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잡다구리 일 찾아하기

산골통신 2022. 10. 12. 19:54

아침 나절에 회화나무랑 서부해당화 두 그루를 황매화 울타리 앞으로 파옮기고 그 옆에 구와꼬리풀을 밑빠진 항아리에 심어 땅에 묻었다.
언제고 저기를 뭔 나무든지 심어서 휑하니 뚫린 마당 앞을 가렸으면 했었다.

마침 화분정리하다가 회화나무 한 그루가 덜렁 남아있길래 그놈 데리고 어따 심나 집 안팍을 뱅뱅 돌다가 낙점!
원래는 이 일을 하려고 한게 아니라 늘상 하는 일과대로 여기저기 한바퀴 돌다가
며칠전 마당 화분들을 비닐하우스 안으로 대거 옮겨놓고 정리를 안 한게 생각나서 주섬주섬 이것저것 손대다가 일이 커진거지 뭐~

첨에는 붓꽃화분들을 텃밭 가장자리로 옮겨심다가 이런저런 허브 화분들도 빈자리 찾아 심고 디기탈리스가 몇포기 포트에 자라있길래 그놈들 내다 심고 등등
이제 남은건 어린 묘목들하고 포트에 자라고 있는 애들뿐이다.
이렇게라도 하나하나 정리해서 치워야지. 화분들이 넘 많아... 그리고 일일이 분갈이는 못햐... 그냥 어디든 내다심어야지.

그러다가 구와꼬리풀을 옮겨심을 곳을 봐뒀는데 마당냥이들이 가만 안 놔둘것 같더라고...
해서 저짝 마당 구석에 밑빠진 항아리들이 좀 있는데 그놈 하나 들고와서 땅파서 반을 파묻고 항아리에 구와꼬리풀을 심었다.
얘는 축축 늘어지는 애니까 좀 높아야 하더라고!
그러다가 그 옆이 왠지 허전해서 회화나무를 갖다 심었지 뭐~
간격이 좀 애매해서 서부해당화를 파옮기고 등등~
삽질은 억수로 했는데 일한 표가 안 나는 뭐 그런 일들...

마당냥이 중 제일 덩치가 큰 뚠뚠이가 갑자기 왜옹 와웅 소리를 치며 난리를 치길래 가보니 똘망이가 집으로 들어오려고 하고 그걸 뚠뚠이가 생야단을 치면서 못 들어오게 경계를 하는겨! 봉덕이도 뭔 난리났다고 컹컹 짓고 부산을 떨어대고~

그걸 산녀가 긴 괭이 하나 들고 쫓아가서 뚠뚠이를 혼냈네!
야! 이놈이~ 똘망이가 원래 여기 쥔이여! 잠깐 집나간 사이에 이리 처지가 바뀌어서 글치!!!
가만 냅둬~ 집 한바퀴 돌면서 두놈 싸우는거 뜯어말렸네!

그러다가 보게 된 산녀네 집 정경~
통 집하고 밭에만 댕기니까 이짝에서 집을 본 건 참 오랜만이라...  나름 숲속이구만~
이제 저 황매화덤불 안쪽에 심은 나무 세 그루가 잘 자라면 완전 숲속 되겠으!!!

축대 위에 절로 씨가 날라와 자라는 산국! 여기저기 산국 천지더라~

저건 봉덕이가 아주 애정하는 사골 뼈다귀다!
꼭 저 자리에 두고 가끔 생각날떼마다 물어뜯곤한다.
치워도 나중 보면 저 자리에 도로 갖다놓더만... 그래서 그냥 냅둔다! 언제적 뼈다귀여~

상당 피라칸타 열매가 아주 많이 붉다!
근데 열매 감상 이전에 저 풀들 좀 보소~
나무꾼이 어데 가고 없는 사이에 아주 참 잘 자랐으요...
나무꾼 보여주려고 사진을 찍었다네...
이 가을이 가기 전에 올해가 가기 전에 저 풀 좀 어찌 해주소...

단감을 땄다. 한 10개 남겨두고~  따놔봤자 다 못 먹으니 이거 먼저 먹고 또 따묵으려고...
단감 홍시된거는 별로 맛이  없더라고 그래서 닭한테 던져줬다.

암탉 한놈이 호시탐탐 알을 품으려고 둥지를 차지하고 안 나와...
그래 한 사흘 산녀하고 실갱이 하다가... 들앉아있으면 꽁지를 들어 내던지거든...
그러면 또 들어앉아있고... 고집이 참 세~

그래서 사나흘 낳은 알들을 모아놨다가 넣어줬더니 쳐다도 안 보네?!
흠... 니 그래봐라~
이따 저녁에 가보니 저래 품고 앉았네 ㅎㅎ
그럼 그렇지! 사람 볼때는 딴청을 하다가 슬금슬금 슬쩍슬쩍 알을 끌어간겨... ㅎㅎ 닭 소갈머리가 그렇다...

그래서 암탉 두 마리가 알 열개 열세개 이렇게 품고 들어앉았다.
먼저 품은 암탉은 다음주에 병아리가 나올거고 이번에 품은 애는 11월 첫주나 되어야 나오겠네!
이런 병아리를 서리배라고 그러더라. 서리 내릴 때 깠다고.
닭을 안 키우려고 했더니 지들이 아주 위기의식을 느꼈는지 봄부터 마구마구 까대는데 참말이지 못 말린다.
품는다고 다 까여지는 것도 아니고 깠다고 해서 병아리들이 다 사는 것도 아니고~ 뭐 그렇다.

 

상당에 살고있는 꽃무릇 구근을 한푸대 파왔다.

집마당 그늘진 곳에 구석구석 묻어놓으려고~ 그늘진 곳이라고 풀들이 안 자라는 게 아니더라구...

그래서 그늘에서 잘 자라는 맥문동이랑 꽃무릇을 캐다가 심을 계획이다.

그걸 오늘 내일 하려고~

 

산골이웃들은 논벼 수확에 한창이다. 저 아래 보뜰논에서 콤바인 소리가 하루종일 난다.

우리 논은 언제 하려나 모르겠지만 미리 부탁해놨으니 언제고 해주겠지!

나락을 두 톤백만 집으로 가져오고 나머지는 큰 방앗간으로 갖다주라했다. 

정부수매 나락도 미리 부탁해놨으니 이제 손갈 일은 없네... 

그래서 논농사는 사람이 하는게 아니고 기계가 다 하는 거라고 그러더라구...

이제 논이 슬슬 비어가겠구나~ 그러면 겨울이지 뭐...

가을 왔나 싶은데 겨울로 후다닥~ 줄달음질 치는 그런 짧은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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