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농한기는 농한기여...

산골통신 2006. 1. 8. 11:04

애써 찾아가며 일을 해야할 정도로 일이 없다.

 

그래서 구들장만 내내 지고 사는데...

엉디를 띠기가 정말로 싫다.

 

허나 선녀 노는 꼴을 못 봐주시는 할매덕에

오늘부터 일을 해야한다.

늦가을부터 미루고 미뤘던 볏짚 나르기.

아직도 논에 있거덩...

일손있을때 한다꼬 냅뒀는데...

날이 갑자기 추워져서 날 풀리거든 한다고 냅뒀는데..

또 날이 풀리면 일손이 없고

일손이 있으면 날이 춥고...

 

이래저래 볏짚은 논에서 천덕꾸러기 바람만 잔뜩 맞고 쌓여져있다.

 

진짜 일을 안 하니까 몸이 굳는다.

또 뿌득뿌득 살 늘어나는 소리...

 

먹을 것은 왜 이리 많은지

곶감도 묵어야 하고 감또개도 묵어야 하고

차 좋아하는 나무꾼덕에 이런저런 차도 마셔주는 시늉도 해야하고

 

어제는 짜이~ 를 맹근다고

작은놈이랑 꼬맹이랑 정지에서 부시럭 쨍그랑~ 난리를 치더이

하여간 먼가를 맹글어왔는데

제법이드라...

앞으로 차 심부름은 작은놈과 꼬맹이가 전담하기로 했다.

선녀는 마셔주는 사람...

 

나무를 좀 낫게 땠더이 방이 절절 끓는다.

찜질방 안 부럽다.

고만 구들장하고 딱 붙어 일어나고 싶지가 않다.

클났다.

 

일은 해야하는데...

상추밭도 손질을 해줘야 하는데

날 풀리는 거이 싫다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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