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가 서두신다.
언넝 나와라~~~
깨가 안 난 곳이 많다~
참깨심는 기계로 일일이 심어도~ 난 곳은 억수로 수북하고
안 난 곳은 징하게 비어있다.
그리고 달게 심지 않고 드물게 심었기 때문에 안 난 곳이 한군데라도 있으면
흡사 다 빈 밭인 양 보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 빈 자리에 다른 무엇을 심기도 뭐하고...
확인사살겸 일일이 다니면서 안 난 곳 또 심었는데도...
그래서 참깨는 심기부터가 거북하다 했단다...
동네 사람들 요즘 일거리가 참깨솎고 북주기다.
우리도 해야한다.
학교시험과는 달리 농사일은 컨닝을 부지런히 해야한다.
남들 하면 우리도 해야한다~ 그기 때론 정답이다.
남들 고구마심을때 고구마 심어야 하고
남들 마늘밭 핵 뽑을때 같이 뽑아줘야 하고~
등등~~
호미들고 주전자들고 칼들고 양푼하나 들고...
호미는 흙 북주기 위해서고~
물주전자는 깻모종하기 위해서다.
칼은 깻모종은 그 뿌리가 약해서 잘못 건디리면~ 다 죽는다.
해서 조심조심~~ 뿌리채 꺼내야 하기 때문에...
그리고 칼이나 가위로
필요없이 많이 수북히 난 깨를 서너개만 남기고 줄기를 잘라줘야 하기땜에~
양푼은 깻모종 담아나르느라고~ ㅎㅎㅎ
깻모종이 된다 안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는데~
작년까진 실패였더랬다.
올해 또 도전이다...
작년엔 깨를 모종판에 부어 키워봤는데 잘 안 났고~
올해는 방법을 달리해~
비오고 날 흐린날 골라서~ 수북히 난 곳 깻모종을 일일이 파내어
없는 곳 구멍에 물주고 심고 신문지조각으로 살짝 덮고
양쪽을 흙으로 눌러 덮어놓기로 했다.
한 사나흘만 그리 뿌리를 내리게 두면~ 살아붙는다 했다.
될지 안 될지~ 사나흘 지나봐야 알겠지만~
일단 어제 해놓은 것들은 아직까지는 쌩쌩한걸로 봐서...
희망을 가져도 되지 싶다.
요며칠 날이 계속 흐리고 소낙비도 오고 해서
뿌리를 잘 내리지 않을까 싶다.
깨밭 헛고랑은 풀밀어로 밀기로 했다.
풀밀어로 일단 민다음~ 그 흙으로 깻모종 흙북돋아주기를 하기로...
이젠 할매도 풀밀어의 편리함과 필요성을 인정을 하셨다.
어제오늘은 비가 와서 땅이 질므로 못 한다.
진밭 빠대면 안 좋다.
일하다 말고 장대비가 와자자~ 퍼부어서
할매는 닭집으로 피하시고~
덕분에 쥐한마리 잡고~
선녀는 큰놈불러 빨래걷고~
장닭 두 마리가 순식간에 핑~ 쌩~~ 그 높은 울타리밖으로 날라나와 또 말썽을 주긴다.
그놈 눈여겨봐놓았다가 우선순위로 잡아무야겠다.
내일 할일은 참깨밭 마저 솎고 모종하기와~
감자밭 꽃 따주기와~
마늘밭 핵 뽑기다.
그나저나 밭둑의 풀은 언제 벨꼬...
일이 자꾸 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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