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태풍이 지나간 자리~

산골통신 2022. 9. 6. 19:48

밤새 안녕하셨습니까! 라는 인삿말...
오늘 아침에 가장 많이 한 말이었네~

밤새 비바람치는 소리에 잠못들기 싫어서 낮에 일을 좀 많이 했다.
그 덕분에 푹 자긴 했는데 새벽에 창을 열어보니 창문이 뻑뻑~ 장미덩굴이 창으로 쓰러져 덮고 있더라...
비는 그럭저럭 많이 오진 않고 대신 바람이 거세어 나뭇가지들 휘청휘청~
그래도 예전 태풍만은 못하던걸~ 워낙 함한 세상을 겪어봐서 이정도는 태풍도 아니고 그냥 바람만 부는 정도네...
잠들었던 지난밤은 어떠했는지는 모르나 하여간...

새벽 득달같이 이장님 방송~
태풍이 지나갔으니 안심하고 아직 밖으로 나오지 말고 이따 피해상황 둘러보고 신고하라고...

느지막히 나가서 살펴보니 뭐 태풍설거지를 미리 해둔터라 크게 청소할 건 없고 박스 나부랑이들 줏어치우고
호두나무에서 호두알 우수수~ 그거 한 바가지 줏어담아두고
다만 봉당 아래 신발들이 모조리 젖어... 장화고 뭐고 전부 거꾸로 엎어두었다.
일옷이랑 이것저것 모자랑 장갑 등등 잡동사니들 다 젖어 빨랫줄에 내다 널고
마당 주변에 자라는 코스모스랑 봉숭아들이 일제히 자빠져있어서 그놈들 일으켜 세워주고

집 주변이 물에 흠뻑 들어갔다 나온 양 젖어있는 정도~
이만한게 어디냐~ 하도 뉴스에서 떠들어서 겁먹었잖아!

밭마다 둘러보니 다 이상없고 들깨들만 죄 드러누워서 난리 시위중! 저건 뭐 어쩌지 못햐...붙잡아 일으켜 세우다 막 부러지거든...
지들 알아서 일어서야지! 이웃들도 들깨밭이 다 그리되었다고~
내처 아쉬람터로 동미밭으로 산밭으로 상당으로 휘휘~
봉덕이 데리고 둘러보고 왔다!

무 배추밭이 좀 처참하다마는... 이제 햇살 나오면 기운차리겠지...
울타리를 친 뒤로 고라니는 못 들어왔나보더라. 발자국이 없어! 아이고 이놈 잘됐네! 이젠 그만 묵어!

대신 고양이 한 마리 닭집에 들어가서 병아리 세 마리 잡아잡수셨다!
나오는 걸 발견~ 그즉시 그 틈을 꼭꼭 막아버렸지만 소잃고 외양간 고친 식이지... 아이고 그 병아리 세놈 이뻤는데!!!
하여간 조용할 날이 없으...

상추 모종을 좀 했다. 당파씨앗도 한 바가지 남았는데 내년 씨앗용으로 묻어둘까나~
그리고 삼동추도 훌훌 뿌려둬야하고~ 월동시금치도 뿌려둬야지!

아직 태풍 뒤끝이 좀 남았는지 바람이 간간이 불어제낀다.
밤하늘에 아직 보름달이 덜된 달이 밝네! 내일부터는 좀 날이 맑으려나...
깔따구가 자꾸 따끔따끔 물어제껴서 얼른 들어가야겠네~
툇마루에 앉아 좀 멍 좀 때리려고 했더니 그걸 안 봐주냐 그래...

오늘은 그냥 뭐하느라고 돌아댕기기만 해서 사진 한방 못 찍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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