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말이지
올 겨울은 겨울같지가 않아~
맹추위가 몇날며칠 계속되던 때도 있어 그나마 겨울이라 느꼈을까...
눈이 제대로 오길 했나~ 비가 오길 했나~
얼라들 방학전에 두 번 오고
비 두어 번 오는 둥 마는 둥...
요즘은 계속~ 봄이다. 봄...
그것도 너무나 가문 봄...
아침저녁으로만 땅이 얼뿐~
낮에는 꼭 부드러운 스폰지 밟은 듯한 느낌이다.
전지가위들고 전에 못 한 배나무 다섯 그루 마저 해줬다.
나무꾼이 한 줄 알았더만~ 큰 전지가위 없다고 안 한 모냥...
작은 전지가위갖고는 몬한단말여? 톱으루 하문 되지~~
매실나무에 깍지벌레알??? 이 하얗게 가지에 다닥다닥 붙어있다.
감나무에는 좀 덜하다.
복숭아나무도 좀 덜하고...
아무래도 비누와 땡초로 약을 만들어 쳐야겠다.
이월 중순부터 삼월 중순까지가 적기라 하니~
달력에다가 표시를 해놓았다. 까묵지 않게...
올해는 과실농사좀 제대로 지어보자구...
소마구 똥을 쳐낼까 하다가~ 이리저리 마른짚으로 뒤집어주고 말았다.
설 앞두고 먹을 쌀이 없다고~
미나락 방아를 여섯 푸대 찧고
차나락 방아를 한 푸대 찧었다.
멥쌀은 가래떡 뽑을 꺼고
찹쌀은 감주 할꺼다.
올해는 가마솥에다 감주를 앉힐꺼라고 엿질금을 방앗간에 가서 사오라 하신다.
가게에서 파는 건 오래된 건지도 모르니까 또 밀가루 섞은 건지도 모르니까~
옛날부터 직접 보리싹을 내어 말려 빻은 진짜를 방앗간에서 늘 팔았다고 거기가서 사오라신다.
설 장을 봐야하는데
가래떡도 뽑으러 방앗간도 가야하고
내일 갈까나.. 대목 장날은 모레인데...
아궁이 재를 쳐다가 상추밭에 골고루 뿌려주고 물을 흠뻑 줬다.
졸지에 재투성이 선녀되어버렸지만
어차피 방아찧은 날은 목욕해야니께네...
상추가 몇 포기 동해를 입긴 했어도 그런대로 살아붙어있다.
아궁이 재속에 하얀 털뭉치가 섞여있다.
뭘까?
쥐가 거서 새끼를 쳤나?
불을 땠는데 어찌 거서 살았노?
희한하네...
털이 하나도 안 타고 고스란히 남아있는 걸 봐서는
불길이 안 닿는 구석쟁이에 있었다는 결론인디...
갸도 참 기술 좋네~~
쥐 새끼친 둥지가 아니면 뭘까?
무슨 짐승이 아궁이 안에서 새끼를 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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