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송아지 태어나다. 오밤중에~ 으으...

산골통신 2005. 12. 23. 22:37

그것도 겨울 한복판에~

동지섣달 엄동설한~ 으으으으...

 

아무래도 겨울에 낳을 거 같아서 수정을 안 시킬려고 했었는데...

그러다 들치기(불임소)가 된다캐서리...

울며겨자묵기로 올 겨울 눈이 많다고 했지 그리 춥지는 않을게야~

그러면서 인공수정을 시켰더랬다.

 

이번에 한마리 낳고 다음달에 한마리 낳고...

 

어제부터 누워있는 폼새가 좀 수상쩍더이~

오늘 할매가 하루종일 오르락 내리락 딜다보셨더랬단다.

선녀는 큰넘 깁스한 팔을 드뎌 푼다고 해서~

시내 병원가니라꼬~~ 임무완수를 몬했고...

그 벌루다 주차위반 딱지 하나 뗐다~ 얼매나 날라올란지 클났다.

시침 뚝 떼야지~~ 난 몰러~~ 나무꾼이 했나부지~ ㅋㅋㅋ

 

낮에 해 있을때 낳으면 어디 덧나니?

꼬옥~ 밤에 이 추울때 낳니라꼬 그 야단이여...

 

할매는 덕시기(송아지 옷)을 보온덮개로 만든 것을

입힐라고 가져다 놓으시고

젖은 털 닦아줄 헌옷가지들을 잔뜩 가져다 놓으셨다.

 

연탄불 갈고 뒤이어 올라가보이

송아지 발이 나오려고 막 하는 걸 할매가 막 잡아뺐나보드라~

추워서 벌벌떠는 걸 담요를 가지고 덮어주고 헌옷가지 갖고 닦아주고

한참 하시고 계시드라...

 

선녀는 뒤늦게 드라이기를 갖고가서 털을 말리느라 기를 썼다.

날만 안 추우면사~ 어미소가 핥아가며 털을 말리련만...

이 엄동에 송아지 얼어죽일까봐

할매랑 선녀랑 발 동동거리며 추운줄도 모른채

한사람은 헌 옷가지로 짚푸라기로~

드라이기로~ 갓낳은 송아지 털말리기에 돌입했다.

 

바들바들~ 달달 떨던 몸이 점차로 덜 떠는 것이 감지가 된다.

자꾸 일어서서 비틀비틀 어미소곁으로 가려는지

후산~ 태를 낳느라고 한쪽에 서있던 어미소도 자꾸 웅웅~ 거리면서 새끼소를 부르는지...

 

"니 새끼 해롭게 안 한다~ 가만있거라~"

 

할매가 호통을 치시드라~ ㅎㅎㅎ

선녀도 어미소를 바라보며 니 새끼 털 말리느라고 그래...

괜찮아~ 가만있어...

 

새끼한테도 자꾸 쓰다듬어가며 털을 닦아주며 괜찮아 괜찮아~

가만있어~ 금방 마를꺼야~~  속으로 속삭였다.

듣는지 마는지 그건 모리겠고~ 어쨌든간에...

 

송아지가 드라이기 열기에 따뜻해졌는지 가만있는다.

떨림도 어느정도 멈추고...

선녀품에서 젖냄새가 나는가~~ 으이?

자꾸 주둥이를 갖다대고 막 치받는다...

야~ 야~ 니 엄마 아이다!  번짓수 잘못찾았다~ ㅎㅎㅎ

 

송아지 입힐 덕시기를 송아지 등에다 덮어씌우고 끈을 묶어줬다.

송아지가 일어서봐야 잘 입혀졌는지를 알 수가 있는데

야가 따뜻하고 좋은지 당췌 일어설 생각을 않네...

 

이따가 다시 가보기로 하고 일단은 집으로 왔다.

할매랑 선녀랑 교대로 딜다보기로 했다.

할매는 맘이 안 놓이는지~ 저러다 송아지 얼어죽일까봐~ 노심초사...

다신 겨울 송아지 안 받는다고 결심을 하신다.

 

제발 날이 좀더 풀렸으면...

 

내일 송아지가 어미젖 먹는 걸 봐야 한시름 놓겠다.

내도 내새끼들 돌보러 가야지... =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