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날 바람 씽씽 불어제끼는 이 산골짝에서
나무 아껴때며 살기엔 너무 처량하다.
우짜든동 팍팍 처넣어가며 절절 끓게 때놓고 지지며 살아야 하는데
허지만 땔나무 줄어드는거 보면 눈깔 띠용! 튀어나오게 생겼는데...
헛간 몇 채 뿌순거 진작에 다 땠고~
헌 집 뜯은것도 다 쳐땐지 오래고... 쩝~
머슴오라버니가 사과나무 전지한거 한 트럭 갖다준 것~
따로 쌓아놓고 아껴가며 땐다고 하는데...
하매 한 귀퉁이가 와르르~~ 허물어진 거이~
꼭 누가 매일매일 조금씩 훔쳐간 것 모냥~
맴 한 구석이 헐라당 헐라당하다.
나무꾼은 땔나무 걱정말고 팍팍 때라고 하지만~
나무해오는 걸 본 적이 없넹~ 으으...
이렇게 날 추울때 나무하러 가라고 떠밀기도 글코..
걍 있는 나무나 부지런히 땔 밖에~
할매는 오늘도 한소리 하셨다.
고만 때라고~
봄에 어짤라고 그러느냐고~
봄철 날이 어중간할때 불때게 냅두라고~
불땔작시면~ 나무가 얼매나 헤픈지 아느냐고~~
왜~ 좋게 연탄때고 말지 불때는 방은 맹글어갖고 저 난리굿을 치는지 몰겠다고~
넘들 안 하는 짓거리는 다 하고 산다고~
사실 할매는 좋은 나무로 불 안 지핀다.
콩단 찌끄러기 고춧대 이런저런 검부지기~
참깻단 이런저런 걸로 불을 때시는데~
머 나중에 보면 재만 한 소구리 나오드라~ ㅎㅎㅎ
이번에 메주쑬때도 장작으로 안 하고
왕겨랑 짚이랑 콩단으로 하셨다.
이번 메주는 네말밖엔 안 했는데
저 기술 전수를 전수를 받아야는디... 은근히 걱정이다.
콩삶는 것도 기술 중의 기술이드라구...
삶은콩 찧고 메주 맹글고 띄우고 장 담그고 하는 건 어케어케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디...
에라~ 몰겠다. 닥치면 다 하게 되있는벱여~ 까짓! 탕탕~
우예됐건간에 군불이나 오붓하게 땠으면 싶은데...
장작더미 줄어드는 거 보이 장작 집어든 손이 오그라든다.
에잇!
오늘 꼬맹이 데불고 산에 가야지~
사람이 무엇으로 사느냐 말씨~
내 친구하나가 그런 이름으로 영화 한 편 맹글어서 국회에서 상영씩이나 했다는디~
진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느냐 말씨~
그 친구에게 함 물어봐야쓰겄다.
갸한테 술한잔 사야는디... 언제 인연고리가 맹글어질지 모르겠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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