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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우거지 시레기 삶기

지난번 우리 먹을 것만 남기고 도시장정네랑 이런저런 손님들 편에 우거지랑 시레기 삶은 것을 들려보냈었지. 헌데 그 중 한 도시장정편에 간 우거지가 사단을 일으켰다. 이번에 온 도시장정이 우거지 더 없느냐고 마눌인 도시아지매가 더 있으면 가져오란다고... 사연인즉~ 시레기와 우거지를 받아든 도시아지매가 무시레기는 좋다했는데 배추 우거지를 별로 안 좋아했는지 이웃집에 줘버렸단다. 후일 우거지맛을 보고는 난리난리~ 이걸 왜 내가 이웃을 줬냐고... 한탄 한탄... ㅎㅎㅎㅎㅎ 그 얘기를 전해들은 산녀 한바탕 야단을 하고 웃어넘기고 결국 오늘 마지막 남은 우거지를 걷어 삶고 사레기 반을 걷어 삶고 있다. 도시장정들은 상당에 가서 일을 하고 산녀는 남아 우거지 시레기 삶고 점심으로 추어탕을 준비하고 있다. 뭐니뭐니..

산골통신 2021.03.14

이 생에선...

나무꾼은 삽질인생~ 산녀는 솥뚜껑인생~ 어제 그리 맘 내려놨다... 손님들 가는 손에 뭐라도 들려보내려고 냉이를 좀 캐고 쑥은 아직 어리지만 좀 뜯어봤다. 도시에선 대파가 귀하다하니 움돋이로 올라온 애들 좀 뽑아오고... 캘 때는 참 잼나고 좋았지비... 다듬기는 거의 인격수양... 그저 묵묵히 다듬고 또 다듬다... 이래 사람 손이 가지 않으면 당췌 아무것도 먹을게 나오질 않으니... 뒷골밭 매화 향이 대단하다. 벌들이 어디서 죄 몰려왔는지 붕붕 소리가 요란하고~ 산골 동네 할매 한 분 묵밭에 쑥 한줌 뜯느라고 굽은 허리가 더 굽어... 요즈음 쑥이 가장 보드랍고 좋지... 이제 냉이는 꽃이 피고 쑥이 올라온다.

산골통신 2021.03.13

드뎌 거름내다...

닭집앞 밭하고 언덕밭에 거름을 흩어 깔았다. 네기라고 알루미늄 갈퀴 농기구가 있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어... 할 수 없이 큰괭이하고 네모난 오삽을 가지고 덤볐다. 군데군데 부어놓아 깔기는 수월했네~ 오르내리는 중간 돌계단 옆 자투리 정구지 달래밭에도 듬뿍 주고 양껏 흩어 뿌려줬다. 이제 텃밭하고 감자밭하고 고추밭 동미밭 등등이 남았는데 그건 차차 하기로 하고 일단 철수~ 힘 알아서 일해야지 너무 무리해도 안되는거야. 텃밭 비닐하우스 월동시키는 화분들 물 흠뻑 주고 상추꼬마하우스 철거하고~ 이리저리 잡초 뽑아 푸대에 담아내왔다. 이따 닭집에 알 꺼내러 가면서 쪼아 먹으라고 부어줘야지. 잡초도 버릴 일이 아니거등~ 거름으로 쓰던가 닭모이용으로 얼마든지 재활용이 가능혀... 산골 이웃들은 오늘 감자 심더라. ..

