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기 먼 사고이던지 간에...
그래서 항상 조심하고 또 조심하고...
조신하게 사노라고 하는데...
한 몇달 조용! 하게 살았더만
온몸띠가 근질근질한기라...
살금살금~ 슬금슬금~ 사고를 치고싶어서...
일은 저지르고 뛰는기라! 암...
미루고 또 미루면 결국엔 그 미룬 값을 톡톡히 감당해야하지...
어제밤을 꼬박 새가며 장장 <천 쪽>이 넘는 책 한권을 독파! 한 뒤라
오늘 하루종일 눈이 가물가물... 발갛게 충혈되어있고
하염없이 하품은 터져나오고~ 어디든 앉으면 자동으로 등짝이 스르르~~
두 눈은 말없이 감기는데...
이노무 머릿속은 자꾸 깨라고 난리다.
어여 사고를 치라고...
음...
잠은 이따 밤에 자고...
사고부터 쳐볼까...
이젠 사고뭉치선녀에게 나무꾼도 두손두발 다 들었는지 선녀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온다.
정공법인가?
부창부수 같이 사고를 치잔말가?
음~ 어쨌든지간에... 아무리 사고를 친다캐도
급하게 서둘러선 암것도 안 되지... 천처이.. 천처이...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산골에 발붙여 살라면 이 사고는 필수다!
오늘 낮에 계획에도 없는 아지매들하고 수다가 길어져
영양가없는 접시 몇 개 깨고 왔다.
선녀는 원래 수다쟁이 아닌데... 어쩌다가 맛이 살짝 가면 머 그렇게 되어버리기도 한다.
허나 그런적은 일년에 몇 번 될까말까다.
선녀 없는 동안에 큰넘이 소마구 짚가리를 엉망으로 맹글어놓았다.
그넘이 짚가리위에 올라가 소위 <아지트>를 맹근다고 설친 모냥인데...
그러면 좀 얌전히 눈에 안 띄게 잘 맹글지~ 왜 짚단들을 천지사방으로 흩어놓았느냐고오~~
할매한테 엄청 잔소리 들을 판이다.
내일 다 수습해놓아야지! 끙~
또 선녀 없는 동안에
꼬맹이 녀석~ 온통 마당을 여기저기 삽으로 파놓았다.
그래놓고 위에다 살짝 위장을 해놓고 함정을 맹근단다.
누구 빠지라고?
엄마!
으으...
조용하고 또 조용하기만 한 이 산골짝에
언제나 보면 울집만 안 조용하다.
무슨 사고든지 하여간에 한둘은 일어나니께...
연탄불이 조금 남아있는 연탄재위에다가 낙엽긁어모아놓고 모닥불 피우기~
칼쌈연습해본다고 연탄재 다 뽀사놓기~
술레잡기한다고 온집안 온마당 온통 다 헤집고 뿌사놓고 쿵쾅거리며 뛰댕기기~
요리해묵는다고 정짓간을 쓰레기장으로 맹글기~
그림그린다고 온통 종이란 종이 다 그려제낀 다음~ 이젠 더이상 그릴 종이가 없어서
이젠 할배 신문지를 한아름 가져다가~ 온 방에 펼쳐놓고 그리고 오려놓는다.
허나.....
얼라들만 저리 노느냐~
오우~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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