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참깨솎기

산골통신 2005. 6. 4. 19:47

할매가 서두신다.

언넝 나와라~~~

깨가 안 난 곳이 많다~

 

참깨심는 기계로 일일이 심어도~ 난 곳은 억수로 수북하고

안 난 곳은 징하게 비어있다.

그리고 달게 심지 않고 드물게 심었기 때문에 안 난 곳이 한군데라도 있으면

흡사 다 빈 밭인 양 보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 빈 자리에 다른 무엇을 심기도 뭐하고...

 

확인사살겸 일일이 다니면서 안 난 곳 또 심었는데도...

그래서 참깨는 심기부터가 거북하다 했단다...

 

동네 사람들 요즘 일거리가 참깨솎고 북주기다.

우리도 해야한다.

학교시험과는 달리 농사일은 컨닝을 부지런히 해야한다.

남들 하면 우리도 해야한다~  그기 때론 정답이다.

남들 고구마심을때 고구마 심어야 하고

남들 마늘밭 핵 뽑을때 같이 뽑아줘야 하고~

등등~~

 

호미들고 주전자들고 칼들고 양푼하나 들고...

호미는 흙 북주기 위해서고~

물주전자는 깻모종하기 위해서다.

칼은 깻모종은 그 뿌리가 약해서 잘못 건디리면~ 다 죽는다.

해서 조심조심~~ 뿌리채 꺼내야 하기 때문에...

그리고 칼이나 가위로

필요없이 많이 수북히 난 깨를 서너개만 남기고 줄기를 잘라줘야 하기땜에~

양푼은 깻모종 담아나르느라고~ ㅎㅎㅎ

 

깻모종이 된다 안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는데~

작년까진 실패였더랬다.

올해 또 도전이다...

 

작년엔 깨를 모종판에 부어 키워봤는데 잘 안 났고~

올해는 방법을 달리해~

비오고 날 흐린날 골라서~ 수북히 난 곳 깻모종을 일일이 파내어

없는 곳 구멍에  물주고 심고 신문지조각으로 살짝 덮고

양쪽을 흙으로 눌러 덮어놓기로 했다.

한 사나흘만 그리 뿌리를 내리게 두면~ 살아붙는다 했다.

 

될지 안 될지~ 사나흘 지나봐야 알겠지만~

일단 어제 해놓은 것들은 아직까지는 쌩쌩한걸로 봐서...

희망을 가져도 되지 싶다.

요며칠 날이 계속 흐리고 소낙비도 오고 해서

뿌리를 잘 내리지 않을까 싶다.

 

깨밭 헛고랑은 풀밀어로 밀기로 했다.

풀밀어로 일단 민다음~ 그 흙으로 깻모종 흙북돋아주기를 하기로...

이젠 할매도 풀밀어의 편리함과 필요성을 인정을 하셨다.

 

어제오늘은 비가 와서 땅이 질므로 못 한다.

진밭 빠대면 안 좋다.

 

일하다 말고 장대비가 와자자~ 퍼부어서

할매는 닭집으로 피하시고~

덕분에 쥐한마리 잡고~

선녀는 큰놈불러 빨래걷고~

 

장닭 두 마리가 순식간에 핑~ 쌩~~  그 높은 울타리밖으로 날라나와 또 말썽을 주긴다.

그놈 눈여겨봐놓았다가 우선순위로 잡아무야겠다.

 

내일 할일은 참깨밭 마저 솎고 모종하기와~

감자밭 꽃 따주기와~

마늘밭 핵 뽑기다.

그나저나 밭둑의 풀은 언제 벨꼬...

 

일이 자꾸 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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