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소똥치기~

산골통신 2005. 8. 28. 00:06

어미소 세마리

암송아지 한마리

황송아지 한마리..

이케 다섯마리다.

 

이러니 똥오줌이 억수로 많이 나온다.

거름걱정은 뚝이다.

헌데~ 근디 말씨...

금메... 그기 말여.. 거시기혀...

소똥치우기가...

 

풀어서 가둬놓고 키우면 톱밥을 억수로 푹신하게 깔아놓고 하면

나중에 똥쳐내기도 쉬운데...  한 서너달~ 안 치워도 되고

토착미생물이랑 이런저런 자연자재 뿌려놓으면 걍 냅둬도 되는디..

우리는 소마구가 좁고 코뚜레를 해서 묶어놓기 때문에

톱밥을 깔아놓아도 몽창 짓밟고 뭉개서 금방~ 진창이 되어버린다.

 

해서 얼마안가서 치워줘야만 하기땜에~ 일거리가 많다.

그렇다고 톱밥을 안 깔아주고 걍 생똥만 쳐내게 되면

물기가 넘 많고 질어서 또 애묵는다...

매일같이 쳐주기도 성가시고...

 

해서~

이럴까 저럴까 머리싸매고 궁리한 끝에~

한번만 더 모험을 해보자 싶었다.

톱밥을 열댓푸대 깔아주고~ 관리만 잘 하면~~~!!!

한달가량은 가지 않을까싶은기...

 

머 저번엔 물 틀어놓고 까묵어서 홍수가 나서~ 실패로 돌아갔다말씨...

이번엔 그런 치명적인 실수 말아야쥐이...

홍수난 뒤끝 질퍽이 똥 치우느라고~ 한 사흘 걸렸다카이... 에고데고~~

 

똥치우는데 꼬맹이랑 딸내미와서 거들어준다꼬~

쇠스랑 달란다~ 삽도 달란다...

꼬맹이 쇠스랑 들고

딸내미 작은 삽들고...

선녀 큰 삽들고...

 

세식구가 영차 영차~ 치우는데...

이놈들 재미있나보다.

소가 무섭지도 않은지~ 나가지도 않고 송아지랑 장난도 쳐가며~

소똥을 쳐낸다.

외발구루마로 몇번을 쳐냈던고...

거름터미로 갖다 붓는데 이 서늘한 날씨에 땀이 다 난다.

 

그래도 여럿이 하니~ 그놈들 손도 손이라고~ 보탬이 되었는지~ 수월하게 끝났다.

싹~~ 깨끗이 끌어내고 톱밥 열댓푸대 새로 깔아주니

어미소 한놈이 그야말로 껑충껑충 춤을 추는데... 혼자 보기 아깝드라...

얼라들 신기하고 우서서 죽겠다고~ 배를 잡는다.

 

꼬맹이가 소한테 호박을 갖다주겠다고 가져온다.

그걸 깨서 줘야하는데...

무디고 무딘 칼로 쪼개겠다고 기를 쓰는데~

그냥 땅에 내리치면 된다고 말을 해도 힘이 부족이라~ ㅎㅎㅎ

 

우린 호박을 소한데 다 갖다바친다.

사람이 호박을 얼매나 묵을 수 있겠노~

몇포기만 심으면 주렁주렁 먹고도 남고 다 썩기 바쁜걸...

 

울집 소들은 못 묵는기 없다.

무도 배추도 묵고 정구지도 묵고 호박도 감자도 고구마도 다 묵는다.

안 줘서 못 묵는다.

신김치도 얻어묵고 장찌꺼기도 묵고 어쩔땐 콩삶고 난 물도 얻어묵고

김장배추 절이고 난 소금물도 겨우내 묵는다.

논도랑에서 절로 자라는 돌미나리도 수시로 묵고

이런저런 정지에서 나온 구정물도 죄다~ 소밥통으로 간다.

수박껍질이고 사과껍질이고간에~

묵을 수 있는건 죄다~~ 소한테 일단 갖다주고본다.

 

그래 그런지 울집 소는 무지 크다.

잘 큰다. 잘 묵는다.

이런저런 군것질을 많이 시켜줘서 그런지도 몰겠다.

소풀도 심심하면 베다 주니께... 사료도 무지 절약되고...

짚도 그다지 모자르지 않는다.

 

요즘 소값이 아직까지는 좋은데~ 소값파동이 언제나 걱정되기때문에

소를 많이 늘리지는 못 한다.

또 사료값이 장난이 아니고 짚도 조달해야하기땜에

또또 이노무 똥치우기가 겁나기땜에~ ㅎㅎㅎ

 

다들 거름장만과 비상용 적금하나 든셈치고~ 소규모로 소를 키운다.

여차하면 팔아서 가용으로 쓸라꼬...

 

참깨는 한 이틀 날이 좋아서 다 말려서 털었다.

한데 묶어서 세워놓았는데~ 혹시나 싶어서 한번만 더 털까~~

미련이 좀 남는다.

 

들깨는 순이 너무 쑥쑥 자라올라 낫으로 한번 순을 쳐줬는데도 넘 무성하다.

깻잎 따묵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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