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학교 안 가니?

산골통신 2005. 12. 23. 09:42

새벽에... 4시쯤?

연탄불 갈러 쭐레쭐레 겨나갔다.

 

오모나... 눈이다... 눈이 와...

싸르륵 싸르륵~

이건 함박눈도 아이고 싸락눈인가봐...

 

소리도 참 이뿌네...

 

연탄불빛이 눈에 비추어 예쁜색깔을 만든다.

뜨거운 연탄뚜껑 위에 눈이 내려와 흔적없이 모습을 감춘다.

치지직 치지직~~

멀리서 들으면 싸르륵 싸르륵 치지직 치지직~~ 짤그랑 탁탁~ 투당탕 쾅!

무슨 연주 하는 줄 알겠네...

 

쌀씻어 밥 앉히다가 다시 나가보이

눈은 이미 그쳤는데 제법 많이 쌓였다.

누군가 지나간 흔적 이 새벽에 누굴까...

외발 바퀴 자욱 하나~ 사람발자욱 하나...

아하! 누군지 알겠다.

 

매일같이 이 시각이면 소똥쳐내어 싣고 지나가는 부지런한 사람...

어제보다는 오늘이 낫고 오늘보다는 내일이 나을꺼라고 주문외듯~ 사는 사람...

그러나 나아지기는 커녕 더 나빠지지만 않으면 좋으련만...

 

 

이 눈길에 학교차가 과연 운행을 할 수 있을까?

어제는 오전수업만 하고 일찍 하교를 했다는디..

골짝골짝 고갯길 꼬부랑길에 얼음이 얼어 학교차가 다니기엔 위험하다고...

거기다 오늘 또 눈이 내렸으니...

학교차가 과연~ 아... 과연~

 

아침에 일어난 얼라들~ "엄마~~ 학교 못 간다아~~~~~~~~~~~~~~~~~"

 

학교엘 전화를 해볼까 하다가~ 비상연락망이 가동될께야~~ 하면서 기다렸다.

이웃집 막둥이가 쳐들어온다.

 

10시까지 학교 오래요~~

학교차가 온다니?

몰라요~

그럼 걸어서 오란거야?

그런가봐요~~~

얼라들~ 걸어선 이 눈속에 못 간다고 아우성~ ㅋㅋㅋ

왜 못가냐? 엄마는 종아리까정 왔어도 학교갔다!!!

휴교령이 안 떨어졌으니 가봐라~~

 

빗자루들고 문밖을 나가니

이미 할매가 쓱쓱~ 사람다닐 길만 쓸어놓으셨다.

부지런하신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