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톱질 가위질

산골통신 2006. 1. 23. 14:47

먼가가 안 풀리는 일이 있으면

밭에 간다.

 

호미철이면 호미 들고

낫철이면 낫을 들고

삽철이면 삽을 들고

괭이철이면 괭이를 들고

 

요즘... 톱이 필요한 철...

전지가위도...

 

배나무가 열 그루 있는데

쥔장을 잘 몬 만나 엉망으로 크고있다.

 

딴에는 전지를 해준답시고 해마다 설치긴 하는데

먼넘의 가지가 해마다 저리 자라나는지...

차라리 첨부터 안 잘라주면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인간에게 길들여 자라는 나무가 불쌍키고 하고

안 잘라주자니 나무꼬락서니가 엉망으로 되고...

 

감나무나 뭐 다른 나무와는 달리 배나무는 참 까다롭다.

 

꽃만 볼작시면 가지치기는 안 해도 되는데...

열매를 따묵자니...

그늘지는 곳 너무 위로 뻗치는 곳 가지는 잘라줘야 한다.

 

들은 풍얼로다 이리저리 쳐주는데

 

오늘같이 성질난 날에는 톱질이고 가위질이고 거칠다.

대략 봐줘도 되는 나뭇가지도 사정없이 잘려져나간다.

 

언덕바지 배나무 세 그루 후딱 끝내고

그위 언덕 배나무 두 그루 휘리릭~ 끝내버리고나이

점심시간이다.

 

가위를 쥔 손목아지 힘을 줘서 잘라야하는데

나뭇가지가 좀이라고 굵으면 참 힘겹다.

그럴땐 톱이 등장해야한다.

 

그 옆 복숭아 나무도 전지를 해줄까~~ 싶은데

또 그 옆의 자두나무 두 그루도 맘에 걸리고...

저 위 매실나무가 또 맴에 걸리고...

이차저차 다 해치워 버려야되겠다.

 

한참을 나무하고 톱하고 씨름을  하다가

내려와 묵 한 사발로 점심을 때우고 쉬고있다.

 

세 얼라들 왈:

"또 묵이야아아아아아~~~  안 묵어!"

 

"그려~ 묵지마라~~ 흥! 내혼자 다 묵을끼다."

 

하루 한끼는 쪼매 묵고

하루 한끼는 적당히 묵고

하루 한끼는 묵으로 때우고...

 

겨울엔 두끼만 갖고도 산다는데...

이러이 식량절약 억수로 된다카이~ ㅋㅋㅋ

 

겨울밭은 황량하다...

 

슬슬 거름내는 이웃들이 보인다.

 

또 톱들고 올라가봐야지~ 나머지 나뭇가지들도 작살내고 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