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가을비 추적추적~

산골통신 2022. 10. 9. 20:43

이 비 그치면 겨울 성큼이겠다!

아침나절 옷 단디 껴입고 일하러 갔다.
빗방울 한두 방울 떨어지는데 그래도 들깨 베기 마무리는 해야하지않나싶어서...

낫을 잘 갈아갖고 들깨 베기 시작~
아직 푸르딩딩한 애들도 좀 있는데 까이꺼 언제 니들만 냅두고 하냐 다 베자~
총 10고랑 하나둘 하다보니 그작저작 해치웠네~
비는 좀더 뿌리는듯하고 옷이 많이 젖을 정도는 아니라 그냥 비맞으며 일했다.


반은 풀을 메주고 반은 구찮아서 냅뒀더니만 풀 속에서 들깨 일병구하기였다나 ㅎㅎㅎ
지난 태풍에 이리저리 자빠져서 그대로 자라는 바람에 베느라 좀 애먹었다.

오가는 길에 로드킬 당한 유혈목이 한 마리~ 죽은지 꽤 되는 모양인데 참 사람들 하고는 좀 치우지...
그 위로 차가 다니면 그거 보기 좋나그래...
낫으로 척 걸어갖고 저짝 풀섶에 던져버렸다.

하루죙일 비가 추적거려서 오후 일은 아무것도 못하고 쉬었다.

어제는
하루죙일 마당에서 살았다.
마당에 있는 화분들 싹 정리해서 비닐하우스 안으로 옮기고 또 심을 수 있는 애들은 마당가에 심고
봉당에 날나리 둔 화분들도 풀을 뽑아주고 정리해서들여야 할 건 들이고 마당에 심을 건 여기저기 심어뒀다.
국화랑 아스타랑 수국이랑 은방울꽃이랑 과꽃이랑 등등 화분에서 자라던 아이들을 목련나무 아래로 화단을 대충 만들어 옮겨 심었다.
그곳이 남향이라 꽃들 살기는 참 좋거든~

마루 문을 열면 바로 앞에 옥잠화가 살고 있었는데 갸가 지난 겨울에 많이 죽었더라.
이유인즉 지난 겨우내내 거름되라고 나물 삶은 물을 부어줬거든... 그게 득이 안되고 독이 되었나벼!
옥잠화가 반토막이 났으...
그래 그 자리가 허전해져서 로즈마리 세 포기랑 앵초 두 포기를 갖다 심었다.
오며가며 향내 나라고~
옥잠화 향이 은근해서 꽤 괜찮았는데 산녀의 판단미숙으로 밀려나버렸어 ㅎㅎㅎ

울타리 삼아 줄줄이 심은 황매화 덤불 앞에 약 1미터 정도 화단을 길게 조성을 해서 그곳에 또 뭔가를 심을 계획이다.
뭐 그건 내년 봄일이니까 머리속에 구상만 좀 해두자.

농사일을 줄이니 하릴없는 심신이 참으로 심심해서...
엄한 마당을 막 들쑤시고 있는 형편이다...

낫들고 가위들고 시들은 꽃대궁들 마구마구 쳐내서 버리고 여기저기 막 화분 엎어서 심고하니 하루해가 홀딱 지더라.
어젯밤에 잠은 참 잘 잤다나~

이 비 그치고나면 들깨밭 마저 처리하고 고구마 캐고 토란 캐고 그러고 나면 한동안 또 일이 없다...

모과가 우수수 떨어지는데... 저거 아무도 안 줍고 안 먹는다.
해마다 모과주 모과차 등등 만들어봤지만 만드느라 팔만 억수로 아프고 아무도 안 먹어...
그래서 올해는 걍 내빌라둔다. 떨어지든 말든~
발에 채이면 툭 차고...

모과나무 저짝으로 아침나절 말고는 노상 그늘이 지는 곳인데 뭐라도 심을까 싶어도 딱히 그늘에서 자라는 애들이 맥문동 말고는 안 떠올라...
그래서 맥문동이라도 갖다 심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꽃무릇이 딱 생각이 나네!
얘가 꽃피는 기간은 짧아도 가을에 잎이 돋아서 겨우내 있고 봄에 사그라드니까... 그리고 다른 꽃들 피는데 걸리적거리지 않고...
당첨!
이 비 그치고 나서 할 일거리 하나 장만했다!
상당 산밭에 있는 꽃무릇을 좀 캐서 옮겨심고 맥문동도 군데군데 옮겨심고 옥잠화도 은근 그늘에서 잘 자라더만...
그러면 꽤 괜찮겠네~
버려진 공간이라 좀 그랬는데 잘되었다!

명자나무도 오래되어 너무 울창하니 강전지해서 작게 키우고~
그 주변으로도 뭔가를 자꾸 자꾸 심자!!!
심고 또 심으면 뭐가 되것지!!!

이상은 가을비 오고 할 일 없어 아주아주 심심해서 비 그치면 할 일을 주절거려 본 거임..
하이고 하릴없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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