산골통신 2021.03.10

고단한 봄날~

또 시작되었다. 아이고 허리야 아이고 다리야 아이고 손구락아~ 그럼에도 시작된 일은 멈출 수 없다. 식구들 입에 풀떼기라도 들어가려면 지금 일 안 하면 아무것도 없느니!!! 냉이는 이제 그만 캐러댕기야겠다. 그간 캔 냉이 다듬을 일이 아득하구만... 큰놈이 냉이 한줌에 오천냥 한다고 도시 마트 사진을 보냈다. 시들고 볼품없는 한접시도 안 될 것 같은 포장된 마트 냉이가 놀라워서 또 냉이를 캐고 또 캤더니만... 할 수 없지 뭐~ 오늘 저녁내내 다듬는 수밖에 ㅎㅎㅎ 오늘은 언덕 위 산나물밭 풀메기를 했다. 명이나물과 부지깽이 곰취 곤달비가 살고있는 곳부터 시작했다. 사실 풀이라 하기엔 예전 산녀 어릴 적엔 다 먹는 나물이었어... 망초랑 냉이랑 꽃다지랑 이름모를 풀들 다아 먹는거라구... 하지만 지금은 잡..

산골통신 2021.03.09

거름터미 뒤집기|

진작에 했어야 할 일이다. 뭐 이것만 그런가 다 그렇지... 허구헌날 이거 해야하는데 저거 해야하는데 이카면서 허겁지겁 일을 해치우지... 온 겨우내 뭐하고 있다가 지금 이걸 하느냐고?! 추워서 ㅎㅎㅎ 그리고 워낙 공사다망하야... 돌밥돌밥하느라고... 그래도 농사철 본격적으로 닥치기 전에 하는게 어데여?! 나 잘 하고 있는거 맞어!!! 전에 소 키우던 소마구 이 동네선 축사라고 하거나 우사라고 하더라마는~ 우리는 노상 소마구라고 한다. 제법 커서 대여섯마리는 키울 수 있는데 짚단 저장할 공간하고 소똥 쳐낼 공간이 부족해서 서너마리 키우는게 딱 맞는 공간이다. 지금이라도 일손만 있다면 소를 두어 마리 정도는 키우고 싶은데 여력이 안 닿는다. 적금 든 셈 치고 송아지 낳으면 대박이고 늘 예비 자금을 저축해..

산골통신 2021.03.06

감자 심게 밭을 맹글자면~

자아... 이제 봄농사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어영부영 언땅 녹기 기다리다가 봄비 두어 번 내리시니 온 들에 풀싹들이 우후죽순인기라~ 냉이 캐러 댕기다가 농사철 놓칠 뻔~ 내 아무리 얼치기 농사꾼이지마는~ 일 때는 맞춰 일해야지! 그래야 남들 먹을 때 내도 맛을 보는기지... 이웃 밭 열심히 컨닝하다가 오잉? 마늘 양파 비닐 벗기고 웃거름 주네?! 부랴부랴 내도 밭으로 가서 비닐 벗기고 웃거름 주고 봄비 푹 맞으라고 비닐 벗겨놓고 행여 추울새라 왕겨도 덮어주고 또 이웃밭 컨닝을 해보니 감자밭 맹근다고 열심히 거름 내고 밭을 갈고 계시더라구... 깜짝 놀라서 벌써?! 농사 달력을 보니 아직 열흘 보름은 더 있어도 되겠는데 싶었지마는 그래도 밭장만은 해놔야지 싶어 헐레벌떡 밭으로 가봤겠다~ 에혀!!! 작년 비..

산골통신 2021.03.05

봄나물 시작~

냉이는 흔해자빠져 잡초로 전락했고 쑥이 슬슬 돋고 민들레가 숨어서 쑥쑥 돋고 삼동추 좋게 올라오고 월동 시금치 잘 자라고 마늘 양파 아직까진 그럭저럭 곰취 곤달비 잎이 올라오고 명이나물 속속 올라오고 민들레 두 뿌리 캐다가 살짝 데쳐 먹으니 쓴맛 보다는 단맛이 돌더라. 나무꾼 그 큰 두 뿌리 싹 먹어치움! 냉이도 살짝 데쳐 된장에 무치고 삼동추도 시금치도 무쳐서 점심엔 그냥 풀떼기밥상 차려서 먹었다! 또 호미 들고 냉이랑 민들레 캐러 가야한다. 그 많은 나물을 한끼에 다 잡수시니... 부지런히 캐러댕겨갸하는 산골 아낙이로세... 이제 냉이가 곧 꽃이 피면 질겨져서 맛이 없다. 그러니 이 며칠 사이에 다 캐야 한다.

