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밋발이 안 먹히드라...
땅이 질척질척~ 꼭 봄비온 뒤끝모냥...
그렇고 그래서... 밭을 한참 돌아댕기다가...
호미를 잡아들었지..
냉이를 좀 캐려고~
아... 막 뿌리가 잘린다.
호미길이만치 안 들어가네...
반 정도에서 땅이 땅땅~ 소리가 난다.
얼었다. 그 밑으론...
하얀 얼음흙이 서걱서걱~ 보인다.
아하.. 내가 너무 성급했구나...
그래...
괜찮아~ 기다리지 머...
추운 겨울도 견딜만 한걸~
이러다 다시 날이 옴팡 추워지면 기다리는 것이고 머고 간에
다 집어던지고 구들장 엑스레이나 찍을 생각만 하겠지만~ ㅋㅋㅋ
그래도 냉이를 제법 캤다. 주먹가득~
이래뵈도 다듬어 씻어놓으면 된장국 끓일 만치는 될꺼야~
얼라들은 몽땅 냇가에 갔다.
아마도 다 젖어서 기어들어올끼다.
물고기를 잡겠다 했으니~ 좀 기대를 해볼까나...
낮에 소똥이나 몇 수레 쳐준 다음에 왕겨 세 푸대를 깔아줬다.
날이 푹해지니~ 똥도 습해져서 금방 질퍽거리나보다.
한참 냉이를 캐고 있는데 이웃밭 아재~
며칠전 잡은 삵괭이가 글시~ 빈집 아궁이 허물어진 구멍에서 터잡고 살고 있었더란다.
꽤 크더란다.
그놈이 글씨~ 야곰야곰 닭을 다 잡아묵어~ 이젠 없단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묻지도 않았는데~ 한참 길가에 서서 하시고 가셨다.
주억주억~ 들어드리고... 우리도 조심해야겠네요~ 라고...
날이 연일 푹해지니 다들 논밭이 궁금해지셔서
집안에 못 앉아 계신가부드라~
다들 이리저리 다니시는 모습이 눈에 띈다.
작년 메밀 농사를 별로 안 지어 겨우 일곱되... 정도 났다.
몇번 묵해먹을 정도?
농사가 잘 되었는데~ 그노무 산식구들하고 노놔묵노라고~ 수확이 확~ 줄어들었다.
비둘기 다람쥐 노루 등등... 몇 식구가 같이 묵고사는지 몰겠다.
그래도 씨앗 남기고 일곱되 방앗간에 가져가서 빻아왔다.
방앗간에서 만난 이웃집 할매~
씨앗 좀 더 있느냐시는데..
글씨... 확답을 못 드렸다. 할매가 여유있게 남겨두셨을라나...
오늘 저녁은 메밀묵이다.
으햐~ 신난다.
양념간장 맛있게 맹글어 냉이된장국이랑 한상 차려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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