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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콩잎이래...

콩밭에 올라가서 콩잎 한 푸대 따모았다. 언제 하나하나 따노~ 감질나서 막 훑어 땄다. 콩잎 장아찌 좋아하는 식구들 언제 담느냐고 학수고대 중이라... 단풍이 들어야지 노랗게 들어야 딸 수 있어. 콩밭에 가봐도 노랗게 든 애들은 별로 없고 갈색으로 물들어가더만... 노란 애들만 골라서 따자니 양이 얼마 안되고 해서 퍼런 애들도 같이 땄다. 아직 시일이 더 있으니까 가을이 깊어가면 그때 또 따더라도~ 우선 사람 입이 급하니 우선 이거라도 해보자구! 참 옛날분들은 별거 다 드셨네~ 얼마나 먹을게 없었으면 저 억신 콩잎도 장아찌를 담을 생각을 했을꺼나~ 초근목피로 산 세월도 있었으니 콩잎은 고급 재료였나?! 한국인이 못 먹는 건 없다더라. 한국인은 일단 먹어보고 또 독이 있는 것도 먹을 수 있게끔 어떤 수단을..

산골통신 2022.10.11

수세미를 만들자~

수세미로 수세미를 만들자! 올해 수세미 씨앗을 보내주신 님 덕분에 수세미 농사가 대풍! 작은아이가 수세미를 보고 입이 합지막하게 벌어져~ 가을엔 꼭 수세미로 수세미를 만들어야 한다고!!! 늦여름에 맘이 급해서 덜 여문 수세미로 힌번 만들어봤는데 약 2프로 부족한 연한 수세미가 되었더라는~ 해서 꼭 다 익걸랑 다시 해보자 맘 먹고 수세미 익기만을 기다렸네~ 뭐 아직도 완전히 익은 것 같지는 않으니 그래도 해봄직하다 싶어 두 바구니 따갖고 왔다. 와~ 워낙 단단해서 칼로 자르기가 버겁더라! 기술을 써서 요래조래 잘 잘라야 한다는~ 저 씨앗 꺼내는 일이 장난 아니라는~ 잘 데친 다음 조물조물 주물주물 씨앗을 잘 발라내야한다. 안 그러면 설거지하다 씨앗 튀어나오는 사태 발어지겠어! 한데아궁이 불 피우고 물 끓여..

산골통신 2022.10.10

가을비 추적추적~

이 비 그치면 겨울 성큼이겠다! 아침나절 옷 단디 껴입고 일하러 갔다. 빗방울 한두 방울 떨어지는데 그래도 들깨 베기 마무리는 해야하지않나싶어서... 낫을 잘 갈아갖고 들깨 베기 시작~ 아직 푸르딩딩한 애들도 좀 있는데 까이꺼 언제 니들만 냅두고 하냐 다 베자~ 총 10고랑 하나둘 하다보니 그작저작 해치웠네~ 비는 좀더 뿌리는듯하고 옷이 많이 젖을 정도는 아니라 그냥 비맞으며 일했다. 반은 풀을 메주고 반은 구찮아서 냅뒀더니만 풀 속에서 들깨 일병구하기였다나 ㅎㅎㅎ 지난 태풍에 이리저리 자빠져서 그대로 자라는 바람에 베느라 좀 애먹었다. 오가는 길에 로드킬 당한 유혈목이 한 마리~ 죽은지 꽤 되는 모양인데 참 사람들 하고는 좀 치우지... 그 위로 차가 다니면 그거 보기 좋나그래... 낫으로 척 걸어갖고..

