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한바퀴 휘~ 둘러보며...

산골통신 2005. 9. 14. 10:43

아침...

얼라셋 자전거타고 가을 산길 달려 학교엘 갔다.

 

잠깐 집안볼일 보고..

밭엘 나갔다.

소마구엘 들러 소똥을 끌어내줄까... 하다가...

바닥이 뽀송뽀송 말라있길래 그냥 돌아나왔다.

이눔들아~ 오줌을 멀찍이~좀 싸면 안되겄냐???

똥개들도 그리하던데~ 니들은 덩치만 커갖고 머꼬?

 

고추밭에 딜다보이~ 할매 고추따시네...

아.. 그래 어제부터 고추따셨더랬어.

얼라들 학교 운동회때문에 못 딜다봤었지...

 

부랴부랴 같이 고추를 따내어 실어나르고

샘가에서 깨끗이 씻어 잠방위에 건져놓았다.

물기 빠지라고 비스듬히~ 기대게 하여 줄줄이 늘어놓으니...

 

아... 전형적인 가을모습이라...

 

봄은 노랑

여름은 초록

가을은 빨강

겨울은 하양...

 

흠...원색적이군~

 

약을 안 치니 고추가 거의 병이 들어 딸것이 별로 없다.

이제 끝고추하고 찜고추 지고추나 딸까~~ 볼장 다 봤다...

 

언덕위 텃밭엔 열무싹이랑 갓싹이 오종종~~ 돋아나있다.

다들 씨앗껍디를 모자처럼 삐딱하게 쓰고...

다행히 어제 내린 비가 아마도 나물비로는 적당했었나봐...

 

할매는 텃밭 돌담가에 자라는 호박덤불 속에서 크도작도 않은 호박 한덩이

따내오시고~

 

선녀는 저위~ 비탈밭에 뿌려놓은 달랑무가 잘 돋았나~ 보러갔다.

혹시 몰라 낫을 가져가려 했으나~ 에고~ 마당에 있는걸 몰랐네...

아쉰대로 호미를 갖고갔다. 왜냐고? 비얌땜시...

 

올라가는 밭 비탈옆으로 섬개미취가 보랏빛으로 만발을 했고 넘 눈부셔...

섬쑥부쟁이가 그 떡가루같은 꽃을 피우려고 막~~

참취꽃은 그 얌전한 자태를 그대로... 그대로...

비탈에 옮겨심은 참나물은 이제 다 살아붙었다.

줄기들이 다 꼿꼿이 일어섰다.

 

쪽파들은 일제히~ 눈에 띄게 그 촉을 내밀었고

무 배추는 솎아먹어도 될만치 부지런히 자랐다.

들깨들은 이제 꽃이 우수수 떨어지고 씨방이 제대로 맺었다.

고구마덤불이랑 콩덤불은 헛고랑이 안 보일정도로 무성하고~

메밀밭은 소금을 뿌려놓은듯...  그 꽃무더기들이 온통 하얗다...

 

아... 감나무골에 감나무들은 벌레들때문에 병을 앓고있어 올해는 접어야겠다.

올 겨울 예방약을 제대로 쳐봐야지... 어쩔 수가 없구나...

 

비탈밭 풀을 뽑아내고 뿌려둔 열무랑 달랑무... 이제 싹이 돋기시작해서

여기저기 듬성듬성이다.

어제 비가 제대로 내렸으니 오늘낼 밭이 가득~~ 할끼야...

 

약샘에 들러 물 한 그릇 들이키고...

산길옆 도랑가에

이맘때 즈음이면 눈부시게 피어오르는~~

고마리꽃과... 물봉선이

올해도 어김없이...

아... 어쩌면...

 

내리쬐는 햇살이 따갑다.

그늘을 찾아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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