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하늘 높은 산골 하루...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비가 내렸답니다. 밭농사엔 가뭄끝 단비였고 논농사엔 안 와도 되는 쓸모없는 비였지요. 그 바람에 한 며칠 논일은 접어야 하지요. 논이 말라야 하니께. 석달열흘 긴 가뭄 덕분에 진딧물과 배추흰나비 애벌레들이 우글우글... 한 며칠 배추밭에서 살았답니다. 왜냐고요? 애.. 산골통신 2006.10.24
[산골통신] 개암 개암... 아시는지? 책에서... 만 알았더랬다. 머 알았다고 해도 안 것이 아닌거이 개암이 먼지를 당췌~ 보지도 못했으이~ 안다고 할 수가 없었던거였다. 얼라들 교과서에 개암과 도깨비 이야기가 나오더라 연극을 한다하대? 딸내미가 쥔공이라 하대? 그래서 딸내미가 묻더라고... 개암이 머야? 먹어봤어? .. 산골통신 2006.10.12
[산골통신] 아침을 걷는 길... 한참 떠돌다가 왔다. 이렇게 아침에... 아침을 걷는 일... 참 좋다. 그저 좋다는 말밖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는 이 맴을 어쩔꺼나... 얼라들 학교가는 길에 쪼차다닌지 제법 된다. 워낙 걷는 걸 좋아하는 지라 어데든 걷기만 하면 좋다. 들녘에 콤바인 소리가 마구 난다. 본격적인 추수철이다. 여기저기 .. 산골통신 2006.10.11
[산골통신] 산길따라 걷는 마음 몸이 좀 곤하다. 오늘은 안개가 자욱히 끼었다. 면동네가 안 보인다. 작은넘이 연거푸 탄성을 지른다. 꼬맹이는 왜 이렇게 안개가 끼느냐고 막 야단을 한다. 얼라들따라 같이 학교 가는길... 이젠 같이 안가면 섭해진다. 얼라들도 으레 같이 가는 거라고 맘놓고 있다. 점점 가을 속으로 빠져든다. 산길도 .. 산골통신 2006.09.28
[산골통신] 아영 인월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자그마한 시외버스역에서 이 버스 저 버스 기웃거리며 목적지에 맞는 버스를 찾는다. 대합실에서 멍하니 앉아서 기다리는 것을 못 하는 성질머리라 시간이 좀 걸려도 돌아서 가는 버스를 타는 것이 낫다 싶은 희한한 심사로... 헌데 찾던 버스가 한시간 여 뒤에 떠난다는 말.. 산골통신 2006.09.27
[산골통신] 호두를 땄어~ 올해 호두는 망했지. 달리긴 참 열심히 달려갖고 저모냥이 머냐구우. 한달 내리 비가 퍼부어 그랬나? 그때부터 잎이 마르고 떨어지고 호두알들이 시꺼매지더라구. 급기야 세 그루 중 한 그루는 시들시들... 건질 것도 없이 되어버렸네. 나머지 한 그루는 잘 여물었는데 나머지 또 한 그루는 아직 덜 여물.. 산골통신 2006.09.22
[산골통신] 어흥~ 비얌이닷! 이넘! 너 며칠전에 잡다가 놓친 넘이 분명혀. 너 또 왔니? 왜 왔니? 니 사는 데루 가지~ 여그 니 먹을거 많니? 울집 천정에 뛰댕기는 쥐 잡아묵을래? 며칠 전 일 마치고 집마당에 들어서다가 아랫채 봉당에서 꽃밭으로 스르르~~~ 기가는 넘을 발견 기겁하야 낫찾으러 간 사이에 놓쳤지비... 이넘! 너 주거따.. 산골통신 2006.09.20
[산골통신] 굴러라! 호박~~~ 술이 오데서 생깄노~ 뉘 맹글었노! 잘 맹글었다.( 때로는... ) 언덕밭에 비탈섶에 타고 올라가라고 호박씨 몇알 심었지. 긴긴 장마에 호박 안 달렸어. 긴긴 땡볕에 호박? 못 찾아묵었어. 이제 절기가 확~ 바뀌어.. 막 가을비가 내리고 난리네? 이제사... 호박이 여기저기 달려... 막 눈에 띄어. 어쩌지.. 산골통신 2006.09.19
[산골통신] 비뿌리는 가을 오락가락하는 하늘을 바라보며 잠시 쉬고 있다. 이 동네엔 태풍이 조용히 지나간듯 싶다. 다행이다. 다른 지역에 피해가 없기를... 빈다. 이웃 논에 나락이 조금 쓰러진 것 외엔 눈에 띄는 피해는 없어보인다. 나락이 쓰러지면 좀 귀찮다. 한쪽 방향으로 누우면 그럭저럭 콤바인이 알아서 일으켜세워 베.. 산골통신 2006.09.18
[산골통신] 가을 들녘에 서서... 가을 들녘에 서면... 꼭 할미꽃이 생각난다. 하얀 머리칼을 드리운... 봄이 아님에도... 이제 곧 다 스러질~ 운명의 풀들과 잎들... 그것들 때문일까. 하얀 이슬이 잎새마다 젖어있다. 긴 장화를 신고 다니지 않으면 바짓가랑이 다 젖는다. 긴 팔옷 입지 않으면 팔이 금새 젖어 춥다. 수건을 두르지 않으면 .. 산골통신 2006.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