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찬히 하나씩 하나씩 해치우는겨!
산녀 특기가 사부작 사부작~ 조용조용 처리하는 거잖여...
아쉬람터밭 들깨를 배어눞힌지 여러날~
이웃들 일하는 거 컨닝해가며 그네들이 하면 잽싸게 따라하는데 도가 터부렀다!
어제그제 앞집 아지매 들깨 터시더라고~
그래 우리도 이밭 저밭에 널부러져있는 들깨들을 주서모아놨지.
들깻단은 이른 아침 찬이슬이 마르기 전에 만져야혀!
안 그러면 다 뛰나가~
촉촉하게 젖어있을때 만지면 가만히 깨알들이 꼬투리 안에 들앉아있어서 아주 좋아.
큰 천막 두 개를 밭에 펼쳐놓고 낫 하나 들고 밭고랑 사이사이 댕기면서 들깻단을 한아름씩 들고 날랐다.
들깨대궁 절단된 면에 걸리거나 찔리거나 밟으면 아주 낭패여! 엄청 아프다구!!! 그러다 자칫 자빠지기라도 혀봐~ 난리난다구! 해서 아주 조심조심 발밑을 잘 보고 댕겨야 혀~
서리가 하얗게 내려앉았다. 그러고보니 이번주 일요일이 상강이더라~ 양지바른 곳 호박덤불은 초록초록한데 음지쪽은 완전 쭈구리됐던걸~
들깨타작하려면 들깨 까불 체 하나랑 작대기 가벼운 놈으로 하나 다라이 하나 자루 하나 작업방석 하나 글케 필요하다.
아예 다 갖다놓고 시작했다.
천막 두 개가 그득찼다. 낫으로 이리저리 잘 마르게 널어두고
하루 바짝 더 말려서 내일 식전에 털어야겠다.
왜냐하면 밑부분이 덜 말라 축축한 부분이 있고 또 대낮에 털면 잎도 우수수 떨어져서 좀 그랴~ 일거리가 늘어나거든.
식전에 털면 깨알만 털어져나오니까 일하기도 수월하고 좋지!
언덕밭 두 고랑 심은 들깻단도 마당으로 끌고와서 천막에 펴널었다.
아기냥이들이 제법 커서 장난질이 심하다.
오늘낼은 들깨향에 파묻히겠네~ 들깨가 허브라더니 진짜 그러네...
연일 비가 안 오고 햇살이 좋으니 배추밭에 진딧물이 끼기 시작한다.
가물면 진딧물 장마지면 탄저병이나 무름병~
뭐하나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이번주 다음주 중에 들깨와 고구마밭 정리를 하고
콩은 좀더 있어야겠네...
이웃들밭은 노르스름하니 단풍이 들었는데 왜 우리 콩밭은 아직도 푸르딩딩한겨!
들깨도 그러더니 콩도 그러네~
이웃들 마당엔 뭐든 널어져있다. 이런저런 곡식들 거둬서 말리느라 한창이다... 오늘은 이거 내일은 저거 매일매일 다르다.
참 부지런들하셔! 저 분들 일하는 거 따라하다 가랭이 찢어지겠어! 일찌감치 맘 접고 안 할란다~
요놈이 내 작업방석 위에 올라앉아 안 내놓는다.
저 방석이 아주 요긴해서 여기저기 일하는 공간에 놓아두고 쓰는데 그 위에 저리 올라앉아있더라.
이놈이 좋은 건 알아갖구...
왜 화분 안에 그리 들앉아있는겨?!
꼭 보면 지가 꽃인양 나무인양 저러고 있드라구!
제법 컸다. 산녀가 밥 주는 착한 큰 고양이라고 대하는게 다르더라. 며칠전엔 새끼뱀 한 마리 잡아다 놨던데 그거 선물이냐?! 담부턴 안 갖고와도 되니께 니들 다 묵어~ 딴데 가서!!!
제발 발 밑에 갖다 놓지 말라구우!!!
아 그리고 다 먹고 치우던가!!! 쥐도 이따만한 놈을 잡아갖고 보란듯이 한가운데 내버려두면 놀래냐 안 놀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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