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실가셨다 돌아오시던 할매
깜짝놀라 막 달려오신다. 허겁지겁...
아이고 할매요~ 허리도 꼬부라져서... 천처이 와요...
암것도 아니요~ 군불땐거요~
먼 연기가 그리 나노~ 깜짝놀랬다~
머 팍팍 땐거이지~ ㅋㅋㅋ 너무 추워서 평소 때던거보다 더 많이 땠더이만~ 그러네...
나무꾼은 멀 믿고 그러는지 몰라도 나무 팍팍 때란다.
그려서 아낌없이 팍팍 들이쳐때고 있다.
헌연탄 좀 버리자구요~~
저어기 논 구석탱이 저짝으로 골고루 내다버리면 되여~
새연탄도 좀 갖다놔줘여~
선녀등쌀에 나무꾼만 오전내내 열심히 일했다.
멀리서 손님이 오신단다.
인권위 분들인데 황토방 구경하고 싶다고...
에고~ 날도 추운데 우야노~
군불이나 더 때자~ 또 팍팍 더 들이밀고 들어왔다.
달구새끼 한 마리가 얼어죽었다.
엄청 추운가보다.
바깥 일거리를 절대 장만 안 한다.
해 올라오기 전에는 바깥출입 생각도 안 하고
들이박혀 산다.
늦잠꾸러기 해가 빠꼼~ 뒷산 귀탱이에서 올라오면
겨우겨우 꾸무럭거리고 일어나
연탄불 갈고 아궁이 불 한 번 때고 총알같이 겨들어온다.
나무꾼은 추워도 움직여야 한다고 야단이다.
털모자 쓰고 털옷입고 중무장을 하고 일을 한다.
와.....
할매도 춥다고 움추리고 있으면 안된다고 일을 찾아 하신다.
고로 일 안 하고 뻐팅기고 있는 건 선녀뿐이다.
그래서 살이 빠득빠득 찌나부다.
어제는 소 구경도 못 해봤다.
소도 선녀 얼굴 이자묵겠고~ 선녀도 소 얼굴 이자묵을 지경이다.
할매 아니면 소 키우지도 몬하겠넹~ ㅎㅎㅎ
언제까정 추울라나...
볏짚도 들여놓아야 하는데...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배차적을 배 두드리며... (0) | 2006.01.08 |
---|---|
[산골통신] 농한기는 농한기여... (0) | 2006.01.08 |
[산골통신] 토끼사냥~ (0) | 2006.01.04 |
[산골통신] 이래갖고 내가 날라가냐? (0) | 2006.01.03 |
[산골통신] 선녀는 산수를 몬해~ (0) | 2006.0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