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방아찧기

산골통신 2005. 9. 30. 12:15

창고에 나락푸대가 아직도 많다.

두어 가마 정도 될까...

햅쌀 나올때까정 먹고도 남겠네~

할매는 걍 나눠먹고 말잔다...

 

방아기계가 말썽이다.

또 고장이다.

현미가 된다고 해서 거금주고 들여놓았더만

안된다.

 

이젠 반현미도 안 된다.

할매~ 욕을 바가지로 하신다.

농기계센타에 전화해서 하소연을 좀 하시겠단다.

아니 오늘 막 쳐들어가시겠단다.

어제 방아찧는데 막 속상하다.

 

왕겨나오는데로 쌀까지 나온다. 헉!

키로 까불러야 된다고 따로 비 안 맞게 두었다.

 

찧은 쌀에 나락이 막 섞여나온다. 흐미~

이거 안되여~ 당장 고쳐야지~

 

나락으로 두었다가 먹을 것만 찧어먹으니 좋긴하다.

방아 한번 찧을때마다 구찮긴 하지만...

 

방아 한 번 찧으려면 거창하다. 그 준비가...

큰 다라를 두개 정도 늘어놓아야 하고 바가지도~

쌀 담을 푸대도 두어 개 준비해야 하고

왕겨푸대도 연결해야 하고 당가루푸대도 연결해야 하고

처음과 끝 깔끔치 못한 쌀들 나오는 것도 따로 받을 그릇도 준비해야 하고...

전기선도 길게 길게  연결해야지~ ㅎㅎㅎ

 

선녀가 하면 머 구찮은 것도 없는데

할매는 힘이 딸리시는지 만사 구찮으신가부다.

 

나락푸대도 선녀가 나른다.

영차영차~ 구루마로 끌고온다.

방아기계에 넣는것도 선녀가 한다.

끙~~ 젖먹던 힘까정 써야한다.

한번에 못 들어올리고 두번 세번~ 끙끙해야한다.

나락을 부어놓으면 자동으로 기계로 들어가는 기구도 있다던디...

그걸 설치 해야할까부다.

 

남은 나락은 방아찧어서 가래떡으로 뽑아놓아야겠다.

그래야 떡볶이도 해묵고 떡국도 끓여묵고

떡고치도 해묵고 구워도 묵고 튀겨도 묵고~ ㅎㅎㅎ

용도가 아주 많지~

얼라들 겨우내 간식거리론 그만이지...

 

방아 한번 찧고나면 까끌까끌~ 온몸이 가렵다.

당장 샤워 안 하면 하루종일 벅벅 긁어야 한다.

 

하루가 그런대로 바빴다.

그래도...

짬짬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눈치가 보였긴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