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메밀묵은 꼭 야참으로...

산골통신 2006. 1. 19. 15:55

먹어야 제맛이여...

 

옆에다 동치미 그득 한 양푼 떠놓고~

양념장 맛있게 맹글어서~

김치도 쫑쫑 썰어넣고

김도 구워서 뽀사넣고

참기름 넉넉히 두르고~

무신 국물 맛있는거 있으면 한 국자 두르고~

 

쓱싹 쓱싹~ 비벼서...

숟가락으로 푹푹 떠먹어야 제맛인겨...

 

골패쪽으로??? 네모지게 썰어서 간장 찍어묵으면 먼 맛인겨...

닝닝하고 암 맛도 없능겨~

 

할매 묵했다는 소식이 마을에 짜~ 하고 돌았는지~

메밀씨앗 좀 달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더란다.

차마 메밀묵좀 달란 말씀은 몬하시고~ ㅎㅎㅎ

 

아무래도 한번 풀어야 할까봐?! 에고 내도 모리겠다.

메밀묵 한번 해묵기가 좀 쉬워야지? ㅎㅎㅎ

그저 할매처분에 맡겨야지비...

 

어제 메밀묵 쑤는데 나무주걱 휘휘~ 팔아푸게 젖다가

이제 다 됐다~ 푹 끓었다.

양푼이고 그릇이고간에 다 꺼내서 퍼담아놔라~~

 

라고 하시곤 닭모이 주시러 휭~~ 나가버리시는 바람에...

 

그 뜨거운 솥단지를 안고서~ 이러지도 몬하고 저러지도 몬하고~

겨우겨우 넓은 대접으로 퍼담는데 허이구~ 뜨거라~ 손디겠넹...

 

묵은 언넝 뜨거울때 퍼담아야지 모양이 이뿌게 나온다.

안 그러면 금방 슬쩍 굳어버려서 겉모냥이 울퉁불퉁하게  되어버리지...

 

양푼 네개에 가득가득 퍼담고

국대접 댓개에 가득가득 퍼담고나이~ 없다!

 

솥단지 바닥 득득 긁어서 그자리에서 양념장 찍어 묵고있자니~

선녀 모냥이 꽤나 우습다~

 

솥을 달궈서 들기름을 두르고 메밀물을 부으면 눝지않고 타지도 않고 좋단다.

그래서 그 묵 누룽지를 긁을때 들기름향이 은은하게 나는거이~

항상 솥단지 묵 누룽지 긁어먹는건 선녀 차지여~ ㅋㅋㅋ

 

야밤에~

얼라들 배고프다고 아우성 칠때~

<갸들 뱃속엔 암캐도 먼가가 들어있으~~ 아니면 너무너무 위대하던가... 미스테리여..>

 

묵 한 양푼을 꺼내놓고

오붓하게 둘러앉아 맛있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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