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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장원 가는 날~

내일은 비가 온다카고~ 오늘 날이 다시 여름이 온듯 무쟈게 더워서 일도 못하고 해서리~ 전격적으로 면 하나밖에 없는 미장원 나드리~ 머리칼을 손수!!! 어찌 좀 해볼까 하고 손대보려헸는데 이러다 까까머리 될것 같아 눈물 머금고 포기! 에라~ 오늘 딱히 할 일도 없고하니 가보자! 슬슬 마을을 벗어나 산길을 걸어내려갔다. 이젠 다 도로포장이 되어 순수한 산길이라 할 것도 없지. 그래도 산은 산이라 가다가 비얌들 간혹 만난다. 하지만 날이 뜨거우니 그늘에만 있을겨 가들... 조심조심 냇가 둑길로 내려갔다. 예전같으면 계속 산길로 갔을텐데 ㅎㅎㅎ 뽀글이 할매 파마를 할까? 그게 세상 편한데! 아지매들 할매들 왜 하나같이 뽀글이파마를 하는지 확실하게 깨달았거든! 한 두어 달은 머리에 손 하나 안 가고 아주 편햐!..

산골통신 2022.09.17

혹시나가 역시나...

얼마전 뱀 기피제라 효과가 있다해서 나프탈렌 대용량을 주문해서 집 주변 빙 둘러가며 뿌렸다. 주로 나타나는 뱀 종류는 화사 유혈목이인데 그동안엔 마당냥이들하고 봉덕이가 잡아놓거나 실갱이하고 있거나 했었다. 올해들어 다섯마리째 잡은 뒤 진절머리가 나서 나프탈렌을 뿌렸지! 헌데 오늘 방금~ 또 한 마리 잡았다~ 목련나무 아래에서... 마당 풀 뽑고 있는데 목련나무 아래에서 봉덕이하고 마당냥이 한 마리가 뭔가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어... 딱 감잡았지! 얼른 괭이 들고 쫓아가니 역시나~ 좀 큰 놈일세~ 그대로 저승으로 보냈다! 고로 나프탈렌도 효과가 없다는 것이 증명된 셈인가... 아니면 이 동네 뱀들이 유난한건가... 보이는 족족 때려잡는 수밖에는 달리 도리가 없구나! 다행히 마당냥이들하고 봉덕이가 먼저 발견..

산골통신 2022.09.16

벌레랑 한판 붙자!

배추벌레 이놈들! 아주 파튀를 벌렸구나~ 꼴랑 250포기밖엔 안되는데 거의 80% 벌레가 들앉아있었어! 아주그냥 올해 배추농사 망칠뻔~ 작년에는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작년에 800여 포기 심었어도 벌레들하고 쌈박질은 안 했다구!!! 오늘 아주 작정하고 핀셋 하나 들고 배추밭으로 갔다. 무려 의료용 핀셋이여!!! 작업방석 차고 앉아 하나씩 하나씩 배추잎을 들쳐가며 잡아냈다. 한 포기에 많게는 대여섯마리씩 들앉아 파먹고 있네! 가차없이 핀셋으로 집어내어 죽였다! 니들은 억울하겠지만 내도 억울햐!!! 여기는 내 영역이야! 나는 이 배추들이 아주 필요해! 살생유택이다! 아직 진딧물도 없고 풍뎅이닮은 까만 벌레도 보이다가 없어진듯하고 끈질긴 나방 애벌레하고 배추흰나비 애벌레 그리고 달팽이 몇 마리... 배추흰나비 ..

산골통신 2022.09.16

뭐든 하기!

