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세미로 수세미를 만들자!
올해 수세미 씨앗을 보내주신 님 덕분에 수세미 농사가 대풍!
작은아이가 수세미를 보고 입이 합지막하게 벌어져~
가을엔 꼭 수세미로 수세미를 만들어야 한다고!!!
늦여름에 맘이 급해서 덜 여문 수세미로 힌번 만들어봤는데 약 2프로 부족한 연한 수세미가 되었더라는~
해서 꼭 다 익걸랑 다시 해보자 맘 먹고 수세미 익기만을 기다렸네~
뭐 아직도 완전히 익은 것 같지는 않으니 그래도 해봄직하다 싶어 두 바구니 따갖고 왔다.
와~ 워낙 단단해서 칼로 자르기가 버겁더라!
기술을 써서 요래조래 잘 잘라야 한다는~
저 씨앗 꺼내는 일이 장난 아니라는~ 잘 데친 다음 조물조물 주물주물 씨앗을 잘 발라내야한다.
안 그러면 설거지하다 씨앗 튀어나오는 사태 발어지겠어!
한데아궁이 불 피우고 물 끓여서 자른 수세미를 넣고 약 25분 정도 데쳐냈다. 껍질을 쉽게 벗기려면 그래야 한다고!
짜잔!!!
이제 연한 수세미가 아니라 억신 수세미 탄생!
이제 저걸 잘 말리면 된다구~
쟤가 인기가 좋아서 이역만리까지 뱅기타고 가야혀~
여기저기 다 나눌 것들이다.
우리 쓸 건 또 따와서 만들지 뭐~
덜 익었을때는 과육이 좀 있고 부들부들 연해서 이거 수세미 노릇 할 수 있겠나 싶었는데
다 익은 수세미로 해보니 와우! 이거 진짜 까실까칠 수세미일세!!!
오늘 하루 날씨가 사계절을 왔다리갔다리했다.
아침나절엔 청명하니 바람이 불어제꼈고
그 바람에 중문이 열려 봉덕이 가출사건~
그놈 찾아오느라 동네 한바퀴 돌았다는...
오후 들어서 구름이 와글와글 모여들더니 그새 비가 와자자 뿌려대고...
햇살이 비췄다 말았다 비가 왔다 그쳤다를 수시로 반복을 해대니 정신을 못 차리겠더라...
그래도 꿋꿋이 수세미를 따서 만들고 단풍콩잎도 두 바구니 따서 씻어 건져놓고...
일은 다 했다.
내일 단풍콩잎 마저 따서 항아리에 소금물해서 삭혀놔야지!
단풍콩잎 때문에 콩농사 지었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