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연기가 펄펄~

산골통신 2006. 1. 6. 12:45

마실가셨다 돌아오시던 할매

깜짝놀라 막 달려오신다. 허겁지겁...

 

아이고 할매요~ 허리도 꼬부라져서... 천처이 와요...

암것도 아니요~ 군불땐거요~

 

먼 연기가 그리 나노~ 깜짝놀랬다~

 

머 팍팍 땐거이지~ ㅋㅋㅋ  너무 추워서 평소 때던거보다 더 많이 땠더이만~ 그러네...

 

나무꾼은 멀 믿고 그러는지 몰라도 나무 팍팍 때란다.

그려서 아낌없이 팍팍 들이쳐때고 있다.

 

헌연탄 좀 버리자구요~~

저어기 논 구석탱이 저짝으로 골고루 내다버리면 되여~

새연탄도 좀 갖다놔줘여~

 

선녀등쌀에 나무꾼만 오전내내 열심히 일했다.

 

멀리서 손님이 오신단다.

인권위 분들인데 황토방 구경하고 싶다고...

에고~  날도 추운데 우야노~

군불이나 더 때자~ 또 팍팍 더 들이밀고 들어왔다.

 

달구새끼 한 마리가 얼어죽었다.

엄청 추운가보다.

 

바깥 일거리를 절대 장만 안 한다.

해 올라오기 전에는 바깥출입 생각도 안 하고

들이박혀 산다.

 

늦잠꾸러기 해가 빠꼼~ 뒷산 귀탱이에서 올라오면

겨우겨우 꾸무럭거리고 일어나

연탄불 갈고 아궁이 불 한 번 때고  총알같이 겨들어온다.

 

나무꾼은 추워도 움직여야 한다고 야단이다.

털모자 쓰고 털옷입고 중무장을 하고 일을 한다.

와.....

 

할매도 춥다고 움추리고 있으면 안된다고 일을 찾아 하신다.

 

고로 일 안 하고 뻐팅기고 있는 건 선녀뿐이다.

그래서 살이 빠득빠득 찌나부다.

 

어제는 소 구경도 못 해봤다.

소도 선녀 얼굴 이자묵겠고~ 선녀도 소 얼굴 이자묵을 지경이다.

할매 아니면 소 키우지도 몬하겠넹~ ㅎㅎㅎ

 

언제까정 추울라나...

볏짚도 들여놓아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