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946

지금 산밭에는...

보랏빛 개미취가 흐드러지고... 연못이라고 하기엔 이젠 웅덩이같은~ 연못엔 하얀 고마리가 피어나고... 저 빨간 벤취에 컵은 누가 갖다 놓고 안 치울꺼나... 올라가는 길 따라 피라칸타 빨간 열매와 좀작살나무 보라색 열매들이 다닥다닥 살고 있다. 봉덕이는 지난번 꽃무릇 보러온 뒤로 오랜만에 올라온 거라 마치 말처럼 미친듯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비닐하우스 고추밭에는 늦게사 풋고추들이 달리는데 저거저거 우짜노... 딸 것이 변변찮아 물만 주고 내려왔다. 이제 곧 한로가 다가오니 뽑아놨다가 끝물고추나 따야지 별 수 없다. 작년처럼 늦게 대박이 나면 좋겠다!!! 마치 밀림같아서 고랑고랑 들어갈 수가 없어 그냥 밖에서 헛고랑에 물만 대주고 말았네~ 이제 하나하나 농사가 마무리 되어가고 있다. 고구마 캐고 콩타..

산골통신 2022.09.20

문전옥답이랴...

올해 봄 여름을 겪고나서 결정했다. 집에서 먼데 밭은 묵히기로... 상당 산밭 수천여 평, 뒷골밭 수천여 평, 아쉬람터 수백여 평 그리고 동미밭 수백여 평... 나머지는 집 근처 백평 미만의 자잘한 밭들 서너군데~ 얼마 안된다! 까이꺼 이정도 농사는 농사 축에도 안 끼고 그냥저냥 하는 그런 농사인데... 일손이 없다! 코로나 여파도 있어서 도시일꾼들이 못오고 나무꾼이 장기출타로 거의 집에 없다시피한다. 사실 이정도는 산녀 혼자 해도 되긴하는데 작년말 갑자기 허리가 문제가 생기고나서부터 꼭 이렇게 해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 그리고 산골 얼마안되는 젊은아낙네들... 전부 60대지만... 허리수술 무릎수술 안 한 이가 없네?! 그 윗세대인 중치기라 부르는 70대 아지매들은 말할 것도 없고 그분들은 걷..

산골통신 2022.09.19

이걸 언제 다 다듬냐...

노랗고 흰애들은 잉어고 빨강이는 붕어다. 도시에서 살다가 이 골짝으로 귀양온~ 그냥 풀어놓고 알아서 살아라~ 할 수가 없어서 잉어사료를 사다가 일주일에 한번 정도 뿌려주는데~ 그건 나무꾼 전담이라 산녀는 관심이 없었거등~ 헌데 요새 장기출타를 한 나무꾼~ 잉어 먹이 좀 주라고... 갸들 야생에서 못 산다고... 그러거나 말거나 산녀는 어쩌다 생각나면 올라가서 주고 평소엔 까묵고 산다. 먹이 안 줘도 잘만 사는구만~ 그새 새끼까지 쳤는지 손가락만한 아기물고기들도 폴짝폴짝 뛰어오르던데?! 빨간애들인거 봐서는 붕어들인듯한데... 붕어들은 2세에는 색깔이 유전 안 되는걸로 아는디... 모르겠네... 발자욱 소리를 지들도 느꼈는지 먹이를 안 뿌려줬는데도 막 모여든다. 훌훌 뿌려주고 노는거 구경하다 내려왔다. 뭔가..

