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날이 좀 풀려서...

산골통신 2005. 12. 27. 19:55

아침엔 콧물까정 허옇게 얼어버릴 정도로 추웠다.

해가 올라오기도 전에 얼라들은 학교엘 가야했고~

 

동산에 해가 올라오면서부터 기온이 올라가기 시작~

바람만 안 불면 그런대로 바깥일을 할 수 있을정도...

옳다 됐다. 그동안 미뤄놓았던 일좀 하자...

 

연탄재 대여섯 수레 영차영차~ 꼬맹이랑 같이 논으로 내다버렸고

이 꼬맹이녀석~ 얼매나 수레를 덜컹거리면서 끌고댕겼던지

그만 나사가 빠져 논 어느 구텡이에 떨어졌는지

하여간에 사막에서 뭐 찾기다~ 으으...

논바닥 길가 온통 뒤져보면서 찾아봐도 없다.

 

끝까정 깨끗하게 내다버리고 씩씩거리며 올라오는데

낯선 차가 하나 서더이~

울집보고 점집이냐고 묻는다..

 

으이? 점집요? 멀 보고 점집이라카요?

 

저기 탑도 있고.... 어쩌고 저쩌고~

 

저거 석등이유~

 

석등이 뭐래여?

 

석등 ==> 외등~ 가로등요~

 

저사람은 삼국유사도 안 읽어봤나~

어찌 상상력도 없나~ 점집이 머꼬?

 

소 여물통에 물 몇 양동이 갖다 퍼주고나이

다리가 후들거린다.

평소에 이까짓 일로 지치진 않는데~

겨울동안 일을 안 해 그런가 몸이 잔뜩 굳어있나보다.

 

작은놈 새학기 책을 다 받아왔다고 학교차 서는 큰길까지 마중나오란다.

무거워 못 지고 온다네~ ㅎㅎㅎ

운동삼아 꼬맹이랑 같이 나가본다.

춥다고 너무 움추리고 집안에만 있었더이 몸이 여기저기 부었다!!!! ㅎㅎㅎ

 

오는 길에

냇가 얼음이 얼어 이야~ 멋지다.

물건너 얼라들이랑 울 얼라들 셋이랑

냇가로 뛰어들어가 얼음지치며 논다.

 

큰넘 겁도 없는지 어디까지 얼었나 여기저기 탐사하고 댕긴다.

저넘은 모험심이 대단하다.

흠~ 빠져도 낸 모린다. 함 빠져봐야 재밌지~ ㅋㅋㅋ

물도 안 깊으니까~ 머...( 머 이런 엄마가 다 있노~ ㅋㅋㅋ)

 

내일 썰매갖고 나오잔다.

대처사는 친척들이 자기네들 어릴적 생각이 나서

자기네 얼라들! 썰매타보게 하려고(현장체험)

거금들여 서울서 만들어갖고와  보관해둔 거이 몇개 있는데...

 

어찌된거이 지네들은 한번도 제대로 못 타보고

온통 울 얼라들 차지가 되어버렸다.

해마다 철을 못 찾아묵어 그렇지 머~

제때 제철에 와서 타야지 안 그래?

 

그러노라고 정작 그 얼라들??은 나이묵어 썰매탈 연세가 지났다나 우쨌다나~  켈켈켈~

 

큰넘은 냇가 얼음판을 주욱~  걸어 집으로 가고

우리들은 냇가 둑길로 해서 집으로 오고~

 

온통 냇가가 허옇게 얼었다.

보뚝의 물길만 빼고...

 

내일부터 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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