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이래갖고 내가 날라가냐?

산골통신 2006. 1. 3. 09:17

더 불어라 마!

 

바람이 심상찮다.

대숲 바람소리가 대단하다.

 

아우... 내는 집뒤에 대숲 안 맹글껴~

소리가 넘 으시으시해...

 

소마구에 물 퍼다주기가 너무 팔이 떨어지게 힘들어서

나무꾼이 열선 사다준 것을 할매 몰래 감아버렸다.

할매도 말씨~ 힘들다 힘들다 말씸만 하시곤 돈 생각에 그러시는겨...

 

요지부동 꽝꽝 얼어서 꿈쩍도 안 하던 수도꼭지가

낼 아침에 어찌될란지 지켜보자구...

 

전기선이 없어서 저위 산밑에 올라가는 닭집 물올리는 모터 전기를 끌어왔다.

겨울엔 물이 얼어서 안 쓰거든~

아우~ 전기선이 흙에 풀뿌리에 묻혀서 안 보인다... 세상에...

이기 머꼬?  막 끌어냈다. 풀이랑 흙이랑 마구 엉켜서...

 

아침에 딜다보이

우와~~~ 물이 나온다아~~~ 살았다아~~~ 만쉐이!!!

 

할매가 그예 전기세 많이 나온다꼬~ 너무 뜨거우면 겁난다꼬

새벽에 전기를 빼셨단다~ 크으...

머 그래도 물이 나오니께 되얐으~ 캬...

이젠 북청 물장수 흉내 안 내도 되겠구만그랴...

 

선녀는 열선을 감아놓았기 땜시 녹아서 물이 나온다고 주장하고

할매는 날이 푹해져서 절로 녹아서 물이 나온다고 주장하신다.

뉘 말이 옳은지 모린다!

 

이제 날이 슬슬 푹해진다.

가끔 추위는 오겠지만

이상도 하지~

날이 쫌이라도 풀렸다싶으면 겨울 다 지난듯이 몸이 으쓱으쓱~ 동한다!

 

닥치는대로 읽던 책도 어지간히 읽어내서 한짝으로 밀쳐놓고

요샌 하루종일 바깥으로 돈다.

 

시방 읽다 말다 하는 책은  박지원님의 열하일기 상 중 하 다.

이 엄청난 대작을 다 읽어낼 생각을 한 것도 딴엔 가상하고~ ㅋㅋㅋ

다 읽어낼까~ 자신도 몬하고~

어쨌든~

박지원님에 대한 존경심을 가득 안고서... 드문드문이나마 읽는다.

 

지난 추위에 비닐집 상추들을 다 얼어죽여~

작년에도 그러더이 이번에도 그랬다.

보온덮개를 추위 오기전에 덮어줬더라면 됐었는데~

방심했다. 그리 추울 줄은 몰랐거든...

그래도 쪼매 기대를 해본다. 갸들의 생명력을 믿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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