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덤불이 너무 무성하다.
몇번이고 헛고랑으로 번져있는 놈들을 뿌리내리지 말라고
걷어내줬는데도~
여전히 뻗어나간다.
오늘은 홀랑 걷어서 소한테 좀 갖다주고~ 우리도 묵어야겠다.
어제 다듬고 난 덤불 걷어다 소한테 갖다주니 게눈감추듯~~
요즘 오일장에 고구마줄기 삶아데친 것들 팔러 산골 할매들이 많이 나오신단다.
그거라도 팔아서 가용에 보탤려고 그러시는지...
그거 껍디 벗길려면 억수로 구찮던디.. 에고...
엇저녁엔 구찮어서 걍 있는 국에 있는 반찬에 밥 묵고
오늘 아침에 고구마순을 볶아봤다.
이거 간장으로 간해요? 소금으로 간해요???
거~ 소금으로 하던데~~~
고구마순을 볶아봤어야 알쥐이~
노상 해주는 것만 얻어묵어보고 구찮다고 안 해묵었는디...
큰 솥에 들기름 달궈 고구마순 잘라 넣고 들들 볶아
소금으로 간해갖고~
할매 한접시~
선녀 한접시~
없다!
이기 반찬하기는 억수로 힘들어도 묵기는 참 간편하고 후딱이라 이거여~
해서~ 오늘도 고구마순 덤불 걷어다 껍디 벗겨야 하겠다.
사람 입이 참 간사하지...
좋다는 건 다 들어오라카고~
때꺼리때 보면~
얼마 안 묵어도 배가 부른데...
그걸 안 채워주면 온 몸이 힘없이 사그라진단말여~
그까이꺼 얼매 안 묵어도 되는데 말이지...
그 작은 위장 채우느라고~ 이 얼마나 고생이여...
한끼 굶었다치면 묵을것만 눈에 선~~ 하고
음식냄새만 솔솔 풍겨오는 것 같고
묵을 것만 자꾸 떠오르고~
언넝 이 포도청으로 뭔가를 꾸겨박아야 살겠는데...
그때만치 사람 비참해질때도 없는 듯...(때에 따라선 다르지만~)
그렇다고 많이 묵느냐~ 것도 아니란 말씨...
아침 밥상머리에서 얼라들이랑 토론했다???
이 밥상이 여기까지 오게된 배경을 알아보자~~ ㅋㅋㅋ(거창하게~)
도시와 산골을 비교해보자~~
고구마줄기볶음
미역국
멸치볶음
정구지무침
오이무침
묵은김치
우린 다아~ 농사지어서 나오는거잖아~ 해산물빼고
도시에선 이거 다 사야혀~
도시는 돈 떨어짐 죽는다.
돈 없음 하루살기도 벅차다.
산골에선 소금만 있음 살어~~~
.................................................
오늘 점심은 머 할껀데~~ (얼라들의 결론!)
깻잎전!
감자전!
니들 들깻잎 따오고~
감자 깎아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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