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함박눈이 내리는 산골

산골통신 2005. 12. 21. 11:13

새벽에 빠꼼~ 하늘을 내다보이

잔뜩 찌푸려있다.

이야...  이거 멋좀 오겠는걸?

 

비는 아니겠고~ 눈이 오겠어...

산골살이 몇년만에 하루정도의 일기예보쯤은 서당개모냥 까이꺼~ 대충대충은 할 수 있다.

 

아침 얼라들 학교 쪼차보내고

저만치 가던 작은놈~ 막 소리친다.

"엄마아~~~ 눈이 와...................................."

 

"그려 올줄 알았다. 언넝 학교가라~~"

 

부랴부랴 연탄통 들고 연탄을 날라다 놓는다.

눈이 쌓이면 나르기가 힘들어지니까

 

눈이 뽀득뽀득 밟히는 소리가 난다.

습기가 적어서 눈사람 만들기는 안 되겠네~

 

꼬맹이는 유치원방학을 해서 늦잠 푸지게 자고 있다가

눈이 온다는 소리에 바람같이 새어나가고 없드라...

 

이 정도로 계속 오면 대단하겠다.

싶어 은근히~ 고립씩이나 기대를 했는데...

 

아하~ 시방 내다보이 그쳤네...

올해 참 눈을 아끼네~ 이 동네는...

저 아랫녘엔 폭설 고립 난리부르스라는데....

 

비도 그렇고 눈도 그렇고 이 산골짝엔 그럭저럭 구경이나 하는 정도다.

좋은건지...

 

마당비로 쓱쓱~ 발 디딜곳을 쓸어낸다.

먼지가 풀풀 난다. 윽~ 이 머꼬!

하얀눈이 아니라 먼지눈이 왔나...

 

이런 날엔 바깥일 할 생각말고 구들장 질 생각이나 다부지게 해야한다.

볼일이 쪼매 많은디~ 그건 나무꾼보고 해달라 밀어버리고~

쌀부칠라면 우체국도 가야하고 이름땜시 면사무소도 가야하고 할매할배 약타러 보건소도 가야하고

큰넘 팔 깁스 풀러 시내 병원도 가야하는데...

 

눈아~ 더 와라..................................................

더 안 와도 되는 딴동네는 그만 퍼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