잃은 아기냥이 세마리는 잘 먹고 잘 논다. 똘망이 밥 주는데 막 쫓아와서 먹드라구... 그걸 똘망이는 내는 다 묵었다~ 니들 묵어라~ 이러는듯 비켜주고... 헛참~..

산골통신 2022.09.02

비... 얌...

오늘도 한 마리 골로 보냈다. 며칠전에도 한 마리~ 올해 들어 벌써 다섯마리째인지?! 마당에 고양이들이 열마리 가까이 돌아댕겨도 소용이 없네~ 아 물론 냥이들이 뱀을 잡아서 갖고 놀거나 뜯어먹더마는~ 첨엔 밖에서 잡아갖고 와서 먹는 줄 알고 볼때마다 혼냈는데~ 저짝가서 묵으라고~ 산녀한테는 안 나눠줘도 된다고~ 뭐 갸들이 알아듣나 뭐~ 우이독경 마이동풍인기라~ 저번엔 봉덕이가 두 마리 잡았고~ 개든 고양이든 희한한게 죽이진 않고 갖고 놀더라고... 뱀도 도망 안 가고 맞대거리하면서 실갱이하고 있는걸 산녀가 괭이 들고 쫓아가서 작살냈지마는... 저짝 개나리덤불 아래에 벌써 뱀을 몇 마리나 던져버렸는지 원~ 비가 그치고 햇살이 나니 이놈들이 몸 말리려고 기어나왔다가 눈에 띄는겨~ 이런 날 특히 조심해야혀!!..

산골통신 2022.09.01

계속 비요일~

비 오기 하루 전 찍은 사진들이다. 장대낫으로 풀 작살내면서 오르내리는데 저 묘소가 눈에 띄어... 동네 이웃집 선산인데 해마다는 아니고 몇년에 한번씩 어쩌다 저렇게 무릇꽃이 피어난다. 일부러 심은 양... 심어도 저리 잘 피지는 않겠다 싶을 정도로... 보랏빛꽃으로 가득한 묘라니... 아쉬람터 연못까지 풀산을 만들면서 길을 뚫은 기념으로다~ 연못에 사는 수십마리 잉어와 붕어들에게 먹이를 듬뿍 뿌려줬다. 어느날 갑자기 도시 지인이 자기네 마당 연못에 사는 애들을 모조리 잡아다 여기다 방생한 거다. 이쁘긴 하다마는... 물이 맑지가 않아서 잘 안 보여~ 저리 먹이를 줄때 보이는 정도... 언덕밭 풀 치다가 무지막지한 산녀가 엄한 수세미 줄기를 쳐버리는 바람에 덜익은 수세미 몇개 갖고왔었다. 잘라다 끓는 물..

산골통신 2022.08.31

마당 방티연못에...

연화분 열한개 중 세 개를 마당 방티연못으로 옮기고 나머지 8개를 일오재 앞마당으로 옮겼었다. 젊은 장정 둘 늙은 장정 둘씩이나 있길래 이 기회를 놓칠 수가 없어서 그 귀한 일손들을 자알 활용했었지!!! 연은 그 살고있는 면적만큼만 자란다고 하더니 그 말이 딱 맞다! 기존의 작은 화분은 연화분이 열한개였어도 꽃 두세 송이 핀 것이 다였다. 거름이 부족한 것도 아니었고 다만 그 화분 크기가... 올봄 마당 방티연못으로 화분 하나를 들어다 심었지! 세배 정도 커~ 그래 그런가... 잎 크기가 다르더만~ 그러더니 올해 꽃 네 송이가 한 곳에서 올라와 피더라구!!! 비슷한 크기로 옮긴 백련은 안 피고 몸살을 하고... 그 옆에 그냥 갖다 놓은 기존의 화분도 하나도 안 피고~ 그렇게 큰 곳으로 옮긴 연만 네 송이..

산골통신 2022.08.30

풀하고 한판 맞장을 뜨다 3

어제에 이어 풀하고 한판 또 시작하다... 일단 길부터 뚫어야 해서 이짝 저짝 귀퉁이부터 쳐나갔다. 울타리 바깥만 치면서 앞으로 앞으로... 할 수 있는 것만 하고 나머지는 예초기가 들어와야지! 길만 뚫어도 숨통이 트이더라~ 저 밭에 풀을 안 메줬느냐?! 그건 아녀... 해줬지... 참 열심히 온 봄내 7월까지 하다가 8월 한달 손을 못 댄 결과가 저리 된거지... 바랭이 쳐들어오면 감당 불감당이여~ 오죽했으면 바랭이 융단폭격이라 이름하겠냐구... 장대낫을 가지고 종횡무진 쳐들어갔다. 그리고 길만 뚫었다... 연못까지 이제는 들어갈 수 있다. 내려오다가 일오재 축대 주변 풀들을 쳤다. 무성하니 길을 덮어서 좀 보기 싫었는데 이웃 하나가 예초기 든 김에 좀 쳐준 모양이라... 그래 그 뒷정리를 말끔히 해버..

산골통신 2022.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