요즘 건들8월이라 딱히 해야할 중요한 거시기가 없다. 지난 유월 하지에 감자를 캐서 바구니에 담아두고 선별작업을 안 했더랬다. 뭐하느라 안 했는지는 모르나 허리 조심을 하느라고 무거운 걸 못 들 그 무렵~ 방치한 듯하다... 일손이 없고 저 바구니들을 집 창고까지 옮기려면 수레에 싣고 몇번을 오르막길을 왕복해야하는데 그걸 미루고 미루다 지금까지 왔네... 요새 허리도 우선하고 여전히 일손은 없고... 더는 미뤄서 될 일도 아니고... 그냥 슬금슬금 하자 싶어 시작을 했다. 총 10박스 나오더라~ 씨감자용으로 자잘한 놈들 네박스 크고 실한 놈들로 여섯박스! 그간 두루 나누고 먹은 것도 있으니 제법 양은 된다. 창고로 쓰는 냉방에 차곡차곡 쟁여두고 겨우내 파먹고 내년봄에 씨앗하면 된다. 올해 배추 꼬라지가 ..

산골통신 2022.09.15

꼬마 쪽파밭 만들기~

닭집 올라가는 비탈 옆 언덕밭이다. 오래전 금동할매가 오두막 짓고 살던 터였는데 수십여 년 전 오른편 윗쪽으로 이사를 가시고 난 뒤 이곳은 그냥 밭이 되었다. 흙이 참 좋고 오복토라고 그러더라. 돌맹이가 하나도 없고 참 곱다! 저 비닐하우스 골조 너머로 이어져 있는데 그 끄트머리에는 우물이 하나 있었다. 지금은 돌담을 허물어 막았지마는... 그 우물에서 내려오는 물을 집 뒤로 해서 따로 도랑을 내어 빼야할 정도로 물이 많다. 비닐하우스 초입 뭘 하기도 애매한 터라 그냥 호박덩굴이나 올리고 냅둔 터를 오며가며 참 아깝다 생각했지만 워낙 밭이 많아서 이것까지 하기엔 역부족이고 불필요했었지. 헌데 세상은 돌고 돌고 또 변하게 마련~ 먼데 큰 밭들에 나무를 심고 또 묵히고 이젠 주로 집 가까운 곳을 활용하기로 ..

산골통신 2022.09.14

꽃무릇 잔치~

상당 수천여 평 너른 밭~ 아랫 밭둑가에 주욱 꽃무릇을 심었었다. 모과나무 울타리 삼아 심어뒀는데 그 밑에... 봉덕이가 수풀 아래 장끼를 발견하고 잡으려 달려가려하기에 말렸다. 대신 따라온 삼색이 고양이가 쫓아갔는지 죽겠다고 꿩이 소리를 친다. 아마 날라갈 타이밍을 놓친듯... 꽃무릇의 저 강렬한 빨강은 참 위험하다! 풀을 쳐줬는데 그 뒤 또 자라서 저리 무성한 속에서도 잘 살더라... 내년엔 8월 말 전에 한번 싹 쳐줘야겠다. 꽃무릇 대궁이 8월 말부터 올라오더라구! 그러니 그 전에 풀치기를 마쳐야혀! 얘들은 풀이 무성하던 말던 아랑곳하지 않고 자란다. 대단하다! 하지만 이쁘게 깔끔하게 꽃피는 모습을 보려면 풀관리를 해줘야지. 저래서는 좀 그렇잖여~ 아쉬람터 연못가는 새콩덤불이 뒤덮었다. 나중에 포크..

산골통신 2022.09.13

오붓한 추석?!

그럭저럭 추석은 잘 보냈다. 아직은 코로나 여파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웃어른들께는 모두 전화로 안부 여쭙고... 성묘와 벌초는 미리 해치우고 가족끼리만의 추석을 맞이했다. 추석 전날 차례 음식을 다 마련해놓고 홀가분한 맘으로 마당에서 아이들과 숯불구이를 해먹었지~ 이젠 아이들이 척척 하니 산녀는 다만 거들뿐... 이제 입장이 바뀌었다. 구름들이 간혹 달을 가리긴 했지만 동산에 달 떠오는 것을 기다리며 바라보며... 구름에 달가는 것을 구경하며... 마당 동물식구들과 더불어 조용하고 다정하게... 아이들이 더도말고 덜도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라고 한 말이 딱이라면서 좋아했다. 차례 지낸 후 아이들의 주도로 산녀와 나무꾼은 끌려갔다. 언제부터 주도권이 아이들에게 갔는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그렇게 되었네... ..

