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찜질하다가

산골통신 2005. 12. 20. 09:50

엉디가 안 남아나겄다. 에그 뜨거라~

 

아무래도 겨울철이라 운동량이 부족하고

구들장지는 시간이 많은건 어쩔 수 없는디...

 

아궁이 한부엌 나무밀어넣고

따땃하니 솜이불 덮고 책들고 엑스레이찍고 있으면 세상좋다..

하지만 것도 몇날 며칠 해봐여...

 

지겹지~ 몸살나지~

 

유리문을 통해 햇살이 따스하게 비쳐들어오면

자울자울~ 병아리모냥...

그렇게 또 몇시간을 때우고...

 

매일매일이 머 그렇다.

 

어제는 나무꾼이 양미리를 두 두릅 사갖고 와서리....

아궁이 숯불에 구울려다가  바람이 넘 불어 냅두고

연탄불 두개 끄집어내서 이리저리 돌로 버팅겨서 석쇠를 놓고

구웠다.

 

눈치 구단인 꼬맹이 냉큼 접시들고  대령한다.

큰넘 자기빼고 먹으면 두고보자고~ 엄포를 미리 때린다.

작은놈은 얄밉게도 맛있으면 먹고 맛없으면 안묵는단다...

 

뒤안 쪽파밭 옆에 쪼그리고 앉아서 연탄불에 양미리 굽고앉았으니

간절히 술생각이 난다.

나무꾼보고 한잔하자카면 째려볼끼 분명하고....

술 끊었거든~ 단칼에...

 

에라 몰겠다. 나혼자서라도 분위기 살려야지~ ㅎㅎㅎ

디따 큰 컵에 한잔 그득 따라서 들고

양미리 구워가며 홀짝거리며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양미리는 몸통 다 묵는기여~ 버릴거 하나 없으~~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얼라들은 몸통만 묵고 대가리 꼬리는 아롱이한테 인심쓴다.

 

이래서 하루도 무사히 보냈다.

 

오늘은 뭐하고 시간을 죽일꼬...

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