산골통신 2022.10.09

예전 칸나 이야기

오래전... 워낙 기억력이 난장판이라 대충 뭐 까이꺼| 칸나를 키울적 이야기다. 달랑 구근 세알을 심었는데 저리 커져버렸다는... 몇년전 겨울에 가버린 칸나가 쟤보다 훨 더 컸다는... 그 아이 사진이 아무리 찾아도 없네그랴... 그때는 폰사정이 안 좋았나~ 디카 시절이었나?! 얘들이 저 위의 칸나 새싹이다. 얘를 지인네 마당에다 심었더니 저래 되었어. 대단했었지~ 예전 도시 살적에 도시집 옥상에다 저리 벌려놨었더랬다. 뭐한다고 저래 화분들을 낑낑거리고 가져다 올리고 흙 올리고... 뭐든 있는대로 키웠던 때였다. 나중에 쟈들을 옮기느라고 개고생했었지... 저리 키웠던 칸나 구근을 여기 산골로 가져오려고 캐는데... 오메~ 잡것~ 죽는줄 알았지! 호미로 대충 가볍게 시작을 했다가 삽을 동원하고 아주 온힘을..

산골통신 2022.10.07

그저 그런날...

비가 오는듯 안 오는듯 딱 일하기 귀찮을 정도로 오더라. 오늘 마저 들깨를 벨까 말까 둘러보는데 아직 푸르딩딩햐... 그래 망설이다 말았는데 그새 산골 이웃들은 싸그리 베었더라고~ 세상에 참 빠르고 부지런하고 참 어지간들하셔... 그집 들깨들은 노래서 벨만했지만 우린 아직 시퍼런데... 내일 들에 나가서 좀 물어봐야겠다. 그래도 베어야 하는지! 얼치기가 어데 할 수 있나~ 모르면 무조건 물어야 하는겨!!! 지금 이 글 치는 동안 동산에 달 떠오는 정경이다. 구름 사이사이 언뜻언뜻 보이는 정도라 그리 환하지는 않는데 저 산 너머에서부터 빛을 비추며 넘어오는 모습은 은근 봐줄만 하다! 마당에 서서 서산에 해떨어지고 동산에 달떠오는 정경을 볼 수 있다니 이건 참 복받은겨! 아침나절 화분에 심겨진 붓꽃들이랑 국..

산골통신 2022.10.07

들깨 베기~

이른 아침 늘 하는 일과대로 마당 한 바퀴 텃밭 한 바퀴 닭집으로 올라가면서 둘레둘레 밭 살펴보고... 닭모이 주고 밤새 별탈 없었는지 닭마리 수 세어보고... 둥지에서 알품는 암탉 모이 따로 주고... 그러다 먼데 이웃들 들깨 배는 모습을 발견... 아하! 시작하는구나! 아직 푸른 들깨는 냅두고 누렇게 낙엽진 들깨들만 미리 베어 눕히는구나... 옳다 됐다! 오늘 할 일 당첨! 산녀는 아직도 얼치기 농사꾼이라 때를 잘 못 맞춘다! 그래서 산골 이웃들 하는거 열심히 컨닝씩이나 해가면서 일을 한다. 이 산골 이웃들은 타지역에 비해 일하는 속도가 유난히 빠르고 부지런해서 그분들 일하면 이어서 해도 결코 늦지 않다는 것!!! 이 산골 아지매들은 선수 중의 선수들이고 아주 프로여!!! 그건 참으로 행운이여~ 들깨..

산골통신 2022.10.06

노각오이지를 이리 많이해서~

노각오이지를 이리 많이해서 다 우짜지?! 그러면서도 꾸역꾸역 오이를 씻고 자르고 씨를 파내고 또 씻어건져 항아리에 차곡차곡 소금설탕 버무려 넣었다... 나무꾼에게 말했더니 "나누면 되지!" "누구한테?" "많아!" 흠... 나무꾼은 그런 사람이다! 늘 그러했다. 어쨌든 항아리 그득 노각오이가 들어찼고 절여지는대로 뒤집고 또 뒤집어가며 눌러놓으면 된다. 그뒤 김치냉장고에 저장하면 오래간다는데... 아마도 그전에 다 없어질듯~ 한구루마 실어왔다. 저걸 다 어쩌냐 싶어 엄두를 못내고 있다가 오늘 뭐가되었던 버리지 않을거면 해야하니까~ 반으로 쪼개고 그 안을 숫가락으로 파내고~ 내년에 씨할 애들 몇개만 따로 내놓고~ 제법 되는구만~ 씻어건져서 엎어놓았다. 물기 빠지라고~ 작년 겨울에 동치미 담았던 항아리를 꺼내..

