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너무 가물어...

산골통신 2006. 1. 26. 16:51

참말이지

올 겨울은 겨울같지가 않아~

맹추위가 몇날며칠 계속되던 때도 있어 그나마 겨울이라 느꼈을까...

 

눈이 제대로 오길 했나~ 비가 오길 했나~

얼라들 방학전에 두 번 오고

비 두어 번 오는 둥 마는 둥...

 

요즘은 계속~ 봄이다. 봄...

그것도 너무나 가문 봄...

 

아침저녁으로만 땅이 얼뿐~

낮에는 꼭 부드러운 스폰지 밟은 듯한 느낌이다.

 

전지가위들고 전에 못 한 배나무 다섯 그루 마저 해줬다.

나무꾼이 한 줄 알았더만~ 큰 전지가위 없다고 안 한 모냥...

작은 전지가위갖고는 몬한단말여? 톱으루 하문 되지~~

 

매실나무에 깍지벌레알??? 이 하얗게 가지에 다닥다닥 붙어있다.

감나무에는 좀 덜하다.

복숭아나무도 좀 덜하고...

 

아무래도 비누와 땡초로 약을 만들어 쳐야겠다.

이월 중순부터 삼월 중순까지가 적기라 하니~

달력에다가 표시를 해놓았다. 까묵지 않게...

 

올해는 과실농사좀 제대로 지어보자구...

 

소마구 똥을 쳐낼까 하다가~ 이리저리 마른짚으로 뒤집어주고 말았다.

 

설 앞두고 먹을 쌀이 없다고~

미나락 방아를 여섯 푸대 찧고

차나락 방아를 한 푸대 찧었다.

 

멥쌀은 가래떡 뽑을 꺼고

찹쌀은  감주 할꺼다.

 

올해는 가마솥에다 감주를 앉힐꺼라고 엿질금을 방앗간에 가서 사오라 하신다.

가게에서 파는 건 오래된 건지도 모르니까 또 밀가루 섞은 건지도 모르니까~

옛날부터 직접 보리싹을 내어 말려 빻은 진짜를 방앗간에서 늘 팔았다고 거기가서 사오라신다.

 

설 장을 봐야하는데

가래떡도 뽑으러 방앗간도 가야하고

내일 갈까나..  대목 장날은 모레인데...

 

아궁이 재를 쳐다가 상추밭에  골고루 뿌려주고 물을 흠뻑 줬다.

졸지에 재투성이 선녀되어버렸지만

어차피 방아찧은 날은 목욕해야니께네...

 

상추가 몇 포기 동해를 입긴 했어도 그런대로 살아붙어있다.

 

아궁이 재속에 하얀 털뭉치가 섞여있다.

뭘까?

쥐가 거서 새끼를 쳤나?

불을 땠는데 어찌 거서 살았노?

희한하네...

털이 하나도 안 타고 고스란히 남아있는 걸 봐서는

불길이 안 닿는 구석쟁이에 있었다는 결론인디...

갸도 참 기술 좋네~~

 

쥐 새끼친 둥지가 아니면 뭘까?

무슨 짐승이 아궁이 안에서 새끼를 쳤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