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불어라 마!
바람이 심상찮다.
대숲 바람소리가 대단하다.
아우... 내는 집뒤에 대숲 안 맹글껴~
소리가 넘 으시으시해...
소마구에 물 퍼다주기가 너무 팔이 떨어지게 힘들어서
나무꾼이 열선 사다준 것을 할매 몰래 감아버렸다.
할매도 말씨~ 힘들다 힘들다 말씸만 하시곤 돈 생각에 그러시는겨...
요지부동 꽝꽝 얼어서 꿈쩍도 안 하던 수도꼭지가
낼 아침에 어찌될란지 지켜보자구...
전기선이 없어서 저위 산밑에 올라가는 닭집 물올리는 모터 전기를 끌어왔다.
겨울엔 물이 얼어서 안 쓰거든~
아우~ 전기선이 흙에 풀뿌리에 묻혀서 안 보인다... 세상에...
이기 머꼬? 막 끌어냈다. 풀이랑 흙이랑 마구 엉켜서...
아침에 딜다보이
우와~~~ 물이 나온다아~~~ 살았다아~~~ 만쉐이!!!
할매가 그예 전기세 많이 나온다꼬~ 너무 뜨거우면 겁난다꼬
새벽에 전기를 빼셨단다~ 크으...
머 그래도 물이 나오니께 되얐으~ 캬...
이젠 북청 물장수 흉내 안 내도 되겠구만그랴...
선녀는 열선을 감아놓았기 땜시 녹아서 물이 나온다고 주장하고
할매는 날이 푹해져서 절로 녹아서 물이 나온다고 주장하신다.
뉘 말이 옳은지 모린다!
이제 날이 슬슬 푹해진다.
가끔 추위는 오겠지만
이상도 하지~
날이 쫌이라도 풀렸다싶으면 겨울 다 지난듯이 몸이 으쓱으쓱~ 동한다!
닥치는대로 읽던 책도 어지간히 읽어내서 한짝으로 밀쳐놓고
요샌 하루종일 바깥으로 돈다.
시방 읽다 말다 하는 책은 박지원님의 열하일기 상 중 하 다.
이 엄청난 대작을 다 읽어낼 생각을 한 것도 딴엔 가상하고~ ㅋㅋㅋ
다 읽어낼까~ 자신도 몬하고~
어쨌든~
박지원님에 대한 존경심을 가득 안고서... 드문드문이나마 읽는다.
지난 추위에 비닐집 상추들을 다 얼어죽여~
작년에도 그러더이 이번에도 그랬다.
보온덮개를 추위 오기전에 덮어줬더라면 됐었는데~
방심했다. 그리 추울 줄은 몰랐거든...
그래도 쪼매 기대를 해본다. 갸들의 생명력을 믿기에...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골통신] 연기가 펄펄~ (0) | 2006.01.06 |
---|---|
[산골통신] 토끼사냥~ (0) | 2006.01.04 |
[산골통신] 선녀는 산수를 몬해~ (0) | 2006.01.02 |
[산골통신] 방아찧던 날 (0) | 2006.01.01 |
[산골통신] 날이 꾸무리한거이~ (0) | 2005.12.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