산골통신 2022.10.05

나물밭 풀뽑기는~

오늘은 상당 산밭에 가서 편백나무 주변 풀을 쳐주기로 맘을 먹었더랬지. 헌데 봉당에 나선 즉시~ 맘이 변했다! 하이고 추버라~ 다시 겨들어가 옷 하나 더 껴입고 나서야했다나... 뭔 날씨가 역시나네~ 가을비는 한번 올때마다 추워지거든! 닭집에 가서 밤새 안녕하냐고~ 두루 살핀 뒤에 텃밭으로 그냥 보고 지나치다가!!! 아뉘! 그 비 좀 왔다고 풀이 풀이~ 저래 잘 자랐냐?! 무 배추 잘 자랐다고 좋아했더만!!! 양동이를 들고가서 뽑은 풀들은 닭집에 던져줬다. 갖고 놀라고~ 무밭이야 뭐~ 산중의 고라니님께서 초장에 잘 잡수셔서리~ 군데군데 텅텅 비었지. 그 사이사이에 시금치씨앗을 뿌렸는데 우째 싹이 안 트냐아... 가뭄에 콩나듯 여기저기 쑥... 다시 씨앗봉지를 열어 더 묻었다! 똘망이가 가끔 들러서 서로 ..

산골통신 2022.10.05

일하는 방식~

산녀 일하는 방식은 두서가 없다. 오늘 아침까지 비가 막 퍼붓대... 그래서 오늘은 일 못하고 그냥 집에서 구들장져야겠구나~ 그러면서 읽을 책 두 권을 꺼내놨다. 지중해세계사와 우유의역사 은근 잼나더라구... 전에는 책 읽는 습관이 후다닥 읽고 다시 정독하는 편인데 이젠 한번에 많이 못 읽겠더라고... 그냥 짬짬이 눈에 띄는 곳에 책을 두고 조금씩 읽는 형편이여. 그리고 잠들기 전에 자장가삼아 수면제삼아 좀 읽고... 그러던 중 오전에 비가 그치고 하늘이 말갛게 되어가더만~ 그래서 쭐레쭐레 여기저기 쏘댕기다가 눈에 띄는 일 몇가지 하고 왔다. 닭집에 들러 모이 챙겨주고 알 낳은거 꺼내오고 단감나무 손 닿는 가지 단감 몇개 후식으로 먹을겸 따고~ 두루두루 텃밭에 나물들 잘 자라는지 살펴도 보고~ 이번 비는..

산골통신 2022.10.04

일을 안 하면...

하루라도 일을 안 하면 뭐처럼 가시가 돋는 것도 아닌데~ 매일매일 뭔가 일을 찾아서라도 해야한다. 가끔 변덕이 나서 널브러질 때도 있지만~ 그건 그나름 이유같지 않은 이유가 있고... 언젠가 아기소나무 252그루를 좀더 큰 포트에 이식한 적이 있었다. 오며가며 무심히 딜다보고 가곤 하는데 어느날 유심히 보니 뭔넘의 풀이 저리 무성하댜?!?! 그 쪼만한 포트 안에 바글바글일세~ 그냥 보고 지나치려던게 그만 주저앉아 하나하나 풀을 뽑게 되었네. 누렇게 말라죽은 놈도 열댓개 골라내고... 소나무는 옮겨심기가 아주 까탈시런 친구다. 그래서 첨부터 포트에 심으면 나중 본자리에 이식하기가 좋지. 마당은 가을 초입이다. 부지깽이나물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법부채 씨앗이 무지막지 맺히고~ 늦은 채송화가 피어나고~ 꽃무릇잎..

산골통신 2022.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