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 헛고랑 풀을 팍팍~ 속션히 밀어제끼는덴
호미보다 풀밀어가 한결 낫다.
호미는 손모가지 허리 엉디 무릎 안 아픈데없이 쑤시는데~
풀밀어는 까짓 팔만 쪼매 쑤시면 땡이다.
어쨌든 손으로 잡고 온몸으로 밀고가는 것이기땜에...
오늘 참깨고랑 반은 풀밀어로 밀었다.
남은 고랑은 호미로 했고~
고구마밭이랑 땅콩밭이랑도 이따 해거름까지 밀어버려야 한다.
깻모종이 예상외로 시간이 오래걸려 더디다.
그래도 오늘 해안으론 다 끝날것 같다.
풀밀어를 밀다가~
약샘에 겨올라가 물 한그릇 들이키고~
할매도 한그릇 떠다드리고~
이웃 논에 물대는 거 구경하다가~
울 밭둑 풀을 보며 기함을 하다가~~
산밑 어제 새로 생긴 무덤을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조용한... 마을을 무심히 바라보다가..
또 일을 하고 또 했다.
아침에..
파리나 쥐가 붙으라고 문앞에 놓아둔 쥐끈끈이에
엉뚱한 아기새가 붙었다.
꼬맹이가 마당에 나갔다가 발견하고
쪼차들어와 선녀를 막 끌고나간다.
제비가 쥐붙는데 붙었어~
제비야 제비~~
나가보이
제비는 아니고 참새도 아니고...
딱새도 아니고~
군청색깔의 눈주위가 하얀... 뒷목덜미가 노란 조그만 아기새였다.
너무 불쌍해 끈끈이에서 막 잡아뜯어내어
깃털에 붙은 끈끈이를 뜯어주려니
조그만 부리로 내 손가락을 막 쪼아댄다.
앞가슴 털도 다 뜯기고
양날개 털도 다 뜯기고~
내 손에서 도망가려다 꽁지도 뜯기고~
양 발가락은 끈끈이가 붙어 오그라들고
에그에그... 이놈아...
이제 너 어찌 살래...
큰일났네...
얼라들은 우리가 키우자~ 키우자~~
옆에서 노래를 하는데...
이놈들아... 얘 오래 못 산다.
이래갖고 얘가 살 수 있을것 같니...
걍 꽃밭 옥잠화 잎 그늘밑에 놓아줬다.
오그라붙은 두 발로 정신없이 구석으로 도망간다.
나는 연습하던 아기새였나...
아침부터 그 모습보고 짜증이 나서...
그냥 일하러 밭으로 나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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