산골통신 2022.09.18

미장원 가는 날~

내일은 비가 온다카고~ 오늘 날이 다시 여름이 온듯 무쟈게 더워서 일도 못하고 해서리~ 전격적으로 면 하나밖에 없는 미장원 나드리~ 머리칼을 손수!!! 어찌 좀 해볼까 하고 손대보려헸는데 이러다 까까머리 될것 같아 눈물 머금고 포기! 에라~ 오늘 딱히 할 일도 없고하니 가보자! 슬슬 마을을 벗어나 산길을 걸어내려갔다. 이젠 다 도로포장이 되어 순수한 산길이라 할 것도 없지. 그래도 산은 산이라 가다가 비얌들 간혹 만난다. 하지만 날이 뜨거우니 그늘에만 있을겨 가들... 조심조심 냇가 둑길로 내려갔다. 예전같으면 계속 산길로 갔을텐데 ㅎㅎㅎ 뽀글이 할매 파마를 할까? 그게 세상 편한데! 아지매들 할매들 왜 하나같이 뽀글이파마를 하는지 확실하게 깨달았거든! 한 두어 달은 머리에 손 하나 안 가고 아주 편햐!..

산골통신 2022.09.17

혹시나가 역시나...

얼마전 뱀 기피제라 효과가 있다해서 나프탈렌 대용량을 주문해서 집 주변 빙 둘러가며 뿌렸다. 주로 나타나는 뱀 종류는 화사 유혈목이인데 그동안엔 마당냥이들하고 봉덕이가 잡아놓거나 실갱이하고 있거나 했었다. 올해들어 다섯마리째 잡은 뒤 진절머리가 나서 나프탈렌을 뿌렸지! 헌데 오늘 방금~ 또 한 마리 잡았다~ 목련나무 아래에서... 마당 풀 뽑고 있는데 목련나무 아래에서 봉덕이하고 마당냥이 한 마리가 뭔가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어... 딱 감잡았지! 얼른 괭이 들고 쫓아가니 역시나~ 좀 큰 놈일세~ 그대로 저승으로 보냈다! 고로 나프탈렌도 효과가 없다는 것이 증명된 셈인가... 아니면 이 동네 뱀들이 유난한건가... 보이는 족족 때려잡는 수밖에는 달리 도리가 없구나! 다행히 마당냥이들하고 봉덕이가 먼저 발견..

산골통신 2022.09.16

벌레랑 한판 붙자!

배추벌레 이놈들! 아주 파튀를 벌렸구나~ 꼴랑 250포기밖엔 안되는데 거의 80% 벌레가 들앉아있었어! 아주그냥 올해 배추농사 망칠뻔~ 작년에는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작년에 800여 포기 심었어도 벌레들하고 쌈박질은 안 했다구!!! 오늘 아주 작정하고 핀셋 하나 들고 배추밭으로 갔다. 무려 의료용 핀셋이여!!! 작업방석 차고 앉아 하나씩 하나씩 배추잎을 들쳐가며 잡아냈다. 한 포기에 많게는 대여섯마리씩 들앉아 파먹고 있네! 가차없이 핀셋으로 집어내어 죽였다! 니들은 억울하겠지만 내도 억울햐!!! 여기는 내 영역이야! 나는 이 배추들이 아주 필요해! 살생유택이다! 아직 진딧물도 없고 풍뎅이닮은 까만 벌레도 보이다가 없어진듯하고 끈질긴 나방 애벌레하고 배추흰나비 애벌레 그리고 달팽이 몇 마리... 배추흰나비 ..

산골통신 2022.09.16

뭐든 하기!

요즘 건들8월이라 딱히 해야할 중요한 거시기가 없다. 지난 유월 하지에 감자를 캐서 바구니에 담아두고 선별작업을 안 했더랬다. 뭐하느라 안 했는지는 모르나 허리 조심을 하느라고 무거운 걸 못 들 그 무렵~ 방치한 듯하다... 일손이 없고 저 바구니들을 집 창고까지 옮기려면 수레에 싣고 몇번을 오르막길을 왕복해야하는데 그걸 미루고 미루다 지금까지 왔네... 요새 허리도 우선하고 여전히 일손은 없고... 더는 미뤄서 될 일도 아니고... 그냥 슬금슬금 하자 싶어 시작을 했다. 총 10박스 나오더라~ 씨감자용으로 자잘한 놈들 네박스 크고 실한 놈들로 여섯박스! 그간 두루 나누고 먹은 것도 있으니 제법 양은 된다. 창고로 쓰는 냉방에 차곡차곡 쟁여두고 겨우내 파먹고 내년봄에 씨앗하면 된다. 올해 배추 꼬라지가 ..

