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아기솔~

산골통신 2022. 9. 4. 20:00

산골마을 뒷산에 온통 소나무다. 참나무도 제법 되지만 벌목을 많이 한지라 소나무는 보호종이고~
그래 그런가 밭으로 솔씨들이 우수수... 날라와 싹이 터서 자라더라구~
단풍씨앗도 날라와 자라고... 도토리도 싹이 터 자라고 있는걸 뽑아 던졌지. 뽕나무 싹은 민폐고...
언제 한번은 단풍씨 70여 그루 싹이 터 자라길래 캐다 키워서 밭둑에 심은 적도 있었지!

그걸 오며가며 눈에 띄면 캐다가 키워보기도 하는데 소나무는 캐옮기기가 참 어려워~ 또 자기 살던 흙이 아니면 못 살더라구...

올봄에 나무꾼이 밭을 갈다가 솔씨들이 일제히 싹이 튼 걸 발견하고 저걸 어쩌냐고... 관리기로 확~ 갈아버릴 수도 없고...
그걸 밭 갈다가 주저앉아 하나하나 포트에 옮겨심어갖고 왔어라...

일하다말고 갑자기 포트를 달라고 하더라고~ 왜요?! 묻다말고 알아차려서 포트랑 집게랑 줬었지!

살 놈은 살고 죽을 놈은 죽고 여름을 이겨내고 저리 자랐더라~
이제 포트는 비좁고 큰 포트로 옮겨줘야하는데
산녀보고 신신당부 하고 갔어! 해달라고... 저 많은걸 언제 하누...

뭐 이차저차 하는 중이다.
산녀가 안 바쁘니 해준다 이카면서~

흙 고운 애들로 두 푸대 파오고 상토 조금 섞어서 하나하나 포트에 심었다. 오늘 한게 132그루~
아직 반 정도 더 남았는데 꺼내온 포트도 모자르고 또 날이 어두워져서 못했다. 내일 마저 해야지!
솔뿌리가 실하게 났더라~ 한 며칠 날이 흐리고 비가 올 예정이니 잘 살아붙을거야!

차차 자라는대로 큰 화분으로 옮겨서 밭둑이나 산에 갖다 심어야지!

닭집 앞 텃밭 둘레로 기어이 울타리를 쳤다. 대충이나마...
무씨를 세번씩이나 뿌리게 한 놈이 도데체 뉘기여?! 니들 이제 못와!

아기냥이들하고 똘망이가 주목나무를 캣타워인양 오르내리며 놀더라~
노랭이가 아기냥이들 중 암컷을 쫓아댕기며 괴롭히는데~
아이구야~ 이놈아 갸들 아직 아기야! 좀더 크걸랑 덤벼라!


오늘도 산골은 조용했다. 사부작 사부작 눈에 띄는 일거리 찾아가며 놀며 쉬며...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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