산골통신 2022.09.13

추석맞이 마을 대청소하는 날~

며칠전부터 이장방송 스피커가 막막 시끄럽다. 우리 리가 골짝마다 하나씩 들앉은 마을이 네개인데 어느 마을은 언제 했고 어느 마을은 언제 할거다 어쩌고 저쩌고 단체 사진을 찍어서 면에 제출해야하니 많이들 나와서 동참해라 뭐 그런... 새마을운동도 아니고 참내... 오늘 어김없이 아침 6시반에 이장방송~ 우리 마을 차례란다... 산녀가 몇년전 뭔 일이 있어 삐딱선을 탄 뒤로 산골 마을회관에 잘 안 나가는데 공과 사는 구분하는지라 공적인 일에는 나간다. 주로 일해야 하는 건 잘 나가고~ 그냥 모여 먹고노는 일에는 안 나가는~ ㅎㅎㅎ 청소라 하니~ 지난달인가 마을 길 청소 하지 않았나?! 뭔 청소를 또 해~ 낫을 들고가야하나 빗자루를 들고가야하나... 고민을 하다가 어차피 울집 축대 길가 풀도 좀 쳐야하니 낫을..

산골통신 2022.09.08

태풍이 지나간 자리~

밤새 안녕하셨습니까! 라는 인삿말... 오늘 아침에 가장 많이 한 말이었네~ 밤새 비바람치는 소리에 잠못들기 싫어서 낮에 일을 좀 많이 했다. 그 덕분에 푹 자긴 했는데 새벽에 창을 열어보니 창문이 뻑뻑~ 장미덩굴이 창으로 쓰러져 덮고 있더라... 비는 그럭저럭 많이 오진 않고 대신 바람이 거세어 나뭇가지들 휘청휘청~ 그래도 예전 태풍만은 못하던걸~ 워낙 함한 세상을 겪어봐서 이정도는 태풍도 아니고 그냥 바람만 부는 정도네... 잠들었던 지난밤은 어떠했는지는 모르나 하여간... 새벽 득달같이 이장님 방송~ 태풍이 지나갔으니 안심하고 아직 밖으로 나오지 말고 이따 피해상황 둘러보고 신고하라고... 느지막히 나가서 살펴보니 뭐 태풍설거지를 미리 해둔터라 크게 청소할 건 없고 박스 나부랑이들 줏어치우고 호두나..

산골통신 2022.09.06

오늘도 비요일~

태풍이 온다하여 조심 대비하라고 면에서도 문자~ 이장님도 방송~ 비는 아주 얌전히 차분차분 내리고 있다. 딱 일 못할 정도로만... 마당냥이들은 다 어데론지 겨들어가서 안 보이고 봉덕이는 흔들그네 위에 늘어지게 누워 자고 있다. 오늘도 비요일이다... 꽃무릇 상사화가 일찍 피었다. 예년엔 중순경에 핀걸로 기억하는데... 요염하고 위험하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저승화라 그랬나... 금화규 한 포기를 꽃 보려고 텃밭에 심었더니 저리 매일 아침 피어난다. 가을걷이 할 무렵에 여기저기 심어둔 것들 모조리 베어다가 말려놔야지~ 그담은 나무꾼이 알아서 해줄거고... 국화가 자꾸 자빠지길래 묶어주려고 끈을 찾다가 못 찾아서 저리 빨간 노끈으로 ㅎㅎㅎ 녹색 끈을 주문해놨으니 앞으론 눈에 잘 안 띄게 ㅎㅎ 황매화가 철을 ..

산골통신 2022.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