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밭에 올라가서 콩잎 한 푸대 따모았다.
언제 하나하나 따노~ 감질나서 막 훑어 땄다.
콩잎 장아찌 좋아하는 식구들 언제 담느냐고 학수고대 중이라...
단풍이 들어야지 노랗게 들어야 딸 수 있어.
콩밭에 가봐도 노랗게 든 애들은 별로 없고 갈색으로 물들어가더만...
노란 애들만 골라서 따자니 양이 얼마 안되고 해서 퍼런 애들도 같이 땄다.
아직 시일이 더 있으니까 가을이 깊어가면 그때 또 따더라도~
우선 사람 입이 급하니 우선 이거라도 해보자구!
참 옛날분들은 별거 다 드셨네~
얼마나 먹을게 없었으면 저 억신 콩잎도 장아찌를 담을 생각을 했을꺼나~
초근목피로 산 세월도 있었으니 콩잎은 고급 재료였나?!
한국인이 못 먹는 건 없다더라. 한국인은 일단 먹어보고 또 독이 있는 것도 먹을 수 있게끔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먹는단다.한국인이 안 먹는 건 그건 진짜 못 먹는거라고...
어디 어떤 나라에서는 일년에 한두 번은 산에서 산야초를 뜯어먹고 응급실에 실려오는 환자가 있는데 보면 한국인이라고!!!
그리고 유럽에선 산과 들에서 특히 공원에서 식물 훼손하지 말라고...
영국에선 명이나물을 대대적으로 뜯어갔다고 뉴스까지 나온 적이 있었단다.
고사리 명이나물 베리류 뭐 이런 것들을 주로 채취한다고...
해외교포들 사이에선 어디어디 무슨 나물이 있다고 서로 공유한다던데~
대단한 한국인들이다!
콩잎을 뜯으면서 그런 생각이 났다.
한국인이 못 먹는건 진짜 없구나!
아직 퍼래서 좀더 기다려야겠다.
찬바람 불고 서리 내리면 노랗게 될거야!
소금물 짭짤하게 만들어서 소금 켜켜이 뿌려넣고 그 위에 들이부었다.
찰박찰박 잠기도록 누르고 그 위에 물담은 김치통 올려두었다.
작은 항아리 하나 담았으니 꽤 되겠지.
그 항아리가 금이 가서 물이 새길래 은박지 테이프를 붙였다.
항아리 땜빵은 이 테이프가 제일이더라마는~ 하도 오래된 항아리라 혹시 몰라 김장용 비닐봉투에 담아 넣었다. 그러면 소금물도 골고루 가고 잘 절여져서 좋긴 햐!
항아리를 하나 장만해야겠네... 집에 있는건 죄다 거의 유물급 골동품이여!
한달 정도 삭혀야 한다고 했더니 식구들이 그리 오래 걸리냐고...
당장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나벼!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기둘렷!
아쉬람터 연못에 새로운 생명들이 우르르...
바글바글 난리가 났다.
잉어들인지 붕어들인지 알을 억수로 많이 깠나벼!!!
이거 연못이 감당할 수 있으려나...
도시 지인집 작은 연못에서 살다가 서른마리쯤 울집으로 귀양보냈는데~
이유인즉슨 일주일에 한번 세멘으로 된 인공 연못 바닥을 물을 빼고 청소를 해야하는데 그댁 사모님이 청소하시다가 미끄러져 다치시는 바람에...
갑자기 이 산골짝 웅덩이?! 연못으로 보내진...
어제 날씨와 오늘 날씨가 천지 차이다.
아침나절엔 참 춥더라~
겹겹이 옷을 입고 나가 일하다가 하나씩 허물 벗듯이...
오늘같은 하늘이면 참 좋겠다!
한 열흘 비소식이 없다하니 맘놓고 바깥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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