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눔들아 춥지도 않냐?
아이구 기맥히라~
언넝 양말 안 신엇!
울집 꼬맹이 맨발로 막 댕긴다.
이웃집 막둥이도 오늘보이 맨발이다.
니들은 동삼과묵었니?
언넝 양말신구왓!
오늘아침에 잠바도 안 입고 튀나갈려는 놈 붙잡아갖고 온통 뒤집어씌워서 내보냈다.
야들은 신체구조가 별다른가벼?
새벽에 연탄불 꺼트릴까봐~ 눈이 말똥말똥~
에그~ 군불땔껄~ 춥다꼬 안 땠더이만~
이거야 원~
바람이 얼매나 억시게 불어제꼈던지 바깥세상 내다보기가 겁나드라~
문 쾅 닫고 들앉으면 아무 느낌도 안 드는데
이 추위에도 바깥에서 살아야 하는 직업?의 사람들은 어쩔까...
갑자기 생각이 난다.
에그 무시라...
저 뒷산의 솔바람 소리가 기맥히다.
무시무시하다.
며칠동안 사람 구경도 못했다.
울 식구외에 목소리도 못 들었다.
얼매나 추운지 아무도 안 나온다.
아롱이조차 황토개집안에서 헌솜이불 뒤집어쓰고 안 겨나온다.
햇살이 좋은 한낮에만 솜이불 끄집어내서 뒤집어쓰고 앉아있는 꼴을 보면
어지간히 추운가보드라...
추운 겨울 산골마을은 황량~ 그 자체다.
가끔 드나드는 과수원 트럭 소리 없으면 그야말로 적막강산...
발이 시려서 버선 빨아놓은거 찾아신으려고 찾으니 없다.
분명 빨랫줄에 있었는디... 동태가 되어서 몇날며칠 말리는 중이었는디...
한짝을 쪽파밭에서 찾아신고 한짝을 마저 찾으니 있나 그래~
겅중겅중~ 한짝만 신은채로 이제는 빈 배차밭을 뒤지니~ 저어~짝 밭고랑까지 날라가있드라...
범인은 밤새 불어제낀 바람이었지비...
얼라들이 차례차례 목감기 코감기가 들어
요새 모과차를 물처럼 마셔댄다.
겨울오기 전에 모과를 돔방돔방 썰어 말려놓은기 몇 푸대 되는데
걍 주전자에 넣고 팍팍 끓인다.
설탕에 재어놓으면 좋은줄 내 모르는 건 아닌데
한약들도 가만보면 풀뿌리들 줄기들 열매들 껍질들 머 그런것들
걍 말려서 달여먹는거 아니갔어?
그러면 이것도 걍 썰어서 삶아묵자고오~
해서 유자랑 모과랑 걍 썰어말려서 되는대로 삶아 그 물을 마시고 있다.
얼라들이 영지버섯물은 맛없다고 난리를 쳐서
영지버섯물은 나무꾼하고 할매할배만 드시게 하고
얼라들은 모과차에 꿀 한숫가락 타서 마시게 하고 있다.
이눔들이 맛은 알아갖구설라무네...
어~ 춥다!
이런날은 꼼짝말고 구들장하고 연애나 하는겨~
오늘은 먼 책 읽을꼬나...
어제는 일본사람 책하고 프랑스사람책하고 두권 읽었는데
대가리 깨지는 줄 알았다.
그 결말이 궁금하지 않았으면 안 읽을~ ㅋㅋㅋ
기어이 그 결말을 알아야 잠을 편히 잘 수 있을 거 같애서 기어이 읽어냈다.
워메... 일본사람들은 왜 책을 이렇게 쓴댜~~
만화영화는 잘 맹금시롱(몇개만) 책은 개차반이여... 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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