산골통신 2022.09.15

꼬마 쪽파밭 만들기~

닭집 올라가는 비탈 옆 언덕밭이다. 오래전 금동할매가 오두막 짓고 살던 터였는데 수십여 년 전 오른편 윗쪽으로 이사를 가시고 난 뒤 이곳은 그냥 밭이 되었다. 흙이 참 좋고 오복토라고 그러더라. 돌맹이가 하나도 없고 참 곱다! 저 비닐하우스 골조 너머로 이어져 있는데 그 끄트머리에는 우물이 하나 있었다. 지금은 돌담을 허물어 막았지마는... 그 우물에서 내려오는 물을 집 뒤로 해서 따로 도랑을 내어 빼야할 정도로 물이 많다. 비닐하우스 초입 뭘 하기도 애매한 터라 그냥 호박덩굴이나 올리고 냅둔 터를 오며가며 참 아깝다 생각했지만 워낙 밭이 많아서 이것까지 하기엔 역부족이고 불필요했었지. 헌데 세상은 돌고 돌고 또 변하게 마련~ 먼데 큰 밭들에 나무를 심고 또 묵히고 이젠 주로 집 가까운 곳을 활용하기로 ..

산골통신 2022.09.14

꽃무릇 잔치~

상당 수천여 평 너른 밭~ 아랫 밭둑가에 주욱 꽃무릇을 심었었다. 모과나무 울타리 삼아 심어뒀는데 그 밑에... 봉덕이가 수풀 아래 장끼를 발견하고 잡으려 달려가려하기에 말렸다. 대신 따라온 삼색이 고양이가 쫓아갔는지 죽겠다고 꿩이 소리를 친다. 아마 날라갈 타이밍을 놓친듯... 꽃무릇의 저 강렬한 빨강은 참 위험하다! 풀을 쳐줬는데 그 뒤 또 자라서 저리 무성한 속에서도 잘 살더라... 내년엔 8월 말 전에 한번 싹 쳐줘야겠다. 꽃무릇 대궁이 8월 말부터 올라오더라구! 그러니 그 전에 풀치기를 마쳐야혀! 얘들은 풀이 무성하던 말던 아랑곳하지 않고 자란다. 대단하다! 하지만 이쁘게 깔끔하게 꽃피는 모습을 보려면 풀관리를 해줘야지. 저래서는 좀 그렇잖여~ 아쉬람터 연못가는 새콩덤불이 뒤덮었다. 나중에 포크..

산골통신 2022.09.13

오붓한 추석?!

그럭저럭 추석은 잘 보냈다. 아직은 코로나 여파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웃어른들께는 모두 전화로 안부 여쭙고... 성묘와 벌초는 미리 해치우고 가족끼리만의 추석을 맞이했다. 추석 전날 차례 음식을 다 마련해놓고 홀가분한 맘으로 마당에서 아이들과 숯불구이를 해먹었지~ 이젠 아이들이 척척 하니 산녀는 다만 거들뿐... 이제 입장이 바뀌었다. 구름들이 간혹 달을 가리긴 했지만 동산에 달 떠오는 것을 기다리며 바라보며... 구름에 달가는 것을 구경하며... 마당 동물식구들과 더불어 조용하고 다정하게... 아이들이 더도말고 덜도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라고 한 말이 딱이라면서 좋아했다. 차례 지낸 후 아이들의 주도로 산녀와 나무꾼은 끌려갔다. 언제부터 주도권이 아이들에게 갔는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그렇게 되었네... ..

산골통신 2022.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