산골통신 2021.03.03

정신 가출 안 하려나...

어제까지 무쟈게 바빴다. 오늘 반가운 봄비도 오시고 핑계김에 푹푹 쉬고 있다. 마늘양파밭 비닐 벗기고 풀 좀 뽑아주고 오는 비 푹하게 맞으라고 안 덮고 열어뒀다. 비 그친 뒤 혹여 동해 입을까 왕겨를 두 푸대 담아와서 이불 덮듯 덮어주고... 이웃 밭에 마늘 양파는 실하게 올라왔는데 우리 애들은 여엉 신통찮네 ㅎㅎ 양파밭에 뭔넘의 냉이가 저리 들이부은듯 났냐 그래... 냉이도 귀해야 대접을 받지 저리 흔해빠지면 잡초다!!! 다 뽑아던져버렸다. 손님들은 두엇이 끼니때마다 연이어 들고나고 해서 삼시세끼 밥상 차려야하지~ 밭일은 해야겠지.. 늘 일상적으로 해야하는 안팍 일들도 해야하지... 이웃들 밭 컨닝해가면서 틈새공략으로다 후딱 해치우고 아침밥 차리고 치우고 후딱 겨나가서 풀 뽑아주고 왕겨 뿌리고 점심밥상..

산골통신 2021.03.01

무지막지하게 톱 휘두르기~

역시나 오늘도 일 발동이 제대로 걸려서 톱이랑 전지가위랑 들고 나섰겠다. 조만간 두어 군데 돌축대쌓는 공사도 있고 주말에 손님들 오신다하고 또 봄비도 오신다하니... 매실 나무 전지는 그 전에 마쳐야 한다는거지!!! 뒷골밭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가죽나무와 개복상나무와 배나무 열댓그루를 싸그리 베어버렸다. 가죽나무는 키가 크면 봄에 순을 따먹기 힘드니 매해 키를 줄여 잘라줘야 하고 개복상나무는 약을 안 치면 온통 지저분해져서 보기싫어 베버려야 했고 배나무도 한번도 따먹어보질 못해서 배어냈다. 그래도 한 그루는 꽃이나 보자 싶어 냅두고 걸리적거리는 나무들은 죄 베놓고나니 이제 저 나무들을 어따 치우느냐가 문제로다 ㅎㅎㅎ 먼데 일보러 간 나무꾼이 돌아와서 보면 기맥혀 허허 웃겠네! 할 수 없지 뭐~ 산녀 마눌이..

산골통신 2021.02.23

봄은 진작에

2월 날씨가 그것도 음력 정월 날씨가 이렇다고?! 어제는 너무 더워 땀을 흘렸더랬다. 모처럼 다른 바쁜 일도 어느정도 해놓은지라 맘놓고 텃밭으로 나갔다. 정짓간에서 나온 이런저런 구정물 모은 들통을 들고... 텃밭에 겨우내내 치우지 않은 작년 작물들 잔해를 치우고 마늘고랑을 덮은 하얀 부직포를 한고랑 걷어내보고... 날씨가 영하로 떨어진다면 다시 덮어줘야지. 마늘 양파 싹이 드문드문 돋아나있더라. 비닐하우스 안도 고랑고랑 구석구석 청소를 하고 화분들에 물도 시원스레 뿌려주고 연화분에도 물을 그득 채워주었다. 상추하우스에는 댓포기만 살아남았고 씨를 뿌려 자란 상추 청경채 등등은 반타작~ 저장해둔 배추 댓포기 남아있고 뭐 그럼 됐지 뭐... 작년에 먼데서 온 수선화 구근 70개 포트에서 싹을 틔웠고 이제 밖..

산